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의 야구野설] 한국판 볼 포(Ball Four)
[박용진의 야구野설] 한국판 볼 포(Ball Four)
  • 교육사랑신문
  • 승인 2023.05.0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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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볼 포(Ball Four).

이중적 인격의 소유자가 프로야구 감독에 몇 명 있는 것 같다.

예전의 이야기다. 모 감독은 경기에서 패배하면 식사 자리에서도 뭐가 어떻고 하며 코치를 질책했다. 국이 다 식어 먹지도 못하고 일어서게 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패하는 경기에 3루 코치가 사인을 들켜 피치드 아웃(pitch-ed out)으로 히트 앤드 런(Hit and Run)이 실패했다느니 하며 코치를 희생양으로 삼곤 했다.

밥 먹을 때는 개도 건드리지 않는 법이다. 하도 3루 코치에게 책임 전가를 하니 주자가 나가면 빨리 병살타라도 쳐서 주자가 없어지길 바랐다는 속내를 털어놓는 일도 있었다.

그 당시 사인 캐치는 감독의 사인을 내는 유형을 분석해 감으로 대부분 했다. 특히 삼미 슈퍼스타즈의 투수였던 장명부가 사인 캐치에 탁월했다. 

요즘에도 어떤 감독은 경기에서 진 뒤 기자들 앞에서는 내가 잘못해 패배했다고 말하면서도 뒤에 가서 코치들에게 책임 전가한다는 말이 들린다. 
이런 식으로 한다면 배겨낼 장사가 누가 있겠는가?

또 다른 감독은 매일 경기 후 술만 퍼마신다는 말도 여러 곳에서 들린다. 이러면 연구는 언제 하는가? 가끔은 할 수 있다지만 매일은 다음 날 머리가 띵해 판단력이 흐려지지 않을까? 

이승엽 감독은 절대로 선수에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못난 리더는 아래에 책임을 전가하는 리더다. 실패에 대해 분석은 하되 책임을 전가해서는 절대 안 된다.

야구는 허점을 철저히 보완하더라도 나오게 되어 있으며 그래서 리더들이 상상력을 발휘하여 평상시에 연습시켜 구멍을 메꿔 나가는 작업을 계속하는 것이다. 상상력이 부족한 감독과 코치는 성공할 수 없다. 

강팀과 탁월한 선수는 실수하되 반복적으로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 약팀과 보통 급 선수는 반복적으로 실수를 범하는 차이점이 있다.

박용진 전 한화이글스 2군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