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대입 첫걸음, "입시 용어 얼마나 알고 있니?"
2024대입 첫걸음, "입시 용어 얼마나 알고 있니?"
  • 김상희 기자
  • 승인 2023.05.11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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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을 성공적으로 준비하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시험 과목들을 완벽하게 마스터하거나, 시험 출제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거나,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등 다양한 성공 방법론이 있다.

대학 입시도 마찬가지다. 고교 내신 성적과 비교과 진로 활동 이력, 면접, 수능 시험 성적 등의 평가 요소를 나만의 최적 조합으로 만들어서 가고자 하는 대학과 전공에 도전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고민이 생긴다. 이 많은, 그리고 미래의 불확실한 요소들 중에서 무엇부터 준비해야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대학들이 제공하는 것이 '수시모집요강'이다. 수시모집요강에는 "우리 대학은 이런 학생을 어떤 자격기준을 근거로 어떻게 뽑겠다"는 내용을 친절하게 설명해 놨다. 대학의 선발인원과 인재선발 방식, 선발기준 등이 수록돼 있는 완벽한 가이드북이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가이드북을 내놔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도로아미타불이다. 이유는 수시모집요강에 담긴 생소한 입시용어 때문이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우리가 흔히 혼용해서 쓰는 말도 입시용어가 되면 천차만별의 결과를 낳는다"며 "이를테면 복수지원과 중복지원, 지역균형선발전형과 지역인재전형의 차이를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수시모집요강이 가이드북이 될 수도 있고, 또하나의 외계어 사전이 될 수도 있다. 그만큼 입시용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복수지원 vs 중복지원

일반대학의 수시모집에서 학생들은 최대 6개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이를 '복수지원'이라고 한다. 이런 지원에는 몇 가지 제한 사항이 따른다.

먼저 동일 전형 내에서 2개 이상의 모집단위에 중복지원이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한양대 학생부교과전형으로 정책학과와 경영학과, 두 곳에 지원할 수는 없다.

또 서로 다른 전형에 지원하더라도 중복지원을 금지하는 경우도 있다. 고려대는 학생부교과 학교추천전형과 학생부종합 학업우수형을 동시에 지원할 수 없다. 다른 대학들도 면접 등 대학별 고사 일정이 겹치는 경우는 중복지원을 금하기도 한다.

하지만,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카이스트 등 과학기술원, 사관학교, 전문대학, 산업대학은 제한 없이 지원이 가능하다.

■ 지역균형선발전형 vs 지역인재전형

지역균형선발전형과 지역인재전형은 엇비슷한 이름 때문에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오해를 일으킨다. 두 전형은 대상 대학과 지원 자격 등이 크게 다르다. 각 전형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수도권 대학들이 지역균형 선발을 목적으로 입학정원의 10% 이상을 교과성적 위주로 선발하는 전형이다. 전국 모든 지역 고등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데 주요대학들은 학교장 추천이 필요한 경우가 많고 추천인원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 이로 인해 교과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의 지원이 많아서 여러 대학에 중복으로 합격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이에따라 충원율이 높게 형성된다. 2024학년도에는 동덕여대, 삼육대, 안양대, 한경대, 한국공학대, 한국항공대, 한성대가 지역균형전형을 신설한다.

'지역인재전형'은 비수도권 대학들이 지역내 인재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실시하는 전형이다. 해당 지역 고교 출신자만 지원할 수 있다. 일반전형에 비해 낮은 경쟁률과 입시결과를 보이므로 지역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지방대학 의약학계열은 신입생의 40%(강원, 제주: 20%)를 의무적으로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해야 한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해 볼 만 하다.

■ 수능최저학력기준

수능최저학력기준은 대학이 수시 합격자를 선별하기 위해 수험생에게 요구하는 최소한의 수능 등급 기준을 말한다.

수시전형은 ‘고교 내신’, 정시는 ‘수능 등급’으로 인재를 선발하지만 고교 내신 성적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수능최저기준이 설정된 수시 전형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기준 등급 이상의 수능 성적을 반드시 획득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학생부교과전형과 논술전형에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설정된 경우가 많고, 학생부종합전형에는 이를 잘 적용하지 않지만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일부 대학은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이를 적용한다.

수능최저기준은 매년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2024학년도에는 고려대 학교장추천 인문계열, 서강대 지역균형, 성균관대 학교장추천, 홍익대 학교장추천자 전형의 최저기준이 완화된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되면 입시 결과는 과거에 비해 다소 상승할 수 있다.

■ 일반선택 vs 진로선택 과목

2015개정교육과정은 고등학교 교과목을 공통과목, 일반선택과목, 진로선택과목 등으로 구분한다.

이들 과목들은 성적 표시 방법에 차이가 있다.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은 '원점수/과목평균(표준편차)', '성취도', '석차등급' 등이 표시되지만, 진로선택과목에는 '석차등급'이 표시되지 않는다.

일반선택과목은 대부분의 대학들이 석차등급과 단위 수를 활용해 평균 등급을 산출하는데, 진로선택과목은 대학들의 활용 방법에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서울 지역 대학 중 상당수 대학은 성취도(A/B/C)에 따라 일정 점수를 부여하지만 건국대, 동국대, 성균관대는 성취도에 따른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로 변별을 둔다.

또 대학마다 반영하는 과목수에도 차이가 있다. 경희대, 서울시립대 등 일부 대학은 진로선택과목을 모두 반영하지 않고, 일부 우수한 과목만을 활용하지만 고려대, 서강대 등은 대학 반영 교과에 따른 모든 과목을 활용한다.

따라서 관심 대학의 선택 과목 반영 방법을 수시모집요강을 통해 지원 전에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 내신 등급 평균, 충원율..."입시결과 관련 용어 숨은 의미 알아야"

대학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과거 입시결과를 발표한다. 당연히 수험생들의 지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관련 용어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어야 명확한 입시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내신 등급 평균'은 이름 대로 전형 별 합격생의 내신 등급 평균을 말한다. 문제는 용어를 해석할 때 주의해야할 점이 있다는 것이다.

먼저 대학이 합격생 표본을 어떻게 설정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합격생 중 최종 등록자의 내신등급만 평균으로 내는 대학도 있고, 최초합격자와 최종합격자 모두를 대상으로 평균을 산출하는 대학도 있기 때문이다.

후자의 경우라면 실제 등록생의 합격 성적은 발표된 성적에 비해 다소 낮았을 가능성이 크다.

두번째는 과거 입시결과를 등급 기준으로 발표한 경우에는 진로선택과목 성적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진로선택과목의 반영 비율이 높지 않지만, 작은 차이로 합격과 불합격이 갈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두고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입결 용어 중에는 '충원율'이란 것이 있다. 선발인원 대비 충원 합격한 인원 비율을 말한다. 수험생 중 여러 대학에 중복으로 합격한 뒤 더 선호하는 대학을 선택하면 등록하지 않은 대학은 미등록인원이 발생한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대학들은 차순위 학생들에게 예비 번호를 주고, 순서대로 충원해 합격생을 뽑는다.

때문에 모집인원이 10명인데 충원율이 200%라면, 최초합격자 10명에 충원합격자 20명이 더해져 지원 인원 중 총 30명이 합격했다고 이해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충원율은 학생부교과전형이 가장 높고, 학생부종합전형, 논술전형 순으로 낮아진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입시를 처음 접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다양한 입시용어들이 생소하게 다가올 수 있다"며 "한 번에 많은 용어를 정확히 이해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대학의 입시설명회나 대학 발표자료 등 여러 정보를 접하면서 입시용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