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커지는 수능 파워, "2025학년도 수시전형에도 영향 높아"
갈수록 커지는 수능 파워, "2025학년도 수시전형에도 영향 높아"
  • 김상희 기자
  • 승인 2024.01.2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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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시 시스템이 크게 수시 학생부중심전형과 정시 수능 전형으로 구분되는 가운데 수능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입시의 기본 틀인 정량평가(점수 등급)와 정성평가(학생부 이력) 사이에서 대표적인 정량평가인 수능시험이 수시전형에도 중요해 지고 있다.

모든 대학들이 수능 성적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인서울 대학과 상위권 대학들이 수시전형에서도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김진환 전 성균관대입학상담관은 "N수생이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수능최저 충족 여부는 당락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며 "올해(2025학년도)에는 수시에서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대학이 더 늘어 수험생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상위권 수시 수능최저 적용 대학 늘어

우선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수능 영향력이 커진 대학은 연세대와 한양대 등이 꼽힌다.

2024학년도까지 교과전형에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두지 않았던 연세대와 한양대가 2025학년도에는 수능최저를 반영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학생부교과전형을 운영하지 않는 서울대를 제외한 10개 대학 가운데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대학은 이화여대만 남게 되었다.

연세대의 경우, 학생부교과전형인 추천형에서 면접을 폐지하며 전형방법을 ‘교과100’으로 변경한 대신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했다. 최저기준은 영어 3등급 이내를 공통으로 하고, 인문계열은 국, 수, 탐(1) 중 2개 등급 합 4 이내, 자연계열은 국, 수(미/기), 과탐(1) 중 수학 포함 2개 등급 합 5 이내, 의예/치의예/약학과는 국, 수(미/기), 과(1) 중 2개 1등급이다.

한양대는 국, 수, 영, 탐(1) 중 3개 등급 합 7 이내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한다. 기존의 ‘교과100’에서 ‘교과90+교과정성평가10’으로 변화를 준 것도 특징이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수능 비중이 커진 학교는  서울시립대와 한양대 일부 전형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대부분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없는 것이 특징이지만, 서울대(지역균형전형)를 비롯해 고려대(학업우수전형),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은 종합전형에도 수능최저를 적용해왔다. 여기에, 2025학년도에는 서울시립대와 한양대가 새롭게 합류했다.

한양대는 일반전형으로 운영하던 학생부종합전형을 2025학년도에는 추천형과 서류형, 면접형으로 나누었는데, 이 중 추천형은 교과전형과 같이 고등학교 추천이 필요하며 수능최저학력기준(교과전형과 동일)을 적용한다.

서울시립대는 전형 종류는 그대로 유지한 가운데, 국제관계학과, 경영학부, 도시사회학과에서만 선발하던 학생부종합전형Ⅱ(서류형) 대상을 대부분의 모집단위로 확대하면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도입했다. 기준은 국, 수, 영, 탐(1) 중 2개 등급 합 5 이내 및 한국사 4등급 이내이다. 단, 경영학부에는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

논술 전형에서도 수능 파워가 커졌다. 대표적으로 고려대가 해당된다.

그동안 논술전형을 실시하지 않았던 고려대가 7년 만에 논술전형을 다시 도입했다. 고려대 논술전형에도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며, 기준은 경영대학을 제외한 모집단위의 경우 국, 수, 영, 탐(1) 중 4개 등급 합 8 이내 및 한국사 4등급 이내이다. 경영대학은 4개 등급 합 5 이내로 기준이 매우 높다.

■ 수능 선택과목, 전략적 판단 중요

2025학년도 대입 특징 중 하나가 정시에서 수능 선택과목과 관계없이 자연계열 모집단위에 지원 가능한 대학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2024학년도에도 이미 서강대, 성균관대 등 일부 대학에서 계열에 따른 선택과목 제한을 완화했는데, 2025학년도에는 17개 대학이 추가로 수능 미적분/기하(수학 영역), 과탐(탐구 영역) 필수 반영을 폐지함으로써 수험생들의 선택권을 확대했다.

대교협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발표(2023.4)를 토대호 해당하는 17개 대학은 건국대, 경희대, 광운대, 국민대, 동국대, 서울과기대, 성균관대, 세종대, 숭실대, 아주대, 연세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 한국항공대, 한양대, 한양대(ERICA) 등이다.

하지만 선택과목은 열어두더라도 자연계열 지원 시 과탐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곳이 많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사탐 과목이 일반적으로 과탐 과목에 비해 학업 부담이 적다고 하지만, 학업 부담이 적은 것과 고득점을 받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또한 여전히 자연계열 모집단위 지원 시 수학 및 탐구 선택과목을 지정하는 대학들이 있다. 서울대와 홍익대는 2025학년도에도 수학 영역과 탐구 영역에 모두 지정 과목을 두어 수학은 미적분 또는 기하, 탐구는 과탐 응시자만 지원이 가능하다. 고려대의 경우 수학 선택과목은 제한하지 않았으나 탐구 영역 응시를 과탐으로 지정했고, 서울시립대는 탐구는 사탐/과탐 모두 가능하지만 수학을 미적분/기하로 제한했다. 숙명여대는 일부 자연계열 지원 시 과탐을 1과목 이상 필수 응시해야 하고, 그 중 수학과는 수학 영역도 미적분/기하로만 제한했다.

정시에서는 제한을 두지 않지만 수시에서는 필수 응시과목을 지정하는 대학도 있다. 연세대는 2025학년도 정시에서는 계열에 따른 선택과목 제한 폐지했지만, 수시에서는 자연계열 수능최저학력기준 적용 시 수학은 미적분 또는 기하, 탐구는 과학탐구만 반영하고 있다. 서울시립대도 정시에서와 달리 수시(학생부교과)에서는 자연계열 최저기준에 탐구를 과탐만 적용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올해 상위권 대학에서 수능최저 반영 전형이 늘어나면서 수능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지난해 수능이 어려웠던 데다가 올해에는 무전공 선발, 의대 증원 등의 이슈가 있어 2025학년도에도 N수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재학생들은 평소 내신 준비와 더불어 틈틈이 수능 준비에도 신경 써야 한다"며 "자연계열 지망 학생이 탐구를 사탐으로 준비하고자 할 때에는 희망대학의 선택과목 적용 사항을 꼼꼼히 확인한 후 유불리를 잘 따져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