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폐지 뒷 이야기, "학생부종합 서류형 vs 면접형 뭐가 좋을까?"
'자소서' 폐지 뒷 이야기, "학생부종합 서류형 vs 면접형 뭐가 좋을까?"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3.08.01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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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시는 수시 학생부중심전형과 정시 수능으로 크게 구분된다. 비율은 7대 3 정도다.

수시 비중이 높은 이유는 간단하다. 대학에서 수시전형으로 뽑은 학생들이 적응도 빠르고, 향후 취업에서도 진로적성면에서 탁월한 수치를 보였기 때문이다. 수능이라는 당일치기 성적표 대신 학교생활기록부를 기반으로 고교 3년간의 성적과 활동이력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인재선발에서 대학들이 선호하는 이유다.

중요한 것은 인서울 대학으로 좁히면 수시전형 중에서도 학교생활기록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진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 시절 정시비중 확대 정책으로 펼치면서 학생부를 판단하고, 조언하는 자기소개서를 폐지했다는 점이다. 자소서는 학생이 제출한 학생부에 대해 입학사정관들이 세부적으로 알기 쉽게 가이드해 놓은 '셀프이력 설명서'다.

대학 입장에서는 한정된 분량의 학생부만 놓고 인재를 선발하려니 다른 부분을 강화하는 전략을 세울 수 밖에 없고, 대안으로 나온 것이 '면접 강화'다.

김진환 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은 "자소서 폐지로 현재 대입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은 면접을 치러 학생을 선발하는 경우가 많고, 서강대, 한양대, 홍익대처럼 면접 없이 학교생활기록부만 평가해서 뽑는 방식이 있다. 또 일부 대학은 면접을 치르는 전형과 서류만으로 선발하는 전형 모두 실시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수험생 입장에서는 "과연 나에게 어떤 전형이 유리할지"를 고민할 수 밖에 없다. 전형 별 특징에 따라 유불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 서류형과 면접형, 이원화 선발 대학

단국대와 성균관대는 올해 2024대입에서 각각 DKU인재(면접형), 과학인재전형을 신설했다. 두 대학은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서류형과 면접형을 모두 운영한다.

반면 아주대와 인하대는 전년도 서류형과 면접형을 모두 운영하다가 서류형을 폐지하고 면접형으로만 학생부종합을 선발한다. 올해부터 자기소개서가 전면 폐지되면서 학교생활기록부만으로 학생을 선발하는데 부담이 생겼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립대는 3개 모집단위(국제관계학과, 경영학부, 도시사회학과)만 서류형으로 선발하고, 숙명여대는 인문계열과 약학부만 면접형으로 선발하고 일반 자연계열 학과는 서류형으로만 선발한다.

[2024학년도 학생부종합 이원화(서류형/면접형) 모집 현황(일부 대학)]
[2024학년도 학생부종합 이원화(서류형/면접형) 모집 현황(일부 대학)]

■ 서류형 vs 면접형, 어느 전형으로 지원할까?

입시전문가들은 학생부종합 서류형과 면접형의 차이는 단순히 면접 유무에만 있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대다수 대학은 두 전형 간 학생부 평가요소별 반영비율을 달리해 전형 취지에 맞는 학생을 선발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서류형의 경우에는 학업역량이 강조되고, 면접형의 경우에는 진로역량이 강조된다.

예를 들어 세종대 세종창의인재(서류형)의 학생부 평가요소별 반영비율은 학업역량 45%, 진로역량 25%, 창의융합역량 20%, 공동체역량 10%이지만, 세종창의인재(면접형) 반영비율은 학업역량 25%, 진로역량 45%를 반영한다.

세종대 뿐만 아니라 가톨릭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중앙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등 많은 대학에서 서류형의 학업역량 비율이 높다.

단, 모든 대학이 그런 것은 아니다. 서울시립대의 경우 학업역량 반영비율이 면접형의 경우 35%인데 서류형의 경우 30%이고, 성균관대의 경우 서류형(계열모집, 학과모집)과 면접형(과학인재)의 학업역량 반영 비율이 50%로 같다. 따라서 수시 원서 지원 전, 각 대학 전형들의 평가요소별 반영비율을 살피며 내게 유리한 대학을 찾을 필요가 있다.

이처럼 서류형의 학업역량 반영 비율이 높은 편이어서 실제 입시결과도 서류형 합격자의 성적이 더 높게 나타나는 편이다.

성신여자대학교의 2023학년도 입시결과를 보면 서류형의 입시결과(최종등록자의 70% 커트라인) 평균이 2.95등급이었지만 면접형의 입시결과 평균은 3.48등급이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서울캠퍼스의 경우에도 서류형의 입시결과(최종등록자의 주요교과 평균) 평균은 2.9등급이었으나 면접형의 입시결과는 3.4등급이었다.

결국 수험생이 서류형으로 지원할 때는 자신의 교과 성적이 다른 경쟁학생 대비 유리한 점이 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2024학년도 학생부종합 이원화(서류형/면접형) 평가 방법(일부 대학)]
[2024학년도 학생부종합 이원화(서류형/면접형) 평가 방법(일부 대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보통 수험생들은 학생부종합 면접형을 더 선호한다. 면접을 통해 부족한 학생부 내용을 역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기 때문이다"라며 "하지만 그런 만큼 면접형의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경쟁률이 높다는 건 합격확률이 낮아진다는 의미일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면접형으로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각 대학의 평가요소별 반영 비율을 살피며 내 학생부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지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