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기자단과 함께 하는 교실 속 NIE, ‘역사 진로직업 체험’⑧
학생기자단과 함께 하는 교실 속 NIE, ‘역사 진로직업 체험’⑧
  • 권성하 기자
  • 승인 2018.07.28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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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요리사, 화학과 감각의 모험가

굿모닝충청 교육사랑신문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8년도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역신문활용교육의 일환으로 '학생기자단과 함께 하는 교실 속 NIE, 역사 진로직업 체험'을 총 12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역사 속 인물들의 직업과 생애를 통해 오늘을 사는 학생·청소년들의 꿈과 끼를 키우고, 진로와 직업의 세계를 풍부하게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여덟 번째 주제는 ‘요리사’입니다.<편집자 주>

KBS가 글로벌 대기획 다큐멘터리로 지난 2014년부터 방영한 '요리인류'. 무려 24개국을 돌며 음식문화의 모든 것을 선보였다.
KBS가 글로벌 대기획 다큐멘터리로 지난 2014년부터 방영한 '요리인류'. 무려 24개국을 돌며 음식문화의 모든 것을 선보였다.

"모로는 젊음을 발산하고, 침착하고, 우울하고, 은밀하다. 한 마리 고양이. 레몬 띄운 페리에 한 잔. 그 잔을 쥔 손. 대번에, 묘사해야 할 대상이 그 손이 된다. 그 손은 일을, 늘 일을 한다. 그건 놀라운 전문성을 발휘하는 도구, 제작하고 만지고 느끼는 –감지기- 감각적인 도구이다. 손가락 마디들이 특히 인상적인데, 3옥타브 넘어서까지 정확한 음을 짚어 낼 수 있고 재빨리 쫙 펼쳐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으며 동시에 여러 가지 동작을 할 수 있는 피아니스트의 손가락처럼 길쭉하고 힘차다. 노동자의 손이자 예술가의 손. 따라서 희한한 손."

책 '식탁의 길'의 한 대목이다. 책은 경제학을 전공한 20대 청년 모로가 뒤늦게 요리사의 길을 선택하면서 현실과 부딪히며, 실력 있는 셰프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희한한 손'은 요리사의 손이다.

책 '식탁의 길'.
책 '식탁의 길'.

음식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요리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바뀌고 있다. 뛰어난 요리사는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되고, '장인'으로 인정받는다. 방송 매체의 주요 테마도 먹방에서 쿡방으로 바뀐 지 오래다.

리얼리티 경연프로그램은 경쟁적으로 ‘요리사’를 간판으로 내세우고 있다. 셰프테이너(Cheftainer)라는 신조어와 함께 최현석, 이연복, 샘 킴, 백종원 등의 스타가 탄생했다. 날 선 칼을 들고, 물과 불 사이에서 갖가지 음식 재료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셰프테이너들의 모습은 경이롭다. 그리고, 완성된 요리를 맛보는 출연자들의 입이 클로즈업되면 나도 모르게 '꿀꺽' 침이 넘어간다.

사실 요리사의 세계는 관능적 매력과 난폭함이 공존한다. 스타 요리사를 꿈꾼다면 그 지옥 같은 엄격함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책 ‘식탁의 길’이 전하는 메시지다. 셰프의 예술적 측면과 노동적 측면을 입체적으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로칸다 몽로(夢路)'의 박찬일 셰프도 한 인터뷰에서 똑같은 말을 했다.

"노동자로서의 요리사라는 측면이 있다. 통계는 정확히 모르지만 노동자 중에서 일용직 노동자 이외에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요리사일 것이다. 분식집에서 떡볶이 볶는 아주머니도 요리사 아닌가. 우리나라는 자영업자 비율이 30%가 넘는데, 그 자영업자 대부분이 요리사다. 그렇기 때문에 직업의 문제, 노동자의 권리, 소득의 문제까지 다 얽혀 있는 측면에서 요리사를 봐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리사는 비전이 있는 직업군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인공지능(AI)이 대체하기 힘든 직업으로 꼽힌다. 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양식 조리사는 AI로 대체될 확률이 0.3%에 불과했다. 단, 같은 요리사라도 중식 조리사는 대체될 확률이 30%에 달했다.

"인간을 인공지능과 차별화하는 궁극적인 요소는 사랑이다." 중국 스타트업의 대부인 리카이푸(李開復) 시노베이션벤처스(創新工場·Sinovation Ventures)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말처럼 '엄마 손' 만큼 사랑과 정성으로 만든 셰프들의 음식을 AI가 대체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직업으로서의 요리사에 대한 기대감과 인기도 급상승하고 있다. 교육부가 2017년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요리사’는 초등학생 장래희망 4위를 차지했다.

일단 요리사가 되려면 '은근'과 '끈기'는 필수다. 오랜 시간 동안 서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주방에서 여럿이 요리하는 경우가 많아 협동심이 필요하다. 맛에 대한 예민한 미각과 새로운 음식 메뉴를 개발하는 창의성도 중요한 덕목이다.

규모 있는 식당이나 호텔의 요리사는 적어도 2~3년의 수습기간을 거친다. 보통 사설 학원에서 강좌를 듣거나 조리과학고등학교나 대학의 조리과, 조리과학과, 호텔조리과 등의 학과를 졸업하고, 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요리를 배우기 위해 프랑스나 일본 등으로 유학을 가기도 한다.

스타 셰프를 꿈꾼다면 꼭 읽어 둘 책들이 있다. 그 중 '세기의 셰프를 만나다'는 세계 최고 스타 셰프 15명의 삶과 철학, 아름답다는 말로는 부족한 예술적 퀴진(cuisine)의 진수를 보여준다.

최근 타계한 전설적인 요리사 폴 보퀴즈, 뉴욕이 사랑하는 프렌치 레스토랑 르 베르나르댕의 에릭 리페르, 이탈리아 퀴진의 개혁가 구알티에로 마르케시, 포르투갈의 조세 아빌레즈, 스웨덴의 안톤 뷰흐와 야콥 홀스트럼, 한국인 최초 미슐랭 3스타 셰프 코리 리 등 하나같이 세계 최고다.

15명의 거장이 남긴 요리 사진과 글은 마치 스승과 선배에게 직접 조언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어떤 철학을 갖고 요리를 했는지, 대가들의 요리와 삶을 지켜 온 방법, 인생 노하우까지 엿볼 수 있다.

책 '세기의 셰프를 만나다'.
책 '세기의 셰프를 만나다'.

공자는 ‘예기(禮記)’ 예운편(禮運篇)에서 "먹고 마시는 것과 남녀의 정은 사람의 가장 큰 욕망이 머무는 곳이다(飮食男女 人之大欲存焉)"라고 했다. 또 18세기 프랑스 법관이자 미식가인 앙텔름 브리야 사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 보라. 그러면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하겠다”고 했다. 요리사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을 건드리고, 까다로운 입맛을 다루는 직업이다.

식재료가 지닌 성질과 음식을 맛보는 우리의 감각은 '생물학'이고, 식재료를 자르고 섞는 건 '물리학'이며, 조리하는 과정은 모두 '화학'이라는 말이 있다. 요리는 더 이상 '손재주'가 아니다.

"부엌은 세계의 변모가 일어나는 무대다. 요리라는 행위는 사물에 대한 가르침이고, 화학과 감각의 모험이다."

책 '식탁의 길'의 문장은 구구절절 옳다.

스타 요리사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다양한 요리 관련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셰프의 세계는 물론 각종 요리에 대한 조리법과 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책이다. 세 권의 책을 추천한다. '요리의 기교(Culinary Artistry)'는 수많은 셰프들에게 창조성을 자극하는 내용으로 메뉴를 짜는데 도움을 준 책이다. '미식예찬'은 가짜 서양 요리와 다른 진짜 프랑스 요리를 일본에 소개하는 소설이다. 세계적인 미식가들과 미슐랭 가이드가 선정한 최고 레스토랑 셰프들과의 교류를 통해 미식이라는 것이 지니는 문화사적 의미를 전달한다. '맛의 달인'은 먹고 즐기는 음식이 아니라 다음 세대와 세상을 위해 기여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고찰할 수 있다.
스타 요리사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다양한 요리 관련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셰프의 세계는 물론 각종 요리에 대한 조리법과 재료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책이다. 세 권의 책을 추천한다. '요리의 기교(Culinary Artistry)'는 수많은 셰프들에게 창조성을 자극하는 내용으로 메뉴를 짜는데 도움을 준 책이다. '미식예찬'은 가짜 서양 요리와 다른 진짜 프랑스 요리를 일본에 소개하는 소설이다. 세계적인 미식가들과 미슐랭 가이드가 선정한 최고 레스토랑 셰프들과의 교류를 통해 미식이라는 것이 지니는 문화사적 의미를 전달한다. '맛의 달인'은 먹고 즐기는 음식이 아니라 다음 세대와 세상을 위해 기여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고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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