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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작성한 학생부, 대학 입시도 문제 없을까?”
“AI가 작성한 학생부, 대학 입시도 문제 없을까?”
  • 우상태 기자
  • 승인 2025.03.28 1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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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생성하는 학교생활기록부의 문제점과 극복 방안

인공지능(이하 AI) 및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비롯한 IT 기술의 발전으로 업무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도 AI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으며, 교육부는 2025년부터 일부 과목에 AI 디지털 교과서 플랫폼을 도입하여 AI 디지털 교과서를 교육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충남 교육청 또한 메타버스 기반의 AI·SW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AI 활용이 교육 현장에서 점점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AI를 활용한 학교생활기록부(이하 학생부) 작성이 점차 보편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AI 모델 기반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작성 서비스’, ‘교사를 위한 AI 프롬프트 작성 연수’, ‘AI 표절 검사 서비스(카피킬러, GPT킬러)’ 등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학생부 작성에서 AI가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경북교육청은 학교 업무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클라우드 기반의 행정 업무 플랫폼 ‘온무실’을 도입하였으며, 이 중 ‘행발(행동특성 및 종합의견) 생성기’는 특정 단어를 문장으로 확장해 주는 기능으로 교사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AI를 활용한 학생부 작성을 통해 교사들은 기존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챗GPT 등을 활용하면 “30분 걸리던 작업을 15분 만에 완료할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며, 온라인 커뮤니티와 메신저를 통해 AI 기반 학생부 작성법과 명령어 입력법이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일부 교육청에서는 AI 활용법을 다루는 연수를 운영하기도 한다.

그러나 AI의 활용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이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학생부가 대학 입학 전형의 중요한 평가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AI 기반 학생부 작성의 신뢰성과 공정성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렇다면 AI가 생성하는 학교생활기록부에는 어떤 문제점이 있으며,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본 기사에서는 AI 기반 학생부 작성의 주요 문제점과 극복 방안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문제점을 몇 가지 알아보자.

첫째,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반적인 문장을 생성하기 때문에 학생 개개인의 고유한 특성과 개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획일화된 문장이 많아지면서 학생 간 차별성이 드러나지 않아, 개성이 부족한 학생부가 대학 입시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둘째, AI가 학생의 경험을 바탕으로 글을 생성한다고 해도, 실제보다 과장되거나 왜곡된 표현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AI는 학생의 활동과 성취를 직접 관찰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성된 내용이 사실과 다를 수 있으며, 이는 면접 과정에서 불일치한 답변으로 이어져 신뢰도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 학생부는 교사가 학생과의 직접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AI는 학생의 성장 과정과 특성을 온전히 반영하기 어렵다. 대학에서는 학생부의 진실성을 중요하게 고려하는데, AI가 작성한 학생부는 신뢰성 문제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셋째, AI를 활용하면 교사의 주관적인 평가가 배제되어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학생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 부족으로 인해 평가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 특히 교과 성취도나 인성 평가에서 AI는 실제 평가 기준과 맥락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학생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반영하는 데에서 변별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넷째, AI 활용에 대한 명확한 기준과 윤리적 합의가 부족한 상황에서 학생부 작성에 AI가 무분별하게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학생부는 공식적인 교육 기록이므로, 허위 기재 시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AI는 기존 데이터를 학습해 문장을 생성하기 때문에, 여러 학생의 기록이 유사해질 가능성이 높다. AI 활용이 확산되면 학생부 내용이 지나치게 비슷해져 표절 논란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입시 공정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섯째, 학생부 작성 과정은 학생이 자신의 경험을 되돌아보고 정리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AI가 이를 대신 작성할 경우, 학생이 자신의 학습과 성장을 직접 돌아보고 표현하는 기회가 줄어들어 창의적 사고와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AI가 작성한 학생부에 오류가 발생했을 경우, 그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 학교 측 모두가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또한 AI 시스템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도 존재한다.

이처럼 AI가 학생부 작성에 활용되면서 효율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신뢰성과 공정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AI가 생성하는 학교생활기록부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진정성을 유지하면서도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첫째, AI를 활용하더라도 기본적인 내용(경험, 활동, 느낀 점)은 학생 본인이 직접 작성해야 한다. AI가 생성한 글을 그대로 제출하지 말고, 이를 참고용으로 활용하여 자신의 개성과 경험을 반영하며 문장을 정리하거나 표현을 개선하는 용도로만 사용한다. 즉, AI는 보조 도구로 활용하되, 학생 본인이 직접 작성하여 자신만의 개성과 경험을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AI가 생성한 기록을 바탕으로 학생과 교사가 소통하며 기록의 정확성과 공정성을 높여야 한다. AI가 생성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교사의 주관적인 평가와 관찰 내용을 추가하여 인간적인 요소를 보완하고, 학생 개별의 특성과 성장 과정을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은 자신의 활동과 성과를 스스로 평가하고 기록하여, AI가 생성한 결과를 보완함으로써 학생부의 완성도를 높인다.

셋째, AI가 생성한 글이 여러 학생들 사이에서 유사하게 사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표절 검사 도구(예: 카피킬러, GPT킬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문장이 지나치게 포장되거나 일반적인 표현이 많을 경우, 이를 수정하여 본인의 경험에 맞게 구체적이고 차별화된 내용을 반영하고, 학생의 강점, 관심사, 성장 가능성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여 표준화를 피해야 한다.

넷째, 학생 스스로 자신의 활동을 기록하고 평가하는 자기 평가 시스템을 도입하여,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습 목표를 설정하여 개선해 나가는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를 통해 창의적이고 자기 주도적인 작성 습관을 기를 수 있다.

다섯째, 학생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하고, AI 시스템의 데이터 사용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마련하여 데이터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AI의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공정성을 확보하고, 편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AI를 활용한 학생부 작성 시 학생의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교육부나 학교 차원에서 데이터 사용에 관한 명확한 규정과 윤리적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객관식 시험 위주의 평가에서 벗어나 수행평가, 프로젝트 학습, 포트폴리오 평가 등 다양한 평가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학생의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 협업 능력 등 다양한 역량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대학은 학생부 외에도 면접, 논술, 실기 등 다양한 평가 요소를 활용하여 학생을 선발하고, 학생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심층적인 평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AI가 일상은 물론 교육 현장에까지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현실에서, 이에 따른 문제점을 살피고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AI는 학생부 작성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으며, 문장 정리나 표현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진정성이 담긴 학생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학생 본인의 경험과 개성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 인간의 판단과 감성이 결여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AI는 보조 도구로 활용하되 교사의 전문성과 학생의 개별성을 최대한 반영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AI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점은 최소화하는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 우상태 기자(중앙에듀 대입 비교과 컨설턴트 / 대전 대신고등학교모의면접위원 /(전)송파청솔 대입종합학원 대표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