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가 2025년부터 모든 고등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고, 일정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할 수 있는 제도다. 대학의 학점 이수 방식과 유사하지만, 고등학생들에게 적용된다는 점에서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렇다면, 고교학점제가 시행된 후 학교의 모습은 어떻게 변화할까?
첫 번째는 학생 중심의 교육, 맞춤형 학습이 강화될 것이다.
기존의 획일적인 교육 과정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 분야를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고교학점제의 핵심이다.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학습하며, 이로 인해 학습 동기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의학계열로의 진학을 희망하는 경우는 수학, 생명과학, 화학, 물리 과목을 집중 선택할 수 있고, 공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은 수학과 물리 과목을 집중적으로 선택할 수 있으며, 인문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은 역사나 윤리와 사상 등 철학 관련 과목을, 경영·경제학에 관심 있는 학생은 사회문화, 경제, 정치와 법 등을 심화 학습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과목의 수업이 개설되면서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일괄적인 수업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것이다.
두 번째는 수업 방식의 변화와 교사의 역할이 변화할 것이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수업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다. 지금까지는 학년별로 정해진 교과 과정을 일괄적으로 배우는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대학처럼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과목을 신청하고, 자신의 시간표에 따라 수업을 듣게 된다. 따라서, 기존의 ‘반 중심’ 운영 방식에서 ‘개인별 맞춤형 교육’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교사의 역할도 달라진다. 기존의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학습을 지도하고 조언하는 역할’로 변화할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돕는 멘토의 역할이 더욱 강조될 것이다.
세 번째는 학교 생활과 평가 방식의 변화이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성적 평가 방식이 달라질 전망이다. 기존의 석차 9등급제에서 석차 5등급제로 등급별 인원의 비율이 확대된다. 그리고 성취도도 A~E까지 표기된다. 따라서 학생은경쟁보다는 자신의 목표에 맞춘 학습을 할 수 있게 된다. 즉, 더 이상 ‘줄 세우기식 평가’가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만의 학습 계획을 세우고 이수하는 과정이 중요해지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과목이 개설됨에 따라 학교 내 이동이 많아지고, 학생들이 보다 자율적인 시간표를 운영하게 된다. 이에 따라, 학교 공간도 기존의 고정된 교실 배치에서 벗어나, 선택 과목별 강의실 운영 방식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고등학교가 단순한 ‘배움의 공간’을 넘어, 학생 개개인이 자기 주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화할 것임을 의미한다.
하지만 고교학점제가 가져올 도전과 과제가 무엇인지 대비할 필요가 있다. 고교학점제가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첫째, 학생들의 자기주도 학습 역량이 중요해진다. 자신의 진로를 미리 고민하고, 이에 맞춰 과목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 진로를 확실히 결정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이러한 선택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둘째, 교사의 역할 변화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다양한 과목이 개설되면서 교사의 업무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고, 맞춤형 학습을 지도하기 위한 교사 연수나 지원 시스템이 필요할 것이다.
셋째, 교육 격차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다양한 과목 개설이 가능한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 간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온라인 강의, 지역 간 협력 교육 등의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부여하고, 개개인의 특성과 진로에 맞춘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가 실질적인 교육 혁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학생, 교사, 학교, 그리고 교육 당국이 함께 협력하며 실행해야 한다. 고교학점제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 미래의 학교가 학생들의 꿈을 키우는 진정한 배움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필립 쌤(한국진로·진학학습코칭센터장/태재대 홍보위원/Study LAB 대표/특허학습법보유/대전대신고(모의)대입면접위원/EBS커리어·한컨협 진로진학상담사/결정적코지12, 가천대교과논술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