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를 향한 공정성을 논할 때 반드시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 점수로 줄을 세워야 정당하다는 관점과 공부를 할 수 있는 출발선 자체가 공정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후자의 시각에서 탄생한 제도가 기회균형특별전형이다.
기회균형전형은 정원외 특별전형이다. 생활이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어서 학업에 매진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지난 2009학년도 입시부터 도입된 전형이다.
당연히 일반전형과 다르게 기초생활수급자나 농어촌 지역 학생 등으로 지원자격이 제한된다.
기회균형 특별전형은 선발인원이 전체 모집인원의 10% 정도로 적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원자격 제한 때문에 다소 낮은 경쟁력으로도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때문에 지원자격을 갖춘 학생이라면 기회를 적극적으로 살릴 필요가 있다.
다만, 경쟁률이 낮아도 엄연히 정원외 전형이므로 선발인원이 적고 경쟁률은 상당히 불규칙하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일반전형보다 낮은 경쟁률을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반대로 일반전형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경우도 볼 수 있다"며 "인원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리스크가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다수가 지원할 경우에는 오히려 일반전형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기회균형전형, 전년 대비 990명 증가
2025학년도 대입 기회균형전형 선발인원은 전년 대비 990명 증가한 3만 7424명이다.
수시전형에서 876명 늘었고, 정시전형에서 114명이 증가했다. 단, 수시 선발인원 증가는 만학도(성인학습자)전형의 증가로 인한 것이어서 고등학교 졸업(예정)자들의 기회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로 선발인원이 가장 많은 기회균형 선발 대상자(통합)유형은 182명이 감소한 7803명을 뽑는다.
또 농어촌·도서 벽지 학생 유형에서는 321명을 줄어든 7599을 선발한다.
만학도를 제외한 대부분 유형의 선발인원이 줄었다.
그럼에도 수시 선발인원은 3만 3686명으로 정시 선발인원인 3738명에 비해 상당히 많다. 따라서 지원자격을 갖춘 수험생이라면, 수시 전형 위주로 지원을 먼저 고려할 필요가 있다.
■ 기회균형 선발 대상자(통합)
기회균형 선발 대상자(통합)전형은 기회균형 지원자격 중 2개 이상의 지원 자격을 선택해 학생들을 통합 선발하는 전형이다. 기본적으로 국가보훈 대상자나 농어촌, 저소득층을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서울지역 대학의 경우, 해당 전형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다. 강서대, 덕성여대, 명지대, 서경대, 한국성서대 만이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선발한다.
전년도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선발하던 삼육대는 올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운영방식을 변경해 지원시 주의가 필요하다.
학생부종전형으로 선발하는 경우, 일반 전형과 유사하게 서류 100%로 학생을 선발하거나 단계별 전형으로 1단계에서 서류 100%로 모집 정원의 일정 배수를 선발한 뒤에 2단계에서 면접을 치르기도 한다.
수험생들 중에는 일반 전형과 기회균형 전형에 중복지원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면접일정 등이 다른 전형과 겹치는 경우 중복지원을 금지하는 대학들이 있으므로 이를 잘 살피고 지원해야 한다.
■ 농어촌 학생 전형
농어촌 학생 전형의 지원자격은 2가지 유형으로 부여된다.
'유형 1'은 농어촌 지역의 중∙고등학교에서 6년 동안 모든 과정을 이수하고 본인과 부모 모두 농어촌 지역에 거주한 자를 대상으로 한다.
'유형 2'는 농어촌 지역의 초∙중∙고등학교에서 12년 동안 모든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재학 기간 중 본인이 농어촌 지역에 거주한 자를 대상으로 한다.
농어촌 지역이 도시에 비해 다소 열악한 교육환경을 가졌기 때문에 해당 학생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많은 대학들이 두 가지 유형 모두를 대상으로 선발하지만 국민대처럼 하나의 지원자격만을 인정하는 경우도 있으니 이 역시 꼼꼼히 살피고 지원해야 한다.
2025학년도 수시 농어촌 학생 전형은 선발인원이 7599명으로 통합 전형 다음으로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
그러나 서울지역 대학들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수시에서는 기회균형(통합)의 지원자격 중 하나로 취급하고 별도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서 중앙대(139명), 성균관대(100명)와 같은 일부 대학을 제외하면 선발인원이 적다.
대신 서울지역 대학들은 정시에서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 인서울 농어촌 전형에 도전한다면 수시보다는 정시를 적극 공략하는 것이 나은 방법이 될 것이다.
■ 기회균형 특별전형, 무조건 유리한가?
기회균형 전형은 지원자격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입시결과가 낮게 형성되는 편이다. 2023학년도 경희대학교 입시결과를 살펴보면 일반전형의 최종등록자 상위 70%컷 평균은 89.1이었지만 농어촌 전형은 84.8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개별 학과 단위로 보면 농어촌 전형의 입시결과가 오히려 높게 나오기도 한다.
예를 들어 경희대 행정학과는 최종 등록자 상위 70% 컷이 농어촌전형 90.3, 일반전형 89.2로 농어촌전형의 평균이 더 높았다.
기회균형 전형은 선발인원이 적은 만큼 변수도 크기 때문에 대학을 지원할 때 모두 기회균형으로 지원하기 보다는 일반 전형과 적절한 비율로 섞어 지원해야 하는 것이 낫다는 분석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기회균형 전형은 전체 선발의 10% 정도 밖에 안되지만 다소 낮은 경쟁력으로 선호도 높은 대학에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서울 지역 대학의 경우에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과 정시 위주로 선발하기 때문에 별도로 준비할 것이 많지 않다. 따라서 자격이 되는 학생이라면, 일반전형과 기회균형 비율을 2대 1이나 1대 1 비율 정도로 지원해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