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된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스스로 선택해 이수함으로써 다양한 학습 기회를 보장받고, 학생 성장 중심의 교육을 실현하고자 마련됐다.
다만, 훌륭한 취지와 현장의 반응은 다소 온도차가 있다. 대학 입시를 고려하지 않고 학생이 원하는 과목만 수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특히 과목 선택이 처음인 고등학교1학년 학생들로서는 어떤 과목을 어떻게 정할지부터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김진환 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은 "올해 고교 1학년은 고교학점제 적용 첫해이면서, 새로 바뀌는 2022개정교육과정 첫 학생들이기도 하다"며 "달라지는 내신 5등급 제도에서 대학 입시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선택과목을 정하는 것은 진로적성을 정하는 것 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 내신 선택과목, 왜 중요한가?
선택과목은 대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표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준비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대학이 지원 전공(계열)과 관련하여 학생이 어떤 과목을 이수했는지, 그리고 해당 과목의 성취도와 세특 내용이 어떠한지를 유심히 살펴본다.
또 일부 대학들은 교과전형에서도 정성평가를 통해 전공(계열) 관련 교과 이수 정도를 평가한다. 2026학년도 기준, 건국대, 경북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부산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한양대가 학생부교과전형에 정성평가를 반영한다.
이처럼 어떤 과목을 선택하고 어떤 교과활동을 수행했는지가 대입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과목 선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재 고1 학생들의 경우, 개편된 대입제도 따라 내신 체계가 5등급제로 바뀌고 수능 범위가 공통과목으로 변경되면서 선택과목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 기존 교육과정과 달라진 점은?
당장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2022 개정교육과정을 적용받는다. 2015 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된 2~3학년과 달리 선택과목이 일반선택, 진로선택, 융합선택으로 세분화된다. 과목명도 달라졌다. 기존의 과학Ⅱ 과목들도 각각 두 과목으로 나누어졌다.

■ 과목 선택 기준은? "대학 자료를 참고하자!"
과목 선택에서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의 관심 분야와 관련된 과목을 고르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면서 진로와 연관되는 과목은 즐겁게 공부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좋은 성취도를 기대할 수 있다.
이때, 대학에서 발표하는 자료를 참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서울대를 비롯한 여러 대학들이 전형이나 전공 안내 자료를 통해 전공별 교과 이수 권장과목을 제시하고 있다.
경희대는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자연계열 이수 권장과목을 추가로 발표해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과목 선택을 돕고있다. 기존의 2015 개정 교육과정과 비교하여 권장과목을 안내한 점이 특징이다.
물론 대학의 모든 전공들이 특정 과목 이수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인문계열 모집단위에는 권장과목을 제시하지 않은 대학들이 많다. 그리고 아직 진로를 아직 정하지 못해 대학의 이수과목 가이드가 도움이 되지 않는 학생들도 많다. 이런 경우 수강생이 많은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무난할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이 선택한다는 것은 그만큼 일반적인 과목이라고 볼 수 있다. 연계할 수 있는 분야가 많고, 교과목의 난도도 크게 높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사회 교과 중 ‘사회와 문화’, ‘현대사회와 윤리’와 같은 과목은 비교적 수강 인원도 많고, 어느 전공을 선택하든 연결고리를 찾기 어렵지 않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성적뿐 아니라 대입에서의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과목 선택 과정에서 신중함이 필요하다. 진로, 성적, 대입 전형 등 각자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조금 더 유리한 방향이 무엇인지 고민해보고 선택할 것을 권한다”면서, “최근 대학들이 자유전공학부 등 무전공 모집단위 선발을 늘렸다는 점은 과목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참고할 만한 사항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