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보내는 편지] '교사노조 7만', 전국 교원노조 조합원 12만 시대의 의미
[교실에서 보내는 편지] '교사노조 7만', 전국 교원노조 조합원 12만 시대의 의미
  • 김상희 기자
  • 승인 2023.05.11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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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노조 7만, 전국 교원노조 조합원 12만 시대가 열렸습니다. 

지난 5월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여율리홀에서 교사노동조합연맹(이하 교사노조) 7만 조합원 달성 축하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는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국회위원,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국회의원 등 여러 내빈이 참석해 축하해 주셨고,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등 여러분들이 축사를 전했습니다. 

교사노조연맹은 지난 2016년 서울교사노동조합 결성을 시작으로 2018년 경기교사노조,  2020년 3월 11개 시도 교사노조 및 4개 전국교사노조 결성 등 현재 전국 최대 교원노조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대전교사노조는 전국적인 교사노조 창립 물결에 동참해 2020년 3월 15일 창립했습니다. 창립 만 3년만인 올해 대전지역 교육계의 제1 노조로 성장했습니다.

창립 당시만 해도 상상하지도, 기대하지도 못했던 일이 눈 앞에 펼쳐지니 조합원으로서 정말 기쁘고, 집행부로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오늘의 경이로운 현상은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 속에서 얻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986년 5월 10일 젊은 교사들을 중심으로 출발한 ‘교육민주화선언’을 시작으로 교사협의회와 평교사회가 결성됐고, 19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이 결성돼 1990년대 우리나라 교육과 학교를 변화시키고 발전시켜 나가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후 30여년이 지나 또다시 젊은 교사들이 교원노조의 새바람을 일으키며 교사노조연맹을 탄생 시켰습니다. 그리고 7만 조합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역사적 순간을 함께 한다는 것이 참으로 큰 영광입니다.

노조의 새바람을 일으키며 탄생한 교사노조가 놀라운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건 시대 흐름에 따라 학교 현장의 요구 사항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30여 년 전에는 교육 관료의 부당한 간섭 배제와 학교의 민주적 운영이 요구됐지만 지금은 ‘교사의 교육권 존중'과 '실질적 보상’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또 학교 내에 다양한 직군들이 함께하면서 ‘선생님’이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와 처지에 대한 한탄이 노조에 대한 갈증을 일으켰고, 새로운 노조에 대한 공감대가 교사노조를 결성하고 성장시킨 것입니다. 

7만 조합원 달성 축하 토론회를 다녀오는 길에 3년 전 창립 당시 불안함과 막막함에 밤잠을 설쳤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노조’에 대한 벽이 높은 교사 집단에서 얼마나 호응을 얻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오히려 우스운 꼴 당하고 ‘노조’에 대한 좋지 않은 인식을 심어주는데 일조하는 건 아닌지 정말 걱정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창립과 동시에 힘이 되어 주셨던 조합원분들, 지금까지 꾸준히 힘이 되어 주시는 조합원분들, 그리고 매일 매일 함께 해주시는 새로운 조합원 분들 덕분에 그런 걱정은 잊은지 오래입니다. 참 고마운 동지들입니다. 

그래서 오늘, 기대 이상의 성장을 자축하며 걱정으로 가득 했던 마음을 걷어내고, 새 마음으로 채우려고 합니다.

먼저 노조가 가야 할 방향이 어지럽고, 막막할 때 교사노조가 생겨난 까닭을 나침반 삼아 나아가겠다는 다짐입니다. 초심을 지키는 것, 초심을 잊지 않는 것이야말로 노조의 성장을 위한 기본 중에 기본일 것입니다.

다음은 우리 노조가 이렇게 깃발을 꽂고, 탄압 없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30여년 전 선배님들의 용기와 희생 덕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깁니다. 그래서 저는 그 시절, 그리고 지금까지 버텨준, 그리고 앞으로 함께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교사노조 7만명에 전교조 5만명을 더해 ‘전국 교원노조 조합원 12만명의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 너무 기쁘고 대견하지만 갈 길이 멉니다. 적지 않은 수임에는 분명하지만 전국 교원이 23만명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아직 한참 부족합니다.

교원의 노조 가입률이 90% 이상이 되면 교육정책과 교육 현장이 제대로 바뀔 거라 생각합니다.

오늘 토론회에 참석하고 축사를 보낸 국회의원과 내빈들만 봐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조합원수가 다는 아닙니다. 집행부도 더 많아져야하고, 더 열심히 뛰어야 합니다. 교사노조 집행부 역시 모두 같은 마음입니다.

그러면 생각보다 빠른 시일에 10만 조합원 달성이라는 좋은 소식이 들릴 것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 가운데 아직 노조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지금 함께 해주시지 않겠습니까? 조합원 20만명의 시대, 교원의 노조가입률 90%를 돌파하는 희망의 나래를 살포시 펼쳐봅니다.

한동안은 덜 먹어도 배가 부르고, 혼자 있어도 마음이 든든할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5월입니다!

박소영 대전교사노조 정책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