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능] 불수능 영어영역, 유리한 점수로 만들기..."반영방식부터 알아야"
[대입 수능] 불수능 영어영역, 유리한 점수로 만들기..."반영방식부터 알아야"
  • 김상희 기자
  • 승인 2023.11.27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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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학년도 대입 수능 영어영역이 지난 9월 모의학력평가 만큼 어렵게 출제되면서 1등급비율에 수험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수능 여파로 전년도 비율보다 큰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능에서 영어영역은 절대평가다. 그만큼 다른 영역에 비해 부담이 다소 적은 편이어서 인서울 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수시전형 수능최저기준을 맞추는데 중요한 기준점을 제시한다.

특히 정시에서는 각 대학별로 영어반영 방법이 달라 수능 영어 등급에 따른 전략이 당락에 큰 영향을 준다.

김진환 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은 "영어가 대입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또 스스로의 당락에 어느 정도 비중인지에 대해서는 수능 영어 반영 방식부터 이해해야 한다"며 "대학별 환산점수에 따라 계산이 달라질 수 있고, 전년 대비 대학 모집요강에서 변경사항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 수능 영어 반영방식 이해..."반영 비율 포함 vs 가감점 방식"

대학이 정시에서 영어 성적을 활용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 영어를 포함시키는 방법이고, 둘째는 반영 비율에서는 배제하고 총점에서 가산 또는 감산하는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두번째 방법인 가점이나 감점을 부여하는 경우에는 등급별 점수 차가 크지 않아 영어의 영향력이 작은 편이다.

서울대는 총점에서 영어 등급별로 점수를 감점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수능점수 산출 시 영어를 제외한 국어, 수학, 탐구영역에 가중치를 부여해 총점 600점 만점으로 계산한 뒤, 영어 등급별로 총점에서 일정 점수를 감점한다. 이 때 1, 2등급 간 점수 차이는 0.5점으로 매우 미미하다.

고려대 역시 감산 방식을 적용한다. 총점 1000점(교과우수전형은 800점)에서 영어 2등급은 3점을 감점한다. 다른 영역에서 1문제만 더 맞혀도 극복할 수 있는 점수이기 때문에 영어의 영향력이 작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연세대는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 인문계열은 16.7%, 자연계열은 11%로 영어를 포함시킨다. 영어 등급별 반영점수는 1등급이 100점, 2등급이 95점으로 5점차이지만, 대학의 전형총점인 1000점(한국사 제외)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1등급과 2등급의 점수 차는 인문계열 8.3점, 자연계열 5.6점으로 상당히 크다. 지원자들의 수능 점수 편차가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2등급 이하는 지원이 어려워질 수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때문에 비슷한 성적이라 해도 영어 영역에서 2등급을 받았다면 연세대보다는 고려대에 지원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 대학별 환산점수, 다른 계산 방식 알아둬야

대부분의 대학들은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 영어를 포함시키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전형 총점에 가점이나 감점을 부여하는 대학은 인문/자연계열 기준으로 가톨릭대(간호/약학/의예), 강서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중앙대, 전북대, 충남대 정도이다.

하지만 가감점 방식을 적용하는 대학 간에도 대학마다 등급별로 부여하는 점수가 다르고,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에 포함하는 대학들도 저마다의 환산 점수를 이용하기 때문에 단순히 이분화해서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가감점을 적용하는 고려대의 경우 영어 1, 2등급의 점수 차이는 3점인데 반해, 서울시립대는 25%의 반영비율을 적용하는 모집단위에서도 2점 밖에 차이를 두지 않는다.

■ 전년 대비 변경사항 확인

올해 수능 영어 반영방법에 변화를 준 대학들이 있다. 전년도와 달라진 사항이 있는 경우, 입시결과 참고 시 주의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

우선 건국대와 동국대가 영어 반영비율을 낮췄다.

건국대는 기존 15%에서 올해 10%로, 동국대는 20%에서 15%로 각각 변경했다. 등급별로 부여하는 점수는 전년과 동일하지만, 전형총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짐에 따라 영어 등급 간 점수차는 더 줄어들게 되었다. 영어 성적이 다소 낮더라도 다른 영역이 우수하다면 올해 유리할 수 있다.

영어 반영방법에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곳은 성균관대다. 성균관대는 그동안 영어 등급별 가산점을 부여해왔지만 올해는 반영비율에 10%를 포함시키는 것으로 바꿨다.

등급별 점수 산정 시 다른 대학들과 달리 자체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는데,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를 활용하여 점수를 산출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기존의 가산점 방식에 비해서는 등급 간 점수 차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정확한 점수는 대학이 발표한 이후 알 수 있다.

한국외대는 인문계열 중 영어를 15% 반영하는 모집단위에서 등급별 점수를 조정해 전년도에 비해 등급 간 차이를 더 벌어지게 했다. 해당 모집단위의 경우 1, 2등급 간 점수 차가 전년도에는 0.5점밖에 나지 않았으나 올해는 1.5점으로 늘었고, 3등급 이하에서는 감소폭이 더욱 커져 주의가 필요하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많은 학생들이 대학의 영어 반영비율을 보고 유불리를 판단하지만 동일한 반영비율을 가진 대학이라도 대학마다 등급별로 부여하는 점수가 다르기 때문에 반영비율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모집요강에 제시된 영어 등급별 점수가 그대로 적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대학의 점수 산출방식까지 환산한 뒤 전형총점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확인해야 정확한 유불리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