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를 처음 겪는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모든 게 답답하다. 입시 용어부터 전형 방법 등 낯선 것 투성이다. 요즘에도 그런 학부모가 있을까 모르겠지만 한때 '비교과'를 "뭘 비교하는 건가요?"라고 묻는 학부모가 꽤 많았다.
우스갯소리지만 명문대 합격의 조건으로 학생 자신의 재능이 첫째요, 엄마의 정보력이 둘째요, 할아버지의 재력이 셋째라는 말이 있었다. 좀 더 진일보해서 아빠의 무관심이 마지막 조건이라고 한다. 아빠까지 나서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것이다.
요약하면 학생은 성적 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와 수능 예상 성적 등을 바탕으로 함께 대입 전략을 마련한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진학사의 도움말로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궁금해하는 기본적인 대입 질문을 정리했다.
Q1. 대입 원서는 몇 번이나 쓸 수 있나요?
4년제 대학의 경우 수시 6회, 정시 3회의 지원 횟수 제한이 있다. 단, 사관학교와 경찰대, KAIST나 UNIST 등의 특수대학은 지원 제한에 해당하지 않아 추가 지원할 수 있다. 정시 모집 이후에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은 지원 횟수 제한이 없는 추가 모집으로 학생을 따로 선발한다.
Q2. 모의고사는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요?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능처럼 같은 시간대, 같은 형식으로 치르는 시험을 자주 접하지 못한다. 전국연합학력평가 및 평가원 모의평가 등이 전부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최대 10번 정도다. 다만, 모의고사는 실제 수능은 아니지만 시험 시간을 어떻게 배분해야 할지, 쉬는 시간은 어떻게 보내야 할지, 어려운 문제가 나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 보는 좋은 훈련이다. 모의고사를 치러보는 연습은 실제 수능 시험장에서 긴장감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또, 수능 출제기관에서 실시하는 6월, 9월 모의평가는 그 해의 수능 문제 유형 등을 미리 짐작해 볼 수 있다. 특히 재학생과 재수생이 같이 시험을 치러 수험생의 현재 위치를 비교적 정확히 파악하는데 활용된다.
Q3. 인문계열 반에 편성돼 있지만 자연계 학과를 지원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사실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수험생들은 고등학교에서의 계열과 상관없이 각 대학이 정한 모집단위에 따른 수능 지정응시영역에 응시할 수 있다. 많은 대학이 자연계 학과의 수능 지정응시영역으로 국어, 수학(가), 영어, 과학탐구, 한국사를 정하고 있지만 수학(나)형이나 사회탐구를 치른 경우에도 지원이 가능하다. 수시에서는 지정응시영역이 없는 대학이나 전형이 있고, 정시에서는 수학(나)형과 사회탐구를 치른 학생들도 지원이 가능한 대학과 학과가 있다. 이는 각 대학의 모집 요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Q4. 3학년 2학기 학교 내신을 꼭 챙겨야 하나요?
재학생의 경우, 수시 모집에서 3학년 2학기 내신 성적과 비교과 활동은 평가의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재수생의 경우는 3학년 2학기 학생부까지 평가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또 정시 모집에서 학생부를 활용하는 대학은 3학년 2학기 내신 성적까지 활용하는 경우가 있다. 반영 비율이 높지는 않지만 수능 이후에 치르게 될 기말고사 역시 가볍게 치르지 않아야 한다.
Q5. 전년도 입시 결과는 어디서 찾을 수 있나요?
각 대학의 입학처 홈페이지와 대입 정보 포털 어디가(adiga.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어디가 사이트에서는 5월 이후에 자료를 공개한다. 대학별 변환점수나 등급 혹은 백분위 등 그 발표 기준이 대학 마다 다르고, 합격 커트라인 보다는 최종 합격자의 평균 성적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아서 절대적인 자료로 생각하기 보다는 참고자료로서 활용해야 한다.
Q6. 제2외국어/한문 과목은 탐구과목으로 대체 가능한가요?
보통의 경우 수시모집에서는 제2외국어/한문 과목을 탐구과목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정시모집에서는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할 경우, 제2외국어/한문을 탐구 과목의 하나로 인정합니다. 하지만 모든 대학이 허용하는 것은 아니므로 모집 요강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Q7. 수능최저학력기준이란 무엇인가요?
수시 전형에서 대학마다 설정해 놓은 합격에 대한 최소한의 자격 기준이다. 학생부 교과 성적이 매우 높거나 논술을 훌륭하게 썼다고 해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합격할 수 없다. 하지만 모든 대학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활용하는 것은 아니다. 또 모든 전형에서 활용하는 것도 아니다.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이 어떤 기준을 마련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Q8.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 원서는 쓸 수 없나요?
4년제 대학뿐 아니라 전문대 수시 전형에 합격한 경우에도 정시 원서 접수를 할 수 없다. 정시 원서 접수를 하여 합격한다고 하더라도 추후 복수지원 위반 사실이 확인될 경우 입학이 무효가 되므로 유의해야 한다.
Q9. 학교 내신 성적이 좋지 않은데 학생부 종합전형은 내신을 보지 않나요?
학생부 종합 전형 역시 내신을 평가요소로서 반영한다. 다만 학생부 교과 전형이나 논술 전형처럼 내신 성적을 숫자로 파악하고 등수를 매겨 학생을 선발하지는 않는다. 성적 향상도, 전공적합성, 다양한 활동이나 학업에 대한 열정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학생을 선발할 뿐이다.
Q10. 수시에서 하나의 전형으로 같은 학교의 여러 학과를 지원할 수 있나요?
불가능하다. 한 학교 내에서 같은 전형으로 여러 학과에 지원할 수 없다. 하지만 반대로 여러 전형으로 하나의 학과에 지원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서강대의 경우, 논술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 일반형과 자기주도형 등의 전형으로 중복지원이 가능하다. 단, 각각의 지원은 수시 6회 지원 중 한 번씩의 기회로 적용된다. 단, 일부 전문대학의 경우 2지망까지 받는 경우도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평가팀장은 “입시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미리 포기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맡겨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몇 가지 기본 사항만 알아도 대입 준비와 지원이 수월해 질 수 있다"며 "급할수록 차근차근 입시를 알아가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