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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체육 현장을 가다] 대전송촌중 육상부, 높이뛰기 우상혁과 함께 올림픽 금메달 꿈 ‘성큼’
[엘리트체육 현장을 가다] 대전송촌중 육상부, 높이뛰기 우상혁과 함께 올림픽 금메달 꿈 ‘성큼’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4.09.2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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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랑신문-대전시교육청 특별기획] 초·중·고 연계 육성 ‘허리’ 역할...“한국 육상의 미래가 송촌중에”

세계적인 스포츠 선수들은 대부분 정부 주도의 엘리트체육을 통해 양성된다. 누구나 좋아하지만 따라하기 힘든 고난도 기술은 아마추어나 생활체육에서는 탄생하기 어렵다. 엘리트체육은 확실한 성과를 내는 시스템이면서도 인기 종목에 비해 관심이 덜해 지원이 적은 비주류 스포츠까지 육성하는 보이지 않는 장점이 있다. 비인기 종목에서도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선수를 키워내는 효율적인 시스템이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아무리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어도 어린 시절부터 집중적인 훈련과 경험을 통해 성장치를 최대로 끌어올리지 않으면 성공하기 힘들다. 올해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금메달 20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23개 모두 61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목표 달성에 성공한 대전시교육청이 어린 학생선수 발굴과 육성에 매진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대전교육청은 학생 훈련 전용시설 확충, 최신 훈련장비 도입 등 체육인프라 구축과 함께 재능 있는 학생 선수를 발굴해 상위학교로 연계 육성하고, 우수선수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교육사랑신문은 대한민국 '체육입국(體育立國)'의 신화를 이어갈 대전지역 엘리트선수들과 명문 학교팀을 찾아봤다. [편집자 주]

대한민국은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3대 스포츠를 모두 개최한 나라다. 이는 아시아 2번째, 세계 5번째다.

지난 2002년에는 FIFA 한일 축구월드컵을 개최했고, 국민적 응원 속에서 4강 신화까지 달성했다. 명실상부한 스포츠 강국이다.

하지만 여전히 풀어내지 못한 숙제가 있다. 바로 기초 종목인 육상 분야의 도약이다.

한국은 올해 열린 제33회 파리올림픽 육상종목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2023아시아U청소년 육상선수권대회에서도 '노 골드'에 그치며 주최국 체면을 구겼다.

아시아 육상 강국인 일본(금 14, 은 4), 중국(금 11, 은 5, 동 3)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고, 인도(금 6, 은 7, 동 6), 스리랑카(금 2)와도 비교하기 힘들어졌다.

지구촌 최대 체육 축전인 올림픽은 ‘더 빠르게, 더 높게, 더 힘차게(Citius, Altius, Fortius)’ 라는 표어를 갖고 있다. 그야말로 육상이 모든 종목의 기본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결국 한국이 진정한 스포츠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려면 반드시 육상 종목 부진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대전송촌중학교가 대전교육청과 함께 일궈내고 있는 ‘육상 운동부 연계육성 시스템’은 주목할 만 하다. 잠재력 있는 어린 유망주들이 송촌중학교에서 집중적인 훈련을 거치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육상 높이뛰기 종목에서 2023년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스마일 점퍼’ 우상혁 선수(용인시청)가 송촌중학교 10회 졸업생이다.

우상혁 선수는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종전 한국신기록(이진택 2.34m)을 넘어서는 2.35m를 기록했다. 2022년 대한민국 선수 최초로 세계 실내 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그해 7월 세계 육상 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올해 파리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한국 육상 트랙&필드 사상 첫 번째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꿈은 현재진행형이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부 400m 계주 결승에서 1번 주자로 달려 한국 타이기록인 38.47초를 수립하면서 동메달을 따낸 이정태 선수(상무)도 10회 졸업생이다. 이정태 선수의 동메달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무려 37년 만의 메달 획득이다.

18회 졸업생인 김지연 선수(괴산군청)는 여자 높이뛰기 종목에서 국내 1, 2위를 겨루고 있고, 남자 세단뛰기 천영수 선수(서천군청)와 여자 세단뛰기 김소연 선수(제주시청), 10종경기 윤서준 선수(대전시설관리공단) 등이 실업팀 선수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밖에 많은 송촌중 육상부 졸업생들이 한국체육대학교, 충남대학교 등 대학에 진학해 엘리트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전국적으로 2000명 안팎에 불과한 엘리트 학생 선수들 속에서 대전 송촌중학교가 걸출한 육상 스타를 배출하고 있는 비결은 뭘까?

김상민 체육부장교사는 ‘초·중·고 육상부 연계 육성 시스템’과 ‘대전교육청의 아낌없는 지원’이 어우러진 결과라고 단언했다.

“대전지역 육상부 연계 육성 시스템의 시작은 초등학교 육상부 운영학교인 대전 용전초, 대전 동산초, 대전대화초의 적극적인 선수 발굴에서 시작합니다. 재능 있는 초등학교 학생 선수들이 매년 우리 송촌중학교에 꾸준히 진학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시는 대전교육청의 노력도 연계 시스템의 한 축입니다. 덕분에 초등학교에서도 전국 소년체전과 전국 단위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우리 송촌중학교는 초중고등학교 간 연계 육성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전을 대표하는 육상 선수를 길러내고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김상민 체육부장) .”

사실 한국 육상은 맏형 격인 ‘실업 육상팀’은 거의 지방자치단체 팀이다. 지자체끼리 순위를 겨루는 전국체전과 도민체전에서 실적을 내기위해 선수단을 운영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여기에 학령인구 감소와 비인기 종목의 특성 때문에 선수 연령층도 역삼각형 구조가 되고 있어 종목별 기록은 좋아질 리 없고, 국제경쟁력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때문에 대전송촌중학교와 대전교육청이 보여주고 있는 ‘연계 육성 시스템’은 한국 육상계가 곱씹어볼 대목이다. 장기적 안목과 중·단기적 계획으로 기초종목인 육상 분야를 키워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송촌중학교 육상부만 해도 지난 2000년 개교와 함께 초임 발령으로 부임한 김상민 체육부장이 남학생 선수 5명을 선발해 팀을 꾸린 것에서 시작했다. 정식 창단식은 2009년(5월 4일)에야 이뤄졌지만 육상(10종 경기)을 전공한 체육 교사 한 명의 긴 안목이 한국을 대표하는 현역 육상 스타를 키워낸 첫 단추가 됐다.

“현재 국내 육상선수의 수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학생 수의 감소로 점차 엘리트 체육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가 많고, 특히 비인기 종목에는 관심 조차 갖지 않고 있기 때문에 선수선발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육상 현장의 문제점입니다. 선수 수가 줄어든 현실은 전국대회에서도 여실히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전국대회임에도 불구하고 단거리 트랙 종목 1~8레인 중 서너명의 선수가 예선경기에 참여하는 경우도 볼 수 있고, 필드 경기(도약, 투척)에서 10명 이내의 선수가 출전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 대전 육상은 우리 송촌중학교와 인근 초등학교 연계 육성으로 상호 협력하며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 그 결실을 매년 꾸준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학교 단위에서 연계 육성 시스템이 더욱 튼튼해져야 합니다. 그래야 세계적인 육상 선수를 탄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김상민 체육부장)”

대전송촌중학교 육상부는 15명의 선수로 구성돼 있다. 전국소년체육대회를 포함해 각종 전국단위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육상은 보통 '트랙 경기'와 '필드 경기'로 구분한다. 트랙 경기는 달리기 종목으로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이어달리기, 장애물달리기(허들) 등이 해당된다.

필드 경기는 높이뛰기, 세단뛰기, 장대높이뛰기 등 도약종목과 포환, 원반, 창, 해머 등 던지기(투척) 종목으로 나뉜다.

대전송촌중학교는 특히 필드 경기(장대높이뛰기, 멀리뛰기, 세단뛰기, 높이뛰기, 5종경기, 포환던지기, 원반던지기)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5월에 열린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도 남중부 장대높이뛰기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다.

최근 3년 동안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장대높이뛰기 금 1개, 은 1개, 동 2개와 세단뛰기 동 1개로 총 5개의 메달을 따냈고, 장대높이뛰기 학년별 전국 랭킹 1위(1학년 이은규, 2학년 변준서, 3학년 이명지 선수)를 모두 보유한 학교다.

여중 포환던지기 1학년 랭킹 1위 이유미, 남중 5종경기 2학년 랭킹 1위 고현준, 남중 높이뛰기 랭킹 3위 하도훈, 여중 5종경기 랭킹 2위 박주은 선수까지 포함해 현재 청소년 국가대표 3명, 전국꿈나무 대표선수 2명이 발탁되는 등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육상부 명문학교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사실 육상에서 달리기가 전부인 트랙 경기에 비해 필드 경기는 선수들의 기술력과 함께 장비 등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송촌중학교 육상부가 꾸준히 우수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장대높이뛰기만 해도 중등부 이상 선수부터 경기가 진행된다. 폴(장대)을 이용해 높은 높이를 뛰어넘어 순위를 겨루는 종목이다 보니 중학교 선수 기준으로 4m 이상의 높이까지 장대를 지지해서 자신의 몸을 회전시켜 뛰어넘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고난이도의 기술력과 운동능력이 필요하다.

“안녕하세요. 대전 송촌중학교 육상부를 맡고 있는 강명재 코치입니다. 우수한 인재가 있더라도 장비와 시설의 지원이 없다면 선수를 육성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대전송촌중학교는 대전교육청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훈련 장비와 시설에 제한받지 않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장대높이뛰기 선수를 포함한 유상부 전체가 큰 어려움 없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것이 성적 향상의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강명재 코치)”

대전송촌중 육상부 선수들의 한결같은 목표는 하나다. 올림픽 메달의 꿈이다.

“(이명지 선수) 송촌중학교 3학년 재학 중인 육상 장대높이뛰기 선수 이명지라고 합니다. 초등학생 때 체육시간에 육상부 코치님이 뛰는 거 보시고 스카우트하셔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제 육상 기록 중에 가장 높았던 높이는 4m입니다. (훈련하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아무래도 주장이다 보니까 후배들이랑 이제 운동할 때 통솔 같은 거 하는 게 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경기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나는 못 넘고 상대 선수는 넘었을 때 조금씩 신경이 쓰이는 것 같아요. (앞으로 목표와 각오 한마디) 이번 다음 시합에(이 부분 삭제) 제 기록보다 20cm 더 높은 4m 20cm가 대회 신기록인데 그걸 깨는 게 제 목표입니다. 지금 실력에서 자만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해서 한국 신기록 세우고 더 넓은 데로 나아가 정점을 찍고 돌아와서 우리나라의 육상을 널리 알리는 게 목표입니다.”

“(변준서 선수) 2학년 장대높이 뛰기 하고 있는 변준서라고 합니다. 초등학교 때 체육시간 하다가 운동을 할 때 체육 선생님께서 한번 대회에 나가는 거 어떠냐고 권유해서 하게 되었습니다. 제 기록 중에 가장 높았던 점수는 3m 60cm입니다. 훈련 중에 제일 어려운 것은 체력을 쓰는 것입니다. (경기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 긴장해서 경기에 지장이 될지가 가장 걱정됩니다. (향후 목표는?) 부별 신기록 제일 높은 기록을 깨고 한국 신기록을 세우는 게 목표입니다. (각오 한마디) 대회 때마다 부별 신기록을 목표로 하고 저의 한계에 도전하며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대한민국 장대높이뛰기에서 변준서라는 이름을 알리고 싶습니다.”

“(박주은 선수) 안녕하세요. 저는 대전 송촌중학교 3학년 육상 5종 경기를 하고 있는 박주은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친구가 육상부를 하고 있는데 같이 해보자고 해서 같이 하게 됐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5종 경기에서 총 점수로 2500점이 제일 최고 기록입니다. 훈련 중에 제일 어려운 부분은 제가 높이뛰기 할 때 허리 들기가 잘 안 돼서 허리 들기 하는 부분이 제일 어려운 것 같아요. (육상 5종 중에서 가장 자신 있는 종목은?) 높이뛰기랑 800m가 가장 자신 있습니다. (경기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아무래도 그 자세를 가장 신경 쓰는 것 같아요. (향후 목표는?) 제 목표는 아직은 부족하지만 점점 더 좋은 기록을 세워서 더 좋은 모습으로 대회 신기록도 세우고 싶고 대한민국을 넘어서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대전송촌중학교와 대전교육청의 육상부 연계 육성 시스템은 엘리트 선수들의 당찬 각오와 함께 세계적인 육상 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이 기사는 대전광역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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