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올해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2대학입시 제도 개편을 국가교육회의에 떠넘기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은 '선발 시기'와 '수능 평가방법 결합 모형'에 따른 분석에 이목을 모으고 있다. 교육부가 내놓은 모형이 5가지나 되는데다가 뚜렷한 방향과 지침없이 오는 8월까지 미루면서 더이상 깜깜이 입시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움직임이다.
일단, 교육부가 내놓은 2022 개편 모형은 5가지다. [모형1]은 '수시/정시 통합+수능 절대평가'이고, [모형2]는 '수시/정시 통합+수능 상대평가'다. 또 [모형3]은 '수시/정시 통합+수능 원점수' 형태고, [모형4]는 '수시/정시 분리+수능 절대평가'다. [모형5]는 현재와 같은 '수시/정시 분리+수능 상대평가' 형태다. 유웨이중앙교육의 도움말로 교육부의 5가지 유형을 선발시기와 수능평가 방식을 결합해 분석해 봤다.
◆[모형1] 수시/정시 통합+수능 절대평가
수능 시험 전과목에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게 골자다. 이 방식은 단순히 수능 점수체제의 변화가 아닌 수시/정시, 학생부교과/종합/수능 전형 등으로 이루어진 현 대학 입시 체제를 완전히 뒤흔드는 변화를 초래한다. 수능 전과목이 절대평가될 경우, 수능 변별력은 약해진다. 100점짜리와 91점짜리가 같이 묶이기 때문이다.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들을 변별하기 위해 논술 등의 대학별고사를 활용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수능 중심 전형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모형1]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절대평가 뒤에도 수능 전형이 가능하도록 수능 100% 전형인 경우에 예외적으로 원점수를 제공해 동점자 처리에 활용하도록 했다. 일단 수능 중심 전형의 경우, 대부분의 대학들이 수능 100%를 반영해 학생을 선발할 것으로 보이며, 원점수가 제공될 경우 변별력 확보가 가능하다. 다만, 상위권 대학 및 의학계열과 같은 학과는 지원자 대부분이 동점자일 확률이 커서 수험생 입장에서는 학습 부담이 전혀 줄지 않는다. 최상위권은 수능 100% 전형의 합불 판정은 등급보다는 원점수에 의해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공교육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다. 일단 수능 자격고사화로 현재와 같은 수능 중심의 정시는 사라진다. 이로 인해 학생부 중심 전형이 확대될 확률이 크고, 내신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학교교육 정상화에는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학생부 종합전형 활성화로 인한 고교 교육 내실화(교내 활동, 비교과활동 등에 학생 참여 높아질 것)도 기대된다. 일반고/비수도권 학생에게 확대된 대학 진학 기회가 제공되지만 재수생/검정고시/특목고∙자사고∙비평준화지역∙광역시 소재 학생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진다. 정시가 없어지는 만큼 반드시 재수생/검정고시 학생들을 구제하는 전형이 마련돼야 한다.
사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기대반 걱정반이다. 수능 중심의 대형 학원이나 사교육은 줄겠지만 논술/면접 등 새로운 형태의 대학별 고사가 추가되면 그에 따른 논술, 면접, 기타 특기 학원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 학원보다 오히려 더 높은 수준의 고비용 사교육이 확대될 수 있다. 수능 변별력이 약화돼 학생부 중심전형의 비중이 커지면 내신 관리 사교육이나 학생부 교과/비교과 활동 컨설팅 사교육 분야 커지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모형4] 수시/정시 분리+수능 절대평가
[모형4]는 수능 전과목이 절대평가 체제이고, 원점수가 제공되지 않는다. 수능 변별력을 가리기 힘든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을 변별할 새로운 기준 필요하고, 불가피하게 수능 외에 학생부나 서류, 면접, 논술 등의 대학별 고사를 도입할 수 밖에 없다.
수능 변별력이 약화되면서 학생부 중심 전형 또는 논술/면접(인성면접 보다는 학업면접)/특기 가운데 다른 요소의 비중을 높여 변종 대학별고사가 부활하게 될 수 있다. 수능 외에 다른 전형 요소를 결합하면 '학생부 교과'는 수시 학생부 교과전형, '학생부 교과+비교과'는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 '서류/면접'은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 '논술'은 수시 논술 전형과 다를게 없다. 그냥 수시로 통합되는 셈이다.
[모형 4]는 선발 시기만 현재와 같이 분리되는 형태에 불과하다. 즉, 수시와 정시가 나뉘는 전형 요소가 구분되는 현재의 분리 형태가 사실상 유지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수능 중심의 정시는 사실상 폐지되고, 정시 모집에서도 수능 외에 학생부 및 대학별고사가 활용될 수 밖에 없다.
이럴 경우, 그 동안 수능만으로 지원하던 정시모집까지 대학별 고사를 준비하게 돼 사교육 부담이 크게 늘게 된다. 또 수시에서 실패하더라도 수능 정시에 도전했던 수험생들의 진학 기회마저 뺏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재수생이나 검정고시 학생들에게는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는 셈이다.
◆[모형2] 수시/정시 통합+수능 상대평가
모든 대입전형을 수능이 끝난 후 시작하는 방식이다. 학사일정의 파행적 운영 문제가 완화되고, 정시를 준비하면서 동시에 9월 수시 지원을 해야 하는 수험생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다만, 11월 1일에 수능을 보게 되면 고3 2학기가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학생부 종합전형에 수능 성적이 사용되면서 변별력 및 공정성이 강화되고, 수시에 보험성 지원으로 경쟁률만 상승하는 문제의 해결도 가능하다. 또 수시 합격 시 정시 지원이 불가한 수시 납치 현상도 막을 수 있다.
단점은 전형 기회가 줄게 되고, 대학별고사 일정이 중복될 확률이 높아 수험생들의 대입 선택권이 제약된다는 점이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수능 준비와 함께 대학별 고사 등을 동시에 준비해야 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모형3] 수시/정시 통합+수능 원점수
수능 원점수제는 국어, 수학, 탐구 영역은 원점수를 제공하고, 기존에 절대평가를 실시하던 영어,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은 절대등급을 제공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탐구영역 선택과목 간 유불리를 보정할 수 없다. 점수 활용 측면에서 국어, 수학, 탐구 영역의 원점수가 제공되면 해당 영역에서 만점을 받기 위한 상위권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더구나 각 대학들이 표준화해서 사용하면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유불리가 오히려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모형5] 수시/정시 분리+수능 상대평가
[모형5]는 현재와 같은 형태다. 지난 11일 교육부 발표 이후 많은 학부모들이 "(교육부가)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어 오는 8월 개편안 확정에도 다소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유웨이 이만기 교육평가연구소장은 "2022학년도 입시를 치르게 되는 중3 학생들은 수능 시행 과목, 수능 평가체제, 수시/정시 모집시기, 학생부 등 아무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 현 상황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도 "교육부의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에 과도한 관심을 갖기 보다는 오는 8월 최종안을 보고 향후 입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