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광복절을 즈음해서 대학입시 수시전형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내년 2026학년도 대입을 치르는 현 고교 2학년 학생에게 대입을 준비하는 기간이 딱 1년 앞으로 다가왔다는 의미다.
아직 멀게만 느껴지겠지만 시간은 빠르다. 개학과 동시에 학교별로 2학기 중간고사와 9월 모의평가가 진행되면 한 학기가 훌쩍 지난다. 고2 겨울방학은 길고 긴 대입 레이스에서 사실상 마지막 방학이다. 때문에 고2 학생이라면 지금 현재 반드시 점검해야할 키워드들이 있다.

■ 2026학년도 대입 전형 어디까지 알고 있니?
수능시험 출제기관인 대학교육협의회가 공개한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발표 자료(2024. 4. 30. 기준)’에 따르면 2026학년도 대학입시는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45.0%, 학생부종합전형 23.6%, 논술전형 3.6%, 정시 수능위주전형 18.5% 등으로 실시된다.
수치만 놓고 보면 학생부교과전형 선발이 가장 많다고 할 수 있지만 이는 전국 대학을 다 합친 비율이다.
박종익 더바른입시 대표는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서울권 대학들의 경우 정시 선발비율이 40%가 넘는 곳이 많으며, 수시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 선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또 대학 간 차이도 크기 때문에, 체크해야 할 것은 전체 통계가 아닌 '수험생 자신이 목표로 하는 대학'의 선발 방식이다"라고 강조했다.
대학의 선발 방식은 같은 유형의 전형이라 하더라도 서로 다르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서울대와 연세대는 1단계 서류평가 후 2단계에서 면접을 치러 학생을 선발하지만, 고려대(학업우수전형)과 서강대 등은 면접 없이 서류로만 학생을 선발한다.
정시전형도 마찬가지다. 서강대와 같이 계열 관계없이 수학이 매우 강조되는 대학도 있고, 영어 절대평가에도 불구하고 연세대처럼 영어 등급 간 점수차이가 비교적 큰 대학도 있다. 따라서 고2 학생들은 대학이 발표한 2026학년도 전형계획을 통해 자신이 목표하고 있는 대학의 선발 방식에 대한 이해를 갖출 필요가 있다.
대학별 세부 변경사항도 필히 체크해야 한다.
전년도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 변화가 자신에게 유리할지, 불리할지를 따져보고 부족한 부분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려대, 서울시립대 등은 학생부교과전형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완화했다. 또 성균관대는 학생부교과전형 평가 방법을 변경하여 정량평가에서는 교과목을 A군과 B군으로 분리하여 계산하고, 정성평가에서는 출결상황을 반영한다. 이화여대는 교과전형에서 면접을 폐지하고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이처럼 선발 방법에서 변화가 있는 전형은 과거 입시 결과를 참고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
■ 과거 입시결과 반드시 확인해야
희망하는 대학의 과거 입시결과를 확인하는 것은 구체적인 목표 수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과거 입결자료는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나 대입포털사이트 '어디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형별 입시결과가 공개돼 있어 관심 대학의 입시 결과를 비교 분석할 수 있다.
다만, 전년도 결과가 올해 그대로 유지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별히 점수가 높거나 낮은 모집단위의 경우 지원자의 심리에 따라 전년도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니 2년 전, 3년 전 입시결과까지 함께 참고할 것을 권한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된 전형이라면 자신이 대입을 치르는 해와 기준이 동일한지도 비교해야 한다.
김진환 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은 "2026학년도에 일부 대학의 수능최저기준이 완화되었는데, 기준이 낮아질 경우 일반적으로 합격선이 올라가기 때문에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이 외에 면접이나 서류평가 등 전형상의 변경사항도 입시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체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시 수능의 경우, 입시결과 공개 시 국어, 수학, 탐구 영역의 평균 백분위로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정시는 대학마다 영역별 반영비율이 다르고, 백분위가 아닌 표준점수를 활용하는 곳이 많아 평균 백분위를 그대로 적용시켜 가이드를 잡기에는 한계가 있다. 더구나 고2 때의 모의고사 성적과 실제 수능 성적과는 차이가 큰 편이어서 이러한 점들을 감안하여 좀 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 학생부 점검하기
많은 고2 학생들이 수시 학생부위주 전형을 염두에 두고 대입을 준비한다. 보다 전략적인 준비를 위해서는 당연히 자신의 학생부를 미리 점검하는 것이 좋다. 희망하는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충족시킬 만한 내신성적인지, 활동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
2학년 내용이 모두 기재되어 있지는 않지만, 현재까지 기록된 것을 보면서 본인이 내세울 수 있는 역량을 더욱 강조할 방안을 생각하거나 부족해 보이는 점을 만회할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이 때 자신의 학생부 경쟁력을 스스로 판단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니 기본적으로 학교 선생님을 통해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또 주요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학생부종합전형 가이드와 같은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좋은 또는 그렇지 않은 학생부 사례를 제시해주기 때문에 대학의 학생부 평가 방식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일부 교육청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 사례집과 같은 자료를 만들어 학생들의 대학 합격, 불합격 사항과 더불어 주요 활동, 성적 등의 정보를 함께 제공하고 있다. 번거로울 수 있지만 이런 과거 사례를 확인하는 것은 남은 고교 생활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한 힌트가 될 수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2학년 1학기까지의 교과성적이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여름방학은 현재의 상황을 점검하고 전략을 세우기에 좋은 시점이다"라며 "2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지금까지 자신이 이루어 낸 성과를 냉정하게 평가해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남은 고교 생활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