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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터지는' 교육부, 2022 대입 개편 여전히 '깜깜이'
'속 터지는' 교육부, 2022 대입 개편 여전히 '깜깜이'
  • 권성하 기자
  • 승인 2018.04.1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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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눈치에 방안만 나열... 또 8월까지 기다려야

교육부가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학 입시 개편 시안을 11일 발표했다. 또 지난해 9월 대통령직속 자문기구로 만든 국가교육회의에 시안을 넘겨 검토한 뒤 8월 중에 대입 개편 방향을 확정한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이송한 2022 대입 개편안의 주요 내용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수능전형간 적정비율 △대입 단순화를 위한 선발시기 개편 △수능평가방법 등 3가지다. 지금까지 여론의 향방이 첨예하게 엇갈린 사안들이다.

때문에 교육부 발표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은 곱지 않다. 발표 내용이 그동안 보수와 진보단체, 각종 정책 주제를 잡다하게 끌어모은 수준에 불과해 대입 개편 내용에 관심을 기울였던 중학교 3학년 학생과 학부모들이 또다시 '깜깜이' 상태로 기다리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교육부가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의식해 수능 절대평가 전환, 대입 선발 방법, 선발 시기 등 첨예한 사안 들을 8월까지 뭉개고, 국가교육위에 문제를 떠넘기려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국가교육위원회는 8월 확정 발표 전까지 대입 선발방법에서 객관적 시험을 통한 수능전형과 고교 학습경험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학종 사이의 적정 비율을 고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교육부는 원래 지난해 8월 대입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내용 부실 등의 이유로 비판이 일자 1년 유예했다. 이날 역시 확정된 방향도 지침도 없어 사실상 '두번째 대입개편안 유예'에  불과했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수능 절대평가 전환' 만 해도 전과목 절대평가 전환(1안), 상대평가 유지 원칙(2안), 수능원점수제(3안) 등 논의됐던 주제를 나열했다.

또 '수시·정시 통합 방안'도 수시·정시 통합선발(1안), 수시·정시 분리 선발(2안)을 놓고 고민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1안의 경우, 수능을 약 2주 정도 앞당겨 실시하고, 11월 말에 통합전형에 들어가 2월말까지 대입전형을 마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역시 '현행 2안을 유지할지 말지'라는 수준의 발표에 불과했다.

당장 중3 학부모 등 2022대입 개편안을 기다려온 사람들은 방향과 지침이 전혀 없는 두루뭉술한 교육부 발표에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또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의식한 노림수라는 비난도 적지 않다.

한 학부모는 "시안이 무려 5가지 모형인데 너무 혼란스럽고 오히려 내가 아이들에게 미안할 지경"이라며 "교육이 백년대계라는 말을 실감하는 요즘"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6월 선거 끝날 때까지는 이것 저것 맥락 없이 던져 놓고, 간보고 비위 맞추고 있다가 선거 끝나면 교육부 입맛대로 밀어부치겠다는 것 아니냐"며 "제발 교육 만큼은 선거용이 아닌 아이들을 위한 정책을 하길 바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