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중심 대학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포항공과대학교(POSTECH)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는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대학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과학 인재를 뽑아 전문 인력으로 키운다는 목표가 확고하다. 때문에 일반 대학과 달리 대입전형에서도 수시 6회와 정시 3회 지원 횟수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다른 대학에 지원하거나 합격(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다.
또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적용하지 않는다.
김진환 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은 "이공계 특성화대학들은 과학기술 연구와 국가적 인재 양성에 중점을 둔 학교인 만큼 대부분의 신입생을 수시에서 선발하며, 정시에서는 소수 인원을 선발한다"며 "다양한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고, 학과 구분 없이 학부 단위로 모집한 후 재학 중 전공을 선택하는 무학과 모집과 특정 분야에 대한 특별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한다"고 말했다.
올해 2026학년도 과학기술원 및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의 신입생 선발 방법을 알아봤다.

■ 한국과학기술원(KAIST)
KAIST는 2026학년도 수시에서 825명을 선발한다. 크게 Early Admission(315명)과 Regular Admission(510명)으로 나뉜다. Early Admission에는 창의도전전형(200명)과 학교장추천전형(85명), 반도체시스템인재전형Ⅰ(30명), Regular Admission에는 일반전형(350명) 및 고른기회전형(60명), 특기자전형(30명), 반도체시스템인재전형Ⅱ(70명)가 해당된다. 반도체시스템인재전형Ⅰ, Ⅱ는 올해 신설된 전형으로,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희망하는 학생은 해당 전형으로 지원해야 한다.
Early Admission에서는 면접 없이 서류 100%로 선발한다. 반면, Regular Admission에 해당하는 전형들은 1단계 서류평가 후 2단계 면접을 실시한 뒤, 1단계와 2단계 성적을 각각 4:6의 비율로 합산하여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일반전형, 고른기회전형, 반도체시스템인재전형Ⅱ의 면접은 ‘학업역량 면접’과 ‘적합성 면접’으로 나뉜다. 이 중 ‘학업역량 면접’에서는 수학, 과학, 영어 영역에 대한 구술면접이 진행되며, ‘적합성 면접’에서는 지원서 기반 질문과 공통질문을 바탕으로 한 구술면접이 이루어진다. 특기자전형의 경우, ‘학업역량 면접’ 대신 본인의 특기 관련 우수성과 잠재력, 영어능력을 확인하는 ‘구술면접’이 실시된다. 이 과정에서 지원자의 특기역량 발표도 포함된다.
수시 모든 전형에는 입학지원서, 학교생활기록부 외에 자기소개서와 독서이력/목록이 필수로 요구되며 교사추천서도 필요하다. 선택사항으로 교내활동, 학교장 승인을 받은 교외활동 등 지원자가 자기소개서에 기술한 내용을 증빙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한 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 학교장추천전형의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성적 제출도 가능하다.
■ 광주과학기술원(GIST)
GIST는 2026학년도 수시에서 215명 내외를 선발할 예정이다. 이 중 25명은 정원 외로 선발하는 반도체공학과 인원이다. 일반전형 150명(반도체공학과 포함), 학교장추천전형 40명, 고른기회전형 15명, 특기자전형 10명 내외로 전년도와 동일하다. 전형 간 중복지원은 불가능하다.
모든 수시 전형에서는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 제출이 필수이며, 1단계 서류평가를 통과한 지원자에 한해 2단계 면접이 실시된다. 1단계 서류합격자는 일반전형의 경우 약 6배수, 학교장추천전형과 고른기회전형은 5배수, 특기자전형은 4배수 내외로 선발한다.
면접은 전형별로 평가 요소에 차이가 있다. 일반전형, 학교장추천전형, 고른기회전형은 이공계 적합성, 문제해결능력, 교과 학업 소양, 수학·과학적 사고력, 진학의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반면, 특기자전형은 특정 분야의 탁월한 성취, 다양한 분야에서의 우수성, 특기 내용에 대한 실질적 검증과 관련 분야에 대한 관심 및 진학의지를 중심으로 평가가 이루어진다. 또한 다른 전형들이 서류평가와 면접평가에 각각 일정 비율(서류 60%, 면접 40%)을 반영하는 것과 다르게 특기자전형은 반영 비율 없이 종합하여 최종 선발한다.
■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DGIST의 2026학년도 수시 모집인원은 전년도보다 7명 증가한 222명이다. 일반전형은 전년 대비 20명 줄어든 115명을 선발하며, 학교장추천전형은 27명 증가한 77명을 모집한다. 이외에도 고른기회전형 20명, 과학인재전형 10명을 선발한다. 반도체공학과는 전년도에 일반전형에서만 선발했으나 올해는 학교장추천전형으로도 선발한다.
일반전형, 학교장추천전형, 고른기회전형은 모두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서류 100%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과학인재전형은 실기/실적 중심 전형으로, 1단계 서류평가(5배수 내외 선발) 후 2단계 면접을 실시하며, 서류와 면접 결과를 각각 50%씩 반영하여 최종합격자를 결정한다.
모든 전형에서 자기소개서 제출은 필수다. 학교장추천전형에 한해 교사추천서 제출도 요구된다. 다만, 교사추천서 내 서술형 문항 작성은 기존의 필수 항목에서 선택 항목으로 변경됐다.
■ 울산과학기술원(UNIST)
UNIST는 과학기술원 중 유일하게 이공계열(무학과·반도체공학과)과 경영계열로 나누어 신입생을 선발하며, 울산 지역 고등학생만 지원할 수 있는 지역인재전형도 운영하고 있다. 2026학년도 수시 모집인원은 정원 외 포함 465명 내외다.
일반전형 약 310명은 이공계열(무학과) 250명, 반도체공학과 35명, 경영계열 25명으로 구성된다. 지역인재전형이 총 65명 내외(이공계열 60명, 경영계열 5명), 탐구우수전형 50명 내외, 고른기회전형 40명 내외로 선발할 예정이다.
탐구우수전형을 제외한 모든 전형은 면접 없이 서류평가 100%로 최종합격자를 선발하며, 지원자격 증빙서류를 제외하면 입학원서, 자기소개서, 학생부만 제출하면 된다. 탐구우수전형은 1단계에서 서류평가를 통해 모집인원의 2배수 내외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면접을 실시한다. 최종 합격자는 서류와 면접 성적을 각각 50%씩 반영해 결정된다. 이 전형에서는 필수 제출서류 외에도, 교내 활동 및 학교장의 승인을 받은 활동에 한해 기타 입증자료를 선택적으로 제출할 수 있다.
■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
KENTECH(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은 단일 모집단위인 에너지공학부에서 수시로 100명을 선발한다. 과학기술원들과는 달리 특기자전형 없이 학생부종합전형으로만 선발하며, 전형별 모집인원은 일반전형 90명, 고른기회전형 10명이다.
1단계에서는 학생부 등 제출서류를 기반으로 모집정원의 5배수 내외를 선발하며, 이후 2단계에서 면접을 실시한다. 최종 합격자는 1단계 서류평가와 2단계 면접평가를 각각 50%씩 반영하여 결정된다. 자기소개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과학기술원들과의 차별점이다.
면접은 ‘창의성 면접’으로 이루어지며, 주어진 과제에 대해 지원자 스스로 해결 방안을 제시하도록 하는 열린 형식의 면접이다. 수학·과학 지식을 묻는 전통적인 문제풀이식 구술면접과는 달리,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성을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둔다. 실제로 지난해 면접에서는 ‘새로운 행성에 정착한 미래 인류가 작성한 신문 기사’를 바탕으로, 신문 발행 순서를 추론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도록 요구하는 문제가 출제되었다. 예시 답안에는 서로 다른 순서를 제시한 다양한 응답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정답 여부보다는 지원자의 논리적인 사고력이 주요 평가 기준이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과학기술원과 KENTECH은 수시 6회 제한에서 제외되지만, 일반 대학과 달리 자기소개서 제출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아 허수 지원이 적고, 실제 지원자의 경쟁력도 높은 편이다"라며 "대학마다 전형 방식이 조금씩 다르므로 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면접에 대비해 기출 문제 분석과 실전 연습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