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청-지역대학 연계 진로체험 프로그램 '인기 폭발'
대전교육청-지역대학 연계 진로체험 프로그램 '인기 폭발'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11.2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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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랑신문·대전광역시교육청 공동 학력신장 캠페인] 대학 학과체험으로 설계하는 나의 진로, 나의 꿈

한국 대학의 인재 선발 기준은 숫자에서 글자로 전환됐다. 쉽게 말해 점수 몇 점 보다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 동안 이어져 온 학생의 진로 탐색과 지적호기심, 전공(계열) 적합성 등 이력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는 이야기다.

학교 현장에서도 이같은 대입 선발기준의 패러다임 변화에 발맞춰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고 극대화하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중학교의 자유학년제나 고등학교의 고교학점제는 같은 맥락이다.

대전시교육청도 교육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을 반영한 맞춤형 진로교육 지원과 자기주도적 진로개발역량 함양 교육에 한창이다. 지역사회 인프라를 활용한 '학생 성장 중심' 진로체험 프로그램이 돋보인다.

특히 대전지역의 대학을 중심으로 한 '지역대학 연계 진로체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학생들은 지역대학들의 학과와 전공분야를 체험하면서 자기주도적 진로 설계 능력을 키우고, 자신에게 특화된 맞춤형 진로 정보까지 얻을 수 있다. 또 '고교-대학 연계 프로그램' 등 고등학생 대상 대학 전공 체험 프로그램을 활용함으로써 자신의 꿈과 끼를 보다 확실하게 구체화할 수 있다.

대전교육청의 지역대학 연계 진로체험 프로그램에는 건양대, 국군간호사관학교, 대덕대, 대전보건대, 목원대, 배재대, 우송대, 우송정보대, 을지대, 충남대, 한남대, 한밭대 등 12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학과 체험 프로그램은 진로체험 플랫폼 '꿈길'을 연계해 안내하고 있고, 대학마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교육 기부 프로그램과 병행하고 있다.

■ 다양하고 풍성한 프로그램 제공과 선택

요즘 학생들은 일단 재미가 있어야 관심을 보인다. 대전교육청의 지역대학 연계 진로체험 프로그램은 흥미롭고 특색있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다.

프로그램 형태는 학생들이 대학교를 방문하거나 대학 관계자가 일선 고교나 중학교를 방문하는 방식이다. 수업 방법도 학습 수요자의 흥미와 관심, 소질계발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강의형, 동영상 자료, 시범과 실연 및 자체 제작한 체험 꾸러미 등이 다양하게 운영된다.

12개 참여 대학에서 지원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모두 127종이고, 그만큼 내용과 과정이 다양하다.

실제 학과 실습 기자재를 활용하는 수업은 인기가 높다. 도자기 공예나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유튜브 콘텐츠 제작, 프로그래밍 등은 학생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체험 내용이기 때문이다. 학과에서 자체 제작한 진로체험 꾸러미는 활동 시간 동안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창의적 사고 계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모든 프로그램이 학생들의 진로 영역을 넓혀주는 기회가 되고 있다.
 
지역대학 연계 체험 프로그램의 또 다른 특징은 교과 연계와 전문적 지식, 다양한 정보 경험을 모두 담았다는 점이다. 학생들은 고교 교육과정에 맞춰 재구성한 체험 프로그램을 학습‧경험하면서 저마다 희망하는 진로와의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다.

대전교육청 오동미 장학사(중등교육과)는 "진로체험에 참여한 학생들은 체험 도중이나 체험 이후에도 학과 교수님과 대학생 선배와의 대화를 통해 해당 학과와 전공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며 "이런 과정 속에서 학과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자신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미래를 설계해 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우송대학교 글로벌미디어 영상학과가 대전복수고 학생들과 함께 한 'mcn이해와 유튜브 제작' 프로그램에서 학생들이 직접 영상을 만들면서 진로 체험을 하고 있다.

■ 학생들이 말하는 지역대학 연계 체험, "꿈과 끼를 찾는 진짜 진로설계였어요"

지난 7월 22일 동대전고등학교에서 열린 대전보건대 바이오의약과 진로체험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연신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평소 알고 싶고, 접하고 싶었던 내용을 직접 대학교수오 선배들로부터 들을 수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임상병리사를 꿈꾸는 1학년 변지후 학생은 "임상병리학과와 바이오의약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게 됐다. 바이오의약과에서 사용하는 장비와 졸업 후 진로에 대해 알게 된 것이 매우 유익했다"며 "학과 체험 후에는 추천 도서인 <질병의 탄생(홍윤철)>을 읽은 뒤 친구들에게 발표하는 시간도 갖겠다"고 말했다.

약사가 꿈인 2학년 박수지 학생은 "감염병 검사용 신속항원 면역진단 기술 체험이 학교 생명과학 수업 시간에 배운 항원·항체 반응과 크로마토그래피의 원리 등을 기반으로 진행돼 이해가 쉬웠다"며 "바이오의약과에서 배우는 전문 이론, 지식과 바이오의약품 생산, 품질관리 등에 대한 강의도 진로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동대전고등학교에서 열린 대전보건대학교 바이오의약과 진로체험 행사 모습
간호사를 꿈꾸는 복수고 학생이 대전보건대 간호학과 진로연계 프로그램에서 '오늘은 나도 간호사' 체험을 하고 있다.

대전교육청의 지역대학 연계 진로체험이 진로탐색 과정에서 그만큼 의미있는 시간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특히 중학생들에게는 생각의 문을 열어주는 또 하나의 열쇠가 되고 있다.

지난 6월 28일 우송대학교가 대전글꽃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일제 학교 방문형 진로체험은 학교 선생님들의 반응이 남달랐다.

1학년 양지원 담임교사는 "대학이라는 장소에 모이는 것부터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약속 시간 전까지 어떻게 가야 할까를 생각하고 계획하는 것도 충분한 공부가 된다"며 "체험을 마무리하면서 평소에 관심있는 주제가 아니었던 학생들도 유의미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난 이런 일에는 전혀 소질이 없구나'라고 느낀 학생이 있다면 많은 선택지 중 하나를 확실히 지워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함께 지역대학 연계 프로그램을 지도한 박경리 교사는 "'강아지를 부탁해'와 '간단하게 만들어 보는 일본 조리' 등 11개의 프로그램를 지도하면서 학생들이 책이나 영상 자료를 벗어나 실제로 음식을 만들거나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생생한 체험을 하면서 기뻐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이를테면 요리 체험 프로그램 안에서 요리사가 되는 실질적이고 전반적인 과정을 경험하게 함으로써 직업 분야에 대한 시야를 넓혀준 것이 가장 큰 공부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전교육청의 지역대학 연계 진로체험 프로그램은 백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낫다(百聞 不如一見)는 속담을 확실하게 인증하고 있다. 성적 위주의 대학 입시 상황에 놓인 많은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진로 정보를 제공하면서 학생들의 꿈과 끼, 진로와 적성을 제때 발견하고, 구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지역대학 연계 진로체험 프로그램이 대전지역 학생들에게 진로경험은 물론 미리 체험하는 대학 생활 견학과 멘토링 등으로 훌륭한 학습동기 부여 효과를 내고 있다"며 "지역대학의 소중한 학과 및 전공 자원을 활용한 진로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학생들의 진로체험 생태계를 보다 풍부하게 만들고,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에 맞춘 진로탐색 및 진로설계 역량 교육을 내실화하는데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밭대학교 시각영상과 진로체험 모습
한밭대학교 시각영상과 진로체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