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청소년 “아빠보다 엄마 존경”
한,일 청소년 “아빠보다 엄마 존경”
  • 권성하 기자
  • 승인 2017.09.27 17: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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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사, 고3 회원 757명 설문 조사 결과

한국과 일본 청소년들의 부모님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가 나왔다.

교육업체 진학사는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고3 회원 757명을 대상으로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부모님 중 누구를 더 존경하냐는 질문에 수험생의 72%(545명)가 ‘두 분 모두 존경한다’고 답했다. 뒤를 이어 △어머니 13.1%(99명) △두 분 모두 존경하지 않는다 9%(68명), △ 아버지 5.9%(45명) 순이었다.

두 분 모두 존경하는 이유로는 ‘두 분 모두 나를 소중히 생각하신다’, ‘나를 한결같이 응원해 주신다’, ‘부모님이라는 이유만으로 존경한다’, ‘힘든 상황에서도 헌신적인 사랑으로 키워주신다’ 등의 답변이 나왔다.

어머니를 더 존경하는 이유로 ‘가족을 위해 항상 희생, 헌신하신다’, ‘나의 고민에 대해 아버지보다 더 잘 들어주시고 조언해 주신다’, ‘항상 내 옆에 계신다’, ‘워킹맘으로서 집과 직장에서 모두 인정받는다’ 등의 의견을 내 놓았는데, 이는 수험생의 내적 요인인 감성(정)적 케어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주된 이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버지를 더 존경하는 이유로는 ‘가장으로서 가정과 회사에서 모두 성실하시다’, ‘우리 집안의 경제를 거의 혼자 담당하신다’, ‘가족을 잘 지탱해 주신다’, ‘대화가 잘 통한다’ 등의 의견이 있었는데, 이는 외적 요인인 가장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에 충실했을 때 수험생들은 존경심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두 분 모두 존경하지 않는 이유로는 ‘잔소리가 너무 많으시다’, ‘나를 신뢰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사랑하지만 존경하지는 않는다’, ‘나와 가치관이 다르다’ 등의 답변이 있었는데, 자신의 내적 요인을 충족한다고 느끼지 못하거나, 부모님과의 부정적인 관계가 형성됐을 때 그렇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수험생들은 자신의 고민에 대해 잘 들어주고, 대화가 잘 통하고, 자신을 신뢰하는지 여부를 ‘존경’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학사의 학습동기검사(KMDT) 문항 중 ‘저해요인(공부에 대한 동기를 방해하는 요인)’을 진단하는 문항이 있는데, ‘부모님은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부모님은 자신의 의견을 강요할 때가 많다’ 항목 등에서 ‘가정 내 불편감’ 점수가 높은 학생일수록 학습 집중도도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처럼 수험생에게 부모의 역할과 영향은 학습은 물론 존경하는 이유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결과는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일본의 글로벌 광고 대행사인 하쿠호도가 지난 7월 초등학교 4학년에서 중학교 2학년 아동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부모 중에서 ‘어머니를 존경한다’는 응답자가 68.1%로, ‘아버지를 존경한다’고 한 응답자(61.5%)보다 많았다. 하쿠호도는 1997년, 2007년에도 같은 조사를 실시했는데, ‘어머니를 존경한다’고 답한 자녀가 ‘아버지를 존경한다’고 답한 자녀보다 많은 것은 처음이었다. 이는 여성의 사회 진출 증가에 따른 경제력 상승을 이 같은 변화의 주요인으로 보이는데, '가족들을 부양하는 인물'로서 아버지가 가졌던 권위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됐다.

진학사 황성환 기획조정실장은 “입시 스트레스로 지친 수험생들은 가장 가까이 있는 부모님에게 큰 힘을 얻기도 하고,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수능이 한 달 남짓 남은 지금, 서로에게 잔소리와 짜증이 아닌 따뜻한 격려의 말을 건네보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