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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의 야구野설] 강요된 혁신의 KBO, "로봇 심판과 피치 클락의 시대"
[박용진의 야구野설] 강요된 혁신의 KBO, "로봇 심판과 피치 클락의 시대"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3.12.18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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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요된 혁신의 시대에 살고 있다. 내 나이에 뭘 하겠는가 하며 강요된 혁신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원시적으로 돌아간다. 고립된다. 변화할 수밖에 없다. 

키오스크가 일반화되는 시대에 나이 들었다고 안 하겠다고 한다면 어쩔 것인가? 은행도 안 가는 세상, 지폐는 가지고 다니지 않는 세상, 동전은 사용하지 않은 지가 꽤 오래되었다. 저금통 시대가 있었는데 이것은 먼 태고적 이야기가 되었다.

로봇 밀도가 한국이 세계 1위라고 일만 명 당 일천 대 이상, 2위가 싱가폴 670대, 3위 일본이 399대라 한다.
 
식당에 가면 탁상 옆에 태블릿으로 주문하고 로봇이 배달하는 롯봇시대가 왔다. 챗GPT가 등장해서 글짓기도 해주고 코딩도 해주고 내가 물어보는 것에 대해서 대답도 해주는 시대가 왔다고 하지만, 어떤 분은 식당만큼은 사람 냄새나는 곳이 좋다고 한다.

이모, 언니, 사장님 등 옛날 전통도 중요하지만 그러나 변화와 강요된 혁신은 막을 수 없다.

이처럼 엄청난 속도로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1900년대까지 인류가 지식 정보는 두 배가 되려면 100년 걸렸다고 한다. 1945년은 25년, 1982년 1년, 2020년 12시간, 2023년은? 무섭게 세상은 변하고 있다.
 
프로야구로 이야기해 보자. KBO도 변화해야 한다. 2024년부터 피치 클록, 로봇 주심이 등장한다. 한국 프로야구 1군 무대에 ‘로봇 심판’과 ‘피치 클록(pitch clock)’ 제도가 도입된다.

KBO는 19일 “팬들에게 보다 공정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이기 위해 2024시즌부터 KBO리그에 자동 볼 판정 시스템과 피치 클록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O는 지난 7월 리그와 국가대표팀 ‘레벨 업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과 피치 클록 제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 이후 시스템과 하드웨어, 리그 도입 시 경기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왔고,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어 도입 시기를 내년 시즌으로 계획하고 관련 설비와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기로 했다.

ABS는 투구의 볼·스트라이크 여부를 기계가 자동으로 판정해 심판에게 신호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일명 ‘로봇 심판’이라고 불리며, 고교 야구 등 아마추어 대회에선 이미 시행 중이다.

프로 무대에선 2020년부터 퓨처스리그(2군)에서 시범 적용돼 왔으며, 볼·스트라이크 판정의 정교함과 일관성 유지, 판정 결과가 심판에게 전달되는 시간 단축 등 성과를 이뤘다는 게 KBO 설명이다.

KBO는 “모든 투수와 타자가 같은 스트라이크 존 판정을 적용받을 수 있어 공정한 경기 진행이 가능해진다.”라고 했다.

‘피치 클록’은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투수가 일정 시간 내에 투구하도록 규정하는 제도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현재 시행 중이다.

KBO는 리그 투수들의 평균 투구 간격을 전수 조사했으며, 평균 견제 시도 횟수, 타자의 타격 준비 완료 시점 등 세부 지표도 함께 분석해왔다. 그 결과 피치 클록이 KBO리그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2024년부터 시행 하기로 했다.

허구연 총재의 KBO가 MLB보다 먼저 치고 나갔다. MLB는 로봇 심판 도입을 마이너에서 실험이 끝난 상태이지만 미루고 있다.

세상은 미친 듯이 빛의 속도로 변화가 밀려오고 있다. 강요된 혁신의 시대로 강제로 혁신할 수밖에 없는 시대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박용진 전 한화이글스 2군 감독
박용진 전 한화이글스 2군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