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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최저'가 대입 합격 가능성 좌우한다
'수능 최저'가 대입 합격 가능성 좌우한다
  • 김상희 기자
  • 승인 2024.06.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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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 학생들이 선호하는 서울권 주요 대학들의 합격 가능성을 좌우하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수능 최저'다.

'수능 최저'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의 줄임말로 대학들이 정해 놓은 수학능력시험 등급 기준을 말한다.

수능 최저는 정시는 물론 수시에서도 중요한 기준점이 되고 있다. 수시전형에서 정량평가 성격이 강한 학생부교과전형과 논술전형의 상당수가 '수능 최저'를 강조한다. 대표적인 정성평가인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일부 대학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김진환 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전형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당연히 해당 조건을 맞출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원하지만 실제 수능에서 모두가 원하는 만큼의 결과를 얻는 것이 아니어서 수능 최저로 인해 불합격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며 "대학에서 설정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그만큼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2024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는 상당한 영향을 줬다. 때문에 전형에 따라 '수능 최저'의 영향력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올해 2025학년도 대입 전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 수시 학생부교과전형

2024학년도 학생부교과전형의 수능최저 충족률 또는 실질 경쟁률을 발표한 일부 대학들의 자료를 보면, 수능 최저로 인해 최종 경쟁률이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수능 최저를 충족할 경우 합격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일 수 있다는 의미다.

수능 최저 충족률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이 높을 수록 낮아졌다. 고려대의 경우 57.0%의 충족률을 기록했다.  인문계열에서 최저기준을 완화하면서 충족률이 상승했지만 자연계열의 충족률이 하락하면서 전체 충족률은 2023학년도(62.4%)에 비해 낮아졌다.

다른 대학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평이한 기준을 적용한 경희대와 서강대의 경우 70%대의 충족률을 보였고, 중앙대는 3분의 2 수준으로 낮아졌다.

학생부교과전형의 특성상, 여러 대학에 중복 합격하여 이탈하는 학생들로 인한 충원율까지 고려하면 최종 경쟁률은 더 낮아진다.

추가합격 인원까지 반영한 자료를 공개한 서강대의 경우, 교과전형에서 309.0%의 충원율을 기록하며 최종실질경쟁율이 1.47:1까지 낮아졌다. 최초경쟁률(8.1)의 18.1% 수준이다.

■ 수시 논술전형

논술전형에서는 논술고사 결시율이 실질 경쟁률에 큰 영향을 준다. 대부분 학생부만 제출하면 되는 교과전형과 달리, 논술전형은 지원 후에도 논술고사 응시 여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결시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수능에서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받아 논술고사에 응시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수능최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판단 하에 시험을 치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응시자 중에서도 수능최저를 충족한 비율이 높지 않아 실질 경쟁률은 매우 낮아진다.

논술을 응시하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인원의 비율 또는 이에 따른 실질 경쟁률을 공개한 경희대, 동국대, 성균관대, 그리고 대학이 공개한 자료로 추정이 가능한 서강대를 보면 모두 논술을 응시하고 수능최저를 충족한 비율이 40%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국대와 성균관대는 실질 경쟁률이 20%대 수준으로 낮아져, 수능최저만 통과해도 합격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

한편, 대학들이 대체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완화하는 추세에서, 경희대는 올해 교과전형과 논술전형의 최저기준을 소폭 강화했다.

탐구 영역 적용 시 1과목만 반영해 오던 것을 올해부터는 2과목의 평균등급으로 반영하도록 한 것이다. 탐구 영역 1과목을 포함해 수능최저를 충족시키는 수험생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올해 수능최저 충족률이 낮아질 수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올해는 의대 증원 등의 이슈로 상위권 N수생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능최저 충족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수능 최저 통과 시 합격 가능성이 예년에 비해 더 높아질 수 있는 만큼 기말고사 이후에는 수능 준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