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성적 고3 간다?"...실제로 분석했더니
"중3 성적 고3 간다?"...실제로 분석했더니
  • 김상희 기자
  • 승인 2024.01.16 1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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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학닷컴 회원 12만5천여명 분석..."고교생 90% 성적 변화 거의 없어"

입시업계에서 유명한 말이 있다. '중학교 3학년 성적이 대학교 입학 성적'이라는 우스갯소리다.

학원가에서 만들어낸 말같지만 실상을 뜯어보면 전혀 낭설은 아니다. 고등학교 입학하면 수험생과 학부모의 최대 관심사는 내신성적이다. 고교내신 성적을 기초로 한 수시전형이 대입에서 70%를 차지하는 만큼 입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면 내신성적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수많은 중학생과 예비 고1 학생들이 선행학 등 고등학교 과목에 대한 사전 준비에 몰두한다.

물론 막연히 공부한다고 해서 모두가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성적을 올리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다만, 중3 성적이 대입 성적이냐는 문제는 한번쯤 실체가 궁금한 대목이다.

입시전문기업 진학사가 실제 고등학생들의 입학 후 성적 변화 현황을 분석했다. 물음에 대한 대답으로 충분한 데이터다.

■ 첫 학기 1등급대 학생 10명 중 8명은 3학년까지 평균 1등급대 유지

진학사는 최근 2년간 진학닷컴에 3학년 1학기까지의 국어, 수학, 영어, 사회(한국사 포함), 과학 내신성적을 입력한 학생들을 분석했다.

전체 중 65.1%의 학생들은 고등학교 입학 후 첫 학기에 받은 성적과 전 학년(3학년 1학기까지의 5개 학기) 평균 성적이 동일한 등급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4.9%의 학생들이 등급에 변화를 보였지만 대부분은 1-1학기 성적과 비교해 1개 등급 구간 내에서만 변화를 보였고, 2개 등급 구간 이상으로 성적 변화가 컸던 학생은 전체의 1.2%에 불과했다.

특히 아래 표와 같이 상위권일수록 등급 유지 비율이 높아, 첫 학기에 1등급대를 기록한 학생들의 78.5%는 3-1학기까지의 종합 평균 등급도 1등급대로 유지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 90% 이상이 비슷한 성적으로 마무리

1학년 1학기 성적 구간을 0.5등급으로 조금 더 세분화해서 살펴보면, 첫 학기에 1등급 초반의 성적을 받은 학생의 95.0%는 3학년 1학기까지 평균 1등급대를 기록하며 큰 성적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다른 구간에서도 대체로 첫 학기 성적과 비슷한 범위에서 5개 학기 전체 성적을 마무리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1등급 후반~2등급 초반으로 스타트를 끊은 학생들의 경우 96% 가까이가 1~ 2등급대의 종합성적을 기록했고, 2등급 후반~3등급 초반으로 시작한 학생들의 95% 정도가 2~3등급대의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3등급 후반~4등급 초반 성적으로 시작해 비슷하게 최종 성적 3~4등급대를 기록한 학생도 92%가 넘었다.

이는 고등학교 입학 전에 형성된 공부습관 및 방법이 고등학교 진학 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등학생이 되면 공부의 난도가 높아지고 학습량도 많아지게 되는데, 주어진 시간 내에 이를 소화해 내려면 탄탄한 기초와 더불어 자신에게 맞는 공부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선 순수한 자기 공부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학생들이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공부 루틴을 벗어나지 않는다. 메타인지가 부족한 채로 사교육과 숙제로만 이루어지는 공부를 고등학교 이후에도 이어가는 경우가 많아 성적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반면, 위와 같은 상황에서도 성적이 상승한 학생들이 있다. 3등급 초반으로 시작해 1등급대를 만든 학생도 있으며, 첫 학기 성적이 5등급대였지만 최종 2등급대로 마무리한 학생도 있다. 충분한 의지와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의미 있는 성적 향상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고교 진학 후 대부분의 학생들이 중학교 때보다 열심히 공부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자신만 성적을 올리는 것은 쉽지 않다. 고교 입학 전 마지막 방학인 현 시기가, 자신의 공부 상황을 명확히 알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최고의 시기다”라며 "공부는 하고 있으나 확실히 내 것으로 소화했다는 판단이 들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자신의 공부습관을 냉철히 모니터링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는 것이 고등학교 입학 후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길이다. 이는 고1-2 학생들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