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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체육 현장을 가다] 소프트테니스 명문 대전내동초, 연계육성 시스템 속 국가대표 발굴 요람
[엘리트체육 현장을 가다] 소프트테니스 명문 대전내동초, 연계육성 시스템 속 국가대표 발굴 요람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4.06.20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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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랑신문-대전시교육청 특별기획] 대전교육청 아낌없는 지원이 ‘전국 최고’의 숨은 비결

세계적인 스포츠 선수들은 대부분 정부 주도의 엘리트체육을 통해 양성된다. 누구나 좋아하지만 따라하기 힘든 고난도 기술은 아마추어나 생활체육에서는 탄생하기 어렵다. 엘리트체육은 확실한 성과를 내는 시스템이면서도 인기 종목에 비해 관심이 덜해 지원이 적은 비주류 스포츠까지 육성하는 보이지 않는 장점이 있다. 비인기 종목에서도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선수를 키워내는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아무리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어도 어린 시절부터 집중적인 훈련과 경험을 통해 성장치를 최대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올해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금메달 20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23개 모두 61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목표 달성에 성공한 대전시교육청이 어린 학생선수 발굴과 육성에 매진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대전교육청은 학생 훈련 전용시설 확충, 최신 훈련장비 도입 등 체육인프라 구축과 함께 재능 있는 학생 선수를 발굴해 상위학교로 연계 육성하고, 우수선수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교육사랑신문은 대한민국 '체육입국(體育立國)'의 신화를 이어갈 대전지역 엘리트선수들과 명문 학교팀을 찾아봤다. [편집자 주]

소프트테니스는 한국 스포츠의 오랜 효자 종목이다. 나이 지긋한 어른들의 기억에는 ‘정구(庭球)’라는 이름으로 불린 종목이다.

소프트테니스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스포츠다. 일제강점기이던 1920년 조선체육회가 주최한 전국체육대회에서 육상, 야구, 축구와 함께 채택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아직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았지만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과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전종목을 석권했던 신화를 이뤄낸 종목이다. 올림픽 종목이 되면 한국 양궁에 버금가는 메달 효자 종목으로 등극하는 것은 시간문제인 셈이다.

테니스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많은 부분이 비슷한데 훨씬 부드러운 고무공을 사용하는 점이 차이점이다. 부드러운 공에 맞게 좀 더 가볍고, 유연한 라켓을 사용하는 것도 차별적인 특징이다.

가볍고 부드러운 운동의 특징은 남녀노소 누구나 부상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이유다. 테니스를 치던 사람들 중에서 나이가 들거나 여성들이 이런 소프트테니스의 매력에 빠지면서 자연스럽게 동호인이 늘고 있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소프트테니스는 일반 테니스처럼 남녀 단식과 복식, 혼합복식으로 경기를 치른다. 시합은 참가자 수에 따라 토너먼트나 라운드 로빈시스템(리그전)으로 진행된다.

단식경기는 보통 7게임제 1세트가 적용되는데 4경기를 먼저 이긴 선수가 승리한다. 복식경기는 9게임제 5경기 선승제다. 국내대회는 단식경기 5게임제, 복식경기 7게임제다.

자료출처=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최성은 코치) 소프트테니스와 테니스의 차이점은 라켓에서 시작됩니다. 테니스 라켓은 저희가 사용하는 라켓보다 조금 더 크고 무게도 좀 더 많이 나가고 있어요. 그리고 테니스 공은 딱딱한 반면에 저희 소프트테니스 공은 말랑말랑한 고무 공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탄력이 아주 좋습니다. 테니스는 그립 잡는 법부터 다릅니다. 테니스는 이스턴, 세미 웨스턴, 웨스턴 그립을 사용해 양쪽 면을 다 사용하고 있어요. 저희 소프트 테니스는 웨스턴 그립을 사용하여 한쪽 면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포핸드 백핸드 스트로크 칠 때 한쪽 면만을 주로 사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테니스와 소프트테니스가 다른 점은 네트 규격입니다. 테니스는 네트가 중앙에서 스트랩으로 연결을 해서 양쪽 사이드에서 중앙을 스트랩으로 연결해서 조금 더 낮게 사용을 하고 있고요 소프트테니스는 길이가 똑같이 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 대전내동초 소프트테니스부, 국가대표 꿈 무럭무럭

내동초 소프트테니스부는 지난 1997년 창단했다. 창단 4년만인 제30회 전국소년체육대회(2001년)에서 단체전 2위와 복식 3위, 제39회 대통령기 단체 3위, 제27회 문화관광부장관기 복식 3위, 종별선수권대회 복식 3위 등을 획득하며 일약 학교 명문팀 반열에 올랐다. 이후 2003년 전국여자정구대회 단체 1위, 2005년 회장배전국대회 단체 1위, 2007년 동아일보기 단체 및 복식 1위를 석권하면서 초등학교 소프트테니스 계에서 내동초등학교 시대를 열었다.

이후 성적도 화려하다. 우승기만 들어 올린 대회만 나열해도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단체 1위,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복식 1위, 2014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단체 및 복식 1위, 2018년 대통령기 단체 1위, 2021년 회장기대회 단체 1위, 2022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복식 1위, 2023년과 2024년 동아일보기 단체 1위 2년패 등의 눈부신 업적을 이뤄냈다.

국가대표로 세계무대에서 활약해 온 임진아(항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 NH농협은행)와 나다솜(NH농협은행) 선수가 내동초 황금시대를 이끈 스타플레이어다.

■ 내동초 성적 비결, '교육청의 적극적인 지원'

초등학교 여자 소프트테니스는 전국에 103개 학교에서 선수와 팀을 육성하고 있다. 수많은 학교 중에서도 내동초 소프트테니스부가 눈부신 성적을 이어온 비결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대전교육청의 관심과 선수 육성을 위한 탁월한 연계시스템 덕분이다.

사실 전국적으로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면서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 모든 종목에서 엘리트선수를 모집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야구나 축구 등 프로스포츠가 활성화 된 분야는 모집이 그나마 수월하지만 비인기종목이나 프로팀이 없는 종목은 선수 수급이 어렵다.

내동초 소프트테니스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신입생이 들어오면 적극적으로 소프트테니스를 알리고,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선수 가입을 타진했지만 모집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내동초 소프트부가 유망 선수를 끊임없이 키워내고 있는 비결은 현장에서 지도교사와 코치들이 끊임없는 연구 끝에 내놓은 아이디어가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바로 체육교과와 연계한 선수 발굴이다. 일단 학생들에게 교실 수업을 통해 종목에 대한 관심을 이끌고, 마침내 운동장 코트까지 서게 하는 방법이다. 이론과 실기를 두루 갖춘 우수 선수로 키울 수 있어서 일석이조 효과를 내고 있다.

“(김현겸 지도교사) 소프트테니스에 출전하는 인원이 최소 여섯 명 이상으로 팀을 구성해야 합니다. 그래서 학년당 서너 명 정도의 인원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선수 선발은 중도에 포기하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학년당 4-5명 정도 학생을 3-4학년 중에 건강 및 운동 체력이 좋은 학생을 위주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선발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소프트테니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학교에 어떠한 시설이 있는지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지 관심이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학생선수 선발은 우선 학기 초에 가정통신문을 발송하여 신청자를 대상으로 선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충족인원이 선발되지 않으면 체육교과서 내용인 ‘공으로 게임을 해요’, ‘손으로 공을 다뤄요’ 라는 경쟁 활동 영역이 있는데 학생들에게 소프트테니스 홍보 등의 효과를 얻기 위해 교장선생님과 운동부 지도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학급당 2-3차시의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업을 하면 학생들의 호응이 좋고, 학생들이 즐거워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선수를 선발하고 있습니다.“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어린 엘리트선수 모집에도 애를 먹는 상황에서 내동초등학교 소프트테니스부가 꾸준하게 선수들을 발굴해 전국에서 톱클래스의 실력으로 키워내는 비결은 학교와 지도교사, 코치진이 체육수업과 연계해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고, 코트까지 스스로 나오도록 하는 기발한 선수선발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 사진은 김현겸 지도교사.
학령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어린 엘리트선수 모집에도 애를 먹는 상황에서 내동초등학교 소프트테니스부가 꾸준하게 선수들을 발굴해 전국에서 톱클래스의 실력으로 키워내는 비결은 학교와 지도교사, 코치진이 체육수업과 연계해 학생들의 흥미를 이끌어내고, 코트까지 스스로 나오도록 하는 기발한 선수선발 아이디어에서 시작된다. 사진은 김현겸 지도교사.

■ 진로와 연계된 고민 상담, 엘리트 학생선수 도약의 ‘숨은 멘토’

진로와 연계된 연계육성에 대한 신뢰는 내동초 소프트테니스부가 지속가능한 성적을 내는 비결이다.

내동초 김현겸 부장교사와 최성은 코치는 학생들을 지도할 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또 실업팀으로 연계되는 진로상담에도 적극적이다. 진로와 취업에 대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고민을 잘 알기 때문이다.

“(김현겸 교사) 최대한 아이들 좀 편하게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고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주 상담을 통해서 아이들이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소프트테니스는 초등학교 시절 모범적으로 선수생활을 하면 고교 성적을 바탕으로 대학교와 실업팀으로 이어지는 진학과 취업이 100%에 가까운 성취도 높은 종목이다. 현재 한국에는 12개 여자 실업팀이 있다. 이중 학생선수들이 꿈꾸는 최상위 실업팀인 NH농협팀은 선수생활을 마치고 은퇴하면 직원으로 채용 연계된다.

또 한국과 일본, 대만이 세계적으로 3강 구도여서 각종 국제대회에서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다. 물론 국가대표 선발전이 치열한 것 사실이다. 대신 실업선수라도 초동 4000만원 내외를 받고 있고,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 성적을 거두면 초과 수당이 별도로 지급하는 등 취업까지 염두한다면 최고의 스포츠라는 평가다.

내동초 코치진은 이런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학생들에게도 꿈을 갖도록 한다. 이것이 내동초 소프트테니스부가 엘리트 초등학생 선수들을 상급학교로 진학시키고, 국가대표를 배출하는 비결이 되고 있다.

코트에서의 재미도 어린 초등학생 선수들이 꿈을 키워가는 원동력이다. 대전 신평초등학교 선수 출신인 최성은 코치는 대전여중, 대전여고, 수원시청 선수 생활 동안 이루지 못했던 국제대회 메달의 꿈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이 선수생활 동안 느끼지 못했던 ‘재미’를 더해 제자들을 통해 반드시 국제대회 우승을 실현하겠다는 각오다.

최성은 코치는 현역 시절 못다이룬 국제대회 메달의 꿈을 제자들에게서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땀과 열정 뿐만 아니라 '재미'가 있는 스포츠에서 세계적인 선수가 탄생된다는 철학을 강조했다.

“(최성은 코치) 제가 학생들을 가르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아이들이 운동장에 나와서 지루하지 않게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운동하고, 어제보다 오늘 더 배우고 가는 것입니다. 이런 부분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 내일의 국가대표는 예약, 대전내동초 소트프테니스 선수들의 당찬 각오

전국 초등학교 여자 소프트테니스의 미래는 내동초등학교 선수들이 이끌고 있다. 전국 최상위 팀의 선수들인 만큼 국가대표 선발 기대감도 높다.

장차 세계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릴 내일의 국가대표들의 당찬 소감을 들어보자.

“6학년 김지예입니다. 팀 내에서 전위 포지션을 맡고 있습니다. 저는 2학년 겨울방학 때 정구선수였던 할머니가 동생인 수예와 같이 손을 잡고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자신 있는 기술은 높은 공을 스매싱하는 겁니다. NH농협은행에 들어가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저는 5학년 김수예입니다. 자랑할 만한 성적은 4학년 때 이사장배 대회에서 개인복식 우승을 했습니다. 저는 드라이브 쇼트를 잘합니다. 드라이브 쇼트는 감아서 사람들이 못 뛰게끔 공을 치는 기술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대전내동초등학교 6학년 박다정입니다. 첫째 언니랑 둘째 언니가 먼저 시작하게 되어서 저도 1학년 때부터 나서 소프트테니스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동아일보기 대회에서 작년부터 올해까지 총 두 번의 우승을 했습니다. 개인전 때는 좀 아쉬웠는데 단체전은 요번 년도에도 우승을 하게 돼서 매우 기뻤습니다. 자신 있는 기술은 네트 앞에 짧은 공을, 그리고 높은 공을 탑스핀으로 세게 때리는 것을 잘 합니다. NH농협 실업팀에서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내동초등학교 5학년 손지윤입니다. 4학년 때 저학년 개인복식에서 1등을 했습니다. 처음으로 개인복식 1등을 해봐서 좋았어요. 저는 전위인데 나가서 피치발리 하는 게 자신 있습니다. 공이 제 자리보다 옆으로 나갔을 때 그걸 잡는 걸 피치발리라고 합니다. 소프트테니스를 계속 하는 이유는 운동을 배울 때마다 상을 타가서 부모님께 칭찬을 듣는 게 뿌듯해서입니다.(웃음) 소년체전이나 다른 대회에서도 1등을 하고 싶습니다.”

“6학년 이서윤입니다. 팀에서 후위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저는 1학년 때부터 언니를 따라서 운동을 시작했스니다. 작년과 올해 동아일보기 시합에서 단체전 우승을 거뒀습니다. 동아일보기 대회 2연패를 하면서 정말 훌륭한 선수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정말 좋았습니다(웃음). 저는 왼손잡이여서 커팅을 하면 (상대)아이들이 잘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커팅에 가장 자신 있습니다. 세종에 있는 NH농협은행팀에 가고 싶습니다잘하는 선배 언니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올해가 초등학교 마지막인데 대회에서 다 우승을 하고 싶습니다.”

▷"이 기사는 대전광역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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