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가는 방법은 크게 수능 정시전형과 수시전형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6번의 지원 기회가 있는 수시전형은 정시보다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는 카드로 활용된다.
보통 인서울 상위권 대학은 학생부교과전형 등급이 1-2등급이고, 인서울 중하위권 대학은 3등급 초반까지 커트라인이 형성된다.
여기에 해당하지 못하는 등급이면서 인서울이나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려는 수험생들이 선택하는 전형이 정시와 논술전형이다.
문제는 수능 성적이 드라마틱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딱 한번만으로 승부를 내야하는 수능 시험의 속성 탓에 평소보다 더 좋은 점수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인서울을 희망하는 많은 수험생들이 마지막 기회로 논술전형에 눈을 돌린다.
박종익 더바른입시 대표는 "논술전형은 수능을 잘 본 수험생들이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선택한다"며 "수능을 망친 학생들도 마찬가지로 최후의 만회 기회로 논술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결국, 수시 학생부중심전형으로 원하는 대학 진학에 어려운 학생들이 수능 시험을 잘 봤던, 망쳤던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전략으로 논술전형을 선택한다는 이야기다.
다만, 논술전형 선발인원은 전체 모집의 3%를 조금 넘는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하지만 수도권 주요 대학들과 부산대, 경북대 등 선호도가 높은 대학들이 논술전형을 실시하고 있고, 비교적 저조한 내신 성적으로 합격할 수 있는 전형이기 때문에 중상위권 학생들의 관심이 높다.
올해는 고려대, 상명대, 신한대, 을지대가 논술전형을 신설하여 총 42개 대학이 논술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 인문계열 언어/수리 논술
인문계열 논술은 주로 언어(인문)논술 형태를 취한다. 몇 개의 지문을 읽고 요약, 비교, 평가하거나 특정 주장을 지지하거나 비판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때 지문의 주제는 사회 교과와 연계되는데 주로 통합사회, 생활과 윤리의 개념이 많이 활용되기 때문에 해당 과목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갖추고 있다면 조금 더 수월하게 풀이해 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인문계열 논술이 언어논술 형태만 취하는 것은 아니다. 모집단위나 대학에 따라서 도표나 그래프를 지문에 포함시켜 이를 해석하고 추론하는 문제를 출제하기도 한다. 이런 유형은 사회문화 과목을 충실히 공부하는 것으로 대비할 수 있다.
반면, 일부 대학의 경우에는 상경계열에서 조금 더 수리적인 능력을 요구하는 문제를 출제하기도 한다. 연세대의 경우 인문계열 모집단위 전체에, 건국대를 비롯한 경희대, 숭실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는 일부 모집단위에 수학Ⅰ, Ⅱ 그리고 확률과 통계의 개념을 활용한 수리논술 문항을 포함한다.
일반적으로 수리논술이 포함된 경우 학생들의 학습부담이 증가할 수 있지만, 그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논술전형을 통한 합격 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면 수리논술을 포함하는 모집단위를 적극적으로 고려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공학대는 경영학부에서도 수리논술을 실시하며, 한국항공대는 항공∙경영대학 및 자유전공학부 지원 시 수리논술로도 가능하다. 한국기술교육대는 언어논술이지만 단답형 또는 약술형으로 출제한다.

■ 자연계열 수리/과학 논술
자연계열 논술은 ‘수리논술만 치르는 대학, 과학논술만 치르는 대학, 두 가지 모두를 치르는 대학’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수리논술만을 치른다.
수리논술과 과학논술을 함께 치르는 대학 중 경희대, 아주대, 연세대(미래)는 의∙약학 관련 모집단위에서만 과학논술을 함께 치른다. 연세대의 경우 그동안 자연계열 전 모집단위에서 과학논술을 치렀지만 2025학년도부터는 과학논술을 없애고 수리논술만 치른다.
수리논술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제시문에 주어진 원리와 개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고등학교 과정을 벗어난 개념은 출제되지 않기 때문에 평소 내신과 수능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한다면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전개를 통해 답안을 서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수학적 정의나 공식, 용어를 의도에 맞게 사용하고 풀이과정을 생략하지 않아야 한다. 이는 평소 문제 풀이를 하면서 수학 공식을 증명으로 유도해보거나 수능 문제를 풀이하면서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누어 풀이과정을 적는 연습을 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리논술이지만 비교적 풀이과정이 복잡하지 않고, 이해하기 쉬운 문제로 출제하는 약술형 논술을 실시하는 곳도 있다. 한국공학대, 한국기술교육대, 한국외대가 해당되며, 출제범위는 모두 수Ⅰ, 수Ⅱ로 동일하다.

■ ‘국어+수학’ 교과형 논술
가천대, 삼육대, 상명대 등 일부 대학은 국어와 수학 과목으로 치르는 교과형 논술을 실시한다. 기존의 언어논술이나 수리논술에 비해 문항 수가 많은 반면, 문항이 단순하고 답안 분량도 비교적 적다는 특징이 있다.
교과형 논술은 고교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EBS 수능 연계교재를 참고하며 출제되는 경우가 많아 수능이나 내신 준비와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계열과 관계없이 국어 교과와 수학 교과 모두에서 문항을 출제하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준비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출제범위는 수학의 경우 모두 수Ⅰ, 수Ⅱ로 동일하지만 국어는 대학마다 조금씩 다르다. 과목별 문항수 또한 대학마다 달라 확인이 필요하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논술전형은 경쟁률이 높은 전형이기는 하지만 대학의 출제 의도, 요구하는 답안 작성 방법을 잘 안다면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대학이 발표하는 선행학습영향평가 보고서와 기출 문제들을 살피며 대학의 다양한 출제 유형과 의도를 파악하며 답안을 작성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되고, 기회가 된다면 모의논술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