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의 야구野설] 한화 이글스의 '꼴찌' 상황을 보며
[박용진의 야구野설] 한화 이글스의 '꼴찌' 상황을 보며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10.0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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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의 경기력이 팬들의 한숨을 낳고 있다.

리그 꼴찌의 상황을 보면, 감독과 프런트의 판단에 허점이 고스란히 나타난 참사라고 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선수단을 리빌딩 한다면서 선임들 모조리 잘라내고, 경험이 부족한 신참과 중참들로 144경기를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어리석은 짓이었다.

조직에는 피라미드식 구성이 필요하다. 리빌딩은 위험하고 고통과 인내가 필요하다. 

잔디밭은 잡초라도 꼭 있어야 하는 존재다. 왜냐 하면, 바람이 세차게 불고 비가 많이 내려 잔디가 뽑혀 떠내려갈 때 잡초가 잔디의 뿌리를 감싸고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벼에도 알곡과 쭉정이가 있는 법이다.

이러한 원리를 모르고 섣불리 잡초라고 판단하여 뽑으려다 잔디까지 뽑아버리는 우를 범한 것이 한화 이글스의 현재 모습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 꼴이 됐다.

신참은 고참의 노하우를 경기하며 배우고 습득하게 된다. 보고 배울 고참이 없는 한화는 어떤 꼴이 되었는가?

중참이 고참처럼 행동하는 우스꽝스러운 일도 벌어지고, 위계질서도 없는 조직이 돼 버렸다.

SSG를 보더라도 배울 고참들이 있지 않는가? 추신수, 김광현, 김강민, 노경은이 있고, 두산의 김재호와 롯데 이대호 등이 대표적이다.

리빌딩이란 명목은 이론적으로 그럴듯하지만 이것을 현실에 대입하려면 상당한 차이가 나오게 된다. 그만큼 프런트와 감독이 고도의 능력을 펼쳐야 한다.

야구란 시프트 하나로 경기하는 것이 아니다. 수베로의 시프트 야구는 실패로 귀결이 되었다.

MLB 식 리빌딩과 KBO의 리빌딩은 철학과 접근하는 방식이 하늘과 땅 차이처럼 크다. 한화의 리빌딩, 롯데의 프로세스, 뎁스가 어설픈 모양만 갖추다가 현재 어떤 그림이 그려졌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호랑이 그리려다 고양이가 그려진 것 아닌가? 리빌딩, 프로세스란 단어를 입만 열면 하더니 그 입들이 다 어디로 숨어 버렸는지 궁금하다. 10월 2일 현재 한화는 0.317라는 최악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박용진 전 한화이글스 2군 감독
박용진 전 한화이글스 2군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