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수능 수학 1등급 고3 학생수, 의대 정원의 6배…비수도권은 2배 안팎
수도권 수능 수학 1등급 고3 학생수, 의대 정원의 6배…비수도권은 2배 안팎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4.03.1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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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지역 의대 입학, 수도권이 지방 대비 4배 어려워

대입 수능시험에서 수도권과 지방권 학생들의 수학 1등급을 받는 비율이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의과대학 정원을 기준으로 할 때, 수도권 수학 1등급 학생수는 6.3배, 지방권은 절반 수준 이거나 절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내용은 입시전문기업 종로학원이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지난 2023학년도 수능 결과발표를 토대로 분석한 자료다.

정부가 의과대학 모집정원을 늘리고, 지역인재전형을 확대하는 가운데 커지는 파이가 어느 지역에 집중되는지에 따라 지역간 의대 경합구도에도 격차가 커질 수 있는 것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종로학원은 평가원이 밝힌 전국 지역별 수학 1등급 학생수 비율과 해당 지역별 수능 응시생수 토대로 '수능 수학 1등급 학생수 VS 의대 모집정원(지역별)' 통계를 추정했다.

의대 모집 정원은 2025학년도 전형계획을 기준(정원내)으로 했고, 차의과대학은 의전원인 관계로 제외했다.

■ 수도권 수능 1등급, 의대 모집 정원의 6.3배

수능시험에서 수학 1등급을 획득한 인원은 수도권은 수도권 의대 모집정원의 6.3배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

2023학년도 고3 수험생을 기준으로 서울·수도권 수능 수학 1등급은 6277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12개 의대 993명 모집정원의 6.3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서울권은 3284명으로 추정되며 서울권 9개 의대 모집정원 864명대비 3.8배 정도다.

경기·인천권은 2993명으로 경인권 3개 의대 모집정원 129명의 23.2배에 달한다.

■ 6개 권역별 수학 1등급 VS 지역별 의대 모집정원 비교

조사기간 강원권의 수능 수학 1등급 인원은 97명으로 추정되며 강원권 4개 의대 모집정원 267명보다 170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강원권은 2등급 학생까지 341명으로 추정된다.

호남권은 709명으로 호남권 4개 의대 모집정원 485명 대비 1.5배를 보였고, 충청권은 수학 1등급 771명으로 7개 의대 421명 대비 1.8배를 기록했다.

부산·울산·경남권의 수학 1등급은 919명으로 6개 의대 459명 대비 2.0배였고, 대구.경북권은 756명으로 5개 의대 351명 대비 2.2배로 나타났다.

제주권은 94명으로 1개 의대 40명 대비 2.4배 수준이다.

■ 자기 지역 의대 가기, 서울권이 지방보다 4배 어려워

수학 1등급 학생수 기준으로 볼 때, 서울.수도권이 평균 지역내 의대 모집정원대비 6.3배, 지방 6개 권역은 1.7배 수준으로 수능 기준으로는 서울.수도권 학생이 지방권에 비해 약 4배 가까운 수치를 보였다.

그만큼 서울권 학생들이 서울에 소재한 의대에 진학하려면 더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또 2023학년도 수능을 기준으로 전국 권역별 '수학 1등급 학생 비율'은 서울이 서울권 전체 응시생의 6.2%, 대구는 3.5%, 대전 3.4%, 경기 3.4%, 세종 3.2% 순으로 높았고, 충북은 충북지역 전체 응시생 중 1.1%, 전남 1.2%, 강원 1.2%, 경남 1.4%, 경북 1.7% 등으로 나타났다.

해당 비율은 2023학년도 평가원 수능 지역별 1등급 비율 발표 기준이며 지역내 고3 응시 학생수를 적용한 결과다. 재수생은 평가원 데이터 공개에서 빠졌다.

■ 향후 지역별 의대 경쟁 구도 주목

종로학원은 이번 분석이 지역별 이과 학생수, 의대 모집정원 지역별 확대 규모, 지역인재 선발 규정 등의 변수와 더불어 지역별 의대 경쟁구도 및 격차가 현재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또 수능 수학과목을 분석의 주요 기준으로 특정한 이유는 2022학년도 문이과 통합수능을 도입한 이후 수학 1등급은 사실상 이과(미적분, 기하) 학생이 90% 이상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의대는 수학과목에서 미적분, 기하를 선택하도록 요구하거나 해당 과목에 가산점을 주는 대학이 대부분이어서 의대 지원자는 사실상 이과학생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2022학년도 통합수능이 도입된 후 수학 1등급은 전체 학생 중 90%대 이상까지 미적분, 기하를 선택한 이과 학생들로 추정된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이과 최상위권 학생 중에서도 상당수는 이공계 일반학과로 진학하는 점으로 볼때 지역에 따라 수능 최상위 고득점 학생들은 지역내 의대 모집정원 대비 추정치보다 더 적은 수가 될 수 있다"며 "의대 모집정원 확대에 따라 이 수치가 더 줄어드는 지역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