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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최저' 넘기면 대입 수시 합격가능성 7배 상승
'수능 최저' 넘기면 대입 수시 합격가능성 7배 상승
  • 김상희 기자
  • 승인 2025.07.0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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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최저 총족 따라 실질 경쟁률과 최종 경쟁률도 낮아져

대학입시에서 수시전형은 모집 전체 인원의 70% 가까이 선발하는 전형이다. 수시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를 기반으로 고교 내신 성적과 활동 이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선발 방식이다. 상대적으로 정시전형은 대입수학능력시험 성적으로 합격생을 뽑는 선발 방식이다.

여기서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오해를 한다. 수시전형은 수능 시험과 별개라고 생각하기 쉽다.

사실 학생부중심 수시전형이 설계될 때만해도 그랬다. 수시전형은 학교 정상화와 균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쉽게 말해 단판 승부인 대입 수능 성적으로 줄을 세워서 학생을 선발하지 않고, 고교 3학년 동안의 노력과 진로적성에 대한 고민을 포괄적으로 들여다보자는 취지로 탄생했다. 여기에 대형학원이 즐비한 도시권과 학교 교육 외에는 접할 기회가 없는 지방 소도시의 학생들의 교육 격차를 줄이자는 취지가 더해졌다. 이에 따라 전국의 모든 고교의 등급 기준이 대입에서 동일하게 적용됐다.

그러다 보니 오류가 생겼다. 같은 2등급이라도 서울 등 대도시 학교와 시군 단위 학교 2등급은 절대적인 간극이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체재로 수능 등급 기준이 생겼고, 대학들이 각각 제시하는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생겼다.

때문에 아무리 수시전형이라도 인서울 주요 대학에 합격하려면 수능 시험은 매우 중요하다. 인서울 대학들의 '수능 최저'는 수시 학생부교과전형과 논술전형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는다.

대입 전문기업 진학사에 따르면 지난해 2025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수험생은 합격 가능성이 7배 이상까지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진학사는 2025학년도 수시전형에서 수능최저기준 충족치 결과를 공개한 대학들의 자료를 분석했고, 수능최저 총족 여부에 따라 실질 경쟁률을 비롯한 최종 경쟁률까지 상당히 낮아졌다고 밝혔다.

■ 학생부교과전형

진학사 분석에 따르면, 2025학년도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수능최저 충족률 또는 실질경쟁률을 발표한 일부 대학들의 자료를 토대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자만을 대상으로 한 실질경쟁률이 최초경쟁률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을 알 수 있다. 수능최저를 충족할 경우 합격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가장 높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 고려대의 경우 61.3%의 수능최저 충족률을 기록해 원서접수 당시 9.1 대 1이었던 경쟁률이 실질적으로는 5.6 대 1 수준으로 낮아졌다. 한국외대(서울)는 지원자 중 55.8%만이 수능최저 조건을 통과하여, 최초 경쟁률 10.0 대 1에서 실질경쟁률 5.6 대 1로 낮아졌다. 

교과전형의 특성상, 여러 대학에 중복 합격하여 이탈하는 학생들로 인한 충원율까지 고려하면 최종 경쟁률은 더 낮아진다. 추가합격 인원까지 반영한 자료를 공개한 서강대의 경우, 교과전형에서 387.6%의 충원율을 기록하며 최종실질경쟁률이 2.10:1까지 낮아졌다. 최초경쟁률(15.04)에 비해 합격 가능성이 7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 논술전형

논술전형에서는 논술고사 결시율이 실질 경쟁률에 큰 영향을 준다. 대부분 학생부만 제출하면 되는 교과전형과 달리, 논술전형은 지원 후에도 논술고사 응시 여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결시자가 생기기 마련이다. 수능에서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받아 논술고사에 응시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수능최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판단 하에 시험을 치르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응시자 중에서도 수능최저를 충족한 비율이 높지 않아 실질 경쟁률은 더욱 낮아진다.

논술 시험에 응시하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한 인원의 비율 또는 이에 따른 실질 경쟁률을 공개한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한국외대의 자료를 분석해 보면, 논술을 응시하고 수능최저를 충족한 인원이 최초 지원자의 3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고려대의 경우, 과락 학생들까지 제외하면 경쟁률이 9.13:1로 낮아져, 최초 경쟁률의 7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충원율까지 고려하면 최종실질경쟁률은 더 떨어진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전형에 지원하는 수험생들은 당연히 그 조건을 맞출 것이라 생각하고 지원하지만, 실제로는 해당 조건을 충족시키지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결국 대학이 제시한 수능최저를 충족하면, 그만큼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기말고사 이후에는 수능 준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합격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철저하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