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 최상위라면 2023 한의대 정시 어때?..."수학, 탐구과목 제한 없는 곳 많아"
인문계 최상위라면 2023 한의대 정시 어때?..."수학, 탐구과목 제한 없는 곳 많아"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11.28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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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3년 동안 남녀공학 학교에서 1학년 한 학기를 제외하고, 전체 1등을 도맡아 했어요. 그동안 국어교사의 꿈을 키웠는데 문과에서 지원할 수 있는 전문직 전공분야를 추천받고 싶습니다."

최근 대전의 모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학부모의 입시컨설팅 내용이다. 학생은 내신 등급 1.3으로 9월 모의학력평가에서 국어 1등급, 영어 1등급, 한국사 1등급, 사회탐구Ⅰ·Ⅱ 모두 1등급이고, 수학만 4등급이다.

학생의 고민은 문이과 통합수능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과 갈수록 심화되는 취업난에 방점이 있었다.

입시전문가들은 최상위권 문과 학생들이라면 '한의대'를 적극적으로 타진해 볼 만하다고 입을 모았다. 의약계열이면서도 수학이나 탐구 선택과목에 제한을 두지 않은 곳이 많아 인문계 학생들에게도 주요한 관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진환 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은 "한의대는 전국 12개 대학에 개설되어 있고, 2023학년도 정시전형에서는 전년도보다 58명 감소한 240명을 선발한다(수시 이월인원 반영 전 기준)"며 "모집인원의 감소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인문계 최상위권 학생이라면 한의대 카드는 충분히 고려할 만 하다"고 말했다.

■ 2023 한의대 정시, 나군 선발 규모 가장 많아

올해 한의대 정시전형에서는 경희대, 대구한의대, 동의대, 세명대, 우석대, 원광대가 선발하는 나군이 6개 대학 135명으로 선발 규모가 가장 많다.

다만, 한의대 선발인원은 전년 대비 30명이 감소했다. 대구한의대(-10명), 동의대(-7명), 세명대(-6명), 원광대(-2명) 등이 선발인원을 축소했고, 부산대가 가군으로 이동했다.

가군에서 선발하는 대학은 가천대, 대전대, 동신대, 부산대 등 4개 대학이다. 부산대(5명)가 가군으로 옮겨왔지만 대전대와 동신대가 선발인원을 9명씩 줄이면서 가군 선발 규모는 13명이 감소한 49명이다.

다군은 동국대(WISE)와 상지대 2개 대학에서만 선발하며 동국대(WISE)에서만 선발인원이 15명 감소해 총 56명을 선발한다.

■ 인문계열 최상위 학생이라면 적극 지원 고려

한의대는 다른 의약계열과는 달리, 선택과목 제한을 두지 않는다. 인문계열 수험생들의 지원이 가능한 대학이 많다. 일부 대학에서는 인문계열형 수능 응시자가 지원할 수 있는 유형을 별도로 운영하거나 문이과 구분 없이 지원하도록 했다.

경희대, 대구한의대, 동의대, 동국대(WISE), 상지대, 원광대 등은 인문계 전형을 별도로 운영하는 대학이다. 인문계 유형과 자연계 유형을 따로 뽑는다.

주의할 점은 인문계열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유형이라도 수학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학생만 지원할 수 있게 한 곳은 대구한의대와 동의대 뿐이라는 점이다. 나머지 4곳(경희대, 동국대(WISE), 상지대, 원광대)은 단지 선택과목에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이어서 인문계열 수험생과 자연계열 수험생이 함께 지원할 수 있는 형태다. 따라서 수학영역에서 불리함이 예상되는 인문계열 수험생들에게는 쉽지 않은 경쟁이 될 수 있다.

가천대와 대전대, 동신대, 세명대, 우석대는 인문계와 자연계 구분 없이 지원할 수 있다. 교차지원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다만, 대전대를 제외하고는 수학 '미적분/기하'나 과학탐구 선택자에게 가산점을 주기 때문에 인문계열 수험생의 지원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자연계열(미적분/기하, 과탐) 응시자만 선발하는 대학은 부산대가 유일하다.

■ 올해 정시전형 변경사항 및 특이점 반드시 확인해야

전형 변화나 특이점은 한의대 뿐만 아니라 모든 대학, 전공에서 필수 확인 사항이다. 올해는 경희대가 한국사를 감점 반영으로 변경하고 탐구 반영비율을 5%p 늘렸다. 탐구 영역의 중요성이 커진 반면, 영어 등급별 점수 차는 줄어 영어의 영향력은 작아졌다.

대구한의대는 국어와 수학 영역의 비중을 낮추면서 4개 영역의 반영비율을 동일하게 25%씩 반영한다.

동국대(WISE)는 반영지표를 표준점수에서 백분위로 변경하면서 수학 반영비율을 5% 늘리고 탐구를 낮췄다.

반영 영역에서의 특이점도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 대전대, 동신대, 상지대 등은 영어 영향력이 매우 큰 대학이다. 백분위를 반영하는 이들 대학의 영어 반영비율은 20%로 반영비율만으로는 다른 대학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대학이 자체적으로 적용하는 영어 환산점수가 1등급은 100점, 2등급은 90점이기 때문에 1등급과 2등급의 점수 차가 크다. 게다가 전형총점 1000점 중 20%의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영어 1등급은 200점, 2등급은 180점이 된다. 사실상 영어 2등급 학생이 지원하는 것은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동신대는 올해도 다른 대학들과 달리 탐구영역을 1과목만 반영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올해 전반적으로 의학계열 모집인원이 감소한 가운데 한의대 역시 선발인원이 대폭 줄면서 경쟁률 및 합격선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해당 내용을 염두에 두고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경희대와 대구한의대 등 전형변경이 발생한 대학은 전년도 입시결과를 참고할때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