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수능 3년차, 이과생들 어려운 국어과목 선택 증가추세..."언어와매체 〉 화법과작문"
통합수능 3년차, 이과생들 어려운 국어과목 선택 증가추세..."언어와매체 〉 화법과작문"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3.04.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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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학원 3월 모의평가 표본조사 결과

대입 문·이과 통합수능 3년차를 맞아 이과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국어 선택과목을 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가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종로학원이 지난 3월 23일 실시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2024학년도 대입 수능 첫 모의고사(3월 모의학력평가)를 표본조사한 결과, 이과학생은 국어영역에서 '화법과작문'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언어와매체'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표본조사는 고3 1373명, 재수생 2647명을 대상으로 사탐, 과탐 응시생 기준으로 문이과를 분류했다.

표본조사 결과, 이과학생들의 언어와매체 선택 비중은 고3 재학생과 재수생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3 이과생들의 국어 언어와매체 선택비중은 전년도 50.0%에서 올해 61.0%로 상승했고, 재수생도 49.5%에서 64.7%로 올랐다.

이과생들의 언어와매체 선택비율은 통합수능 1년차 35.8%, 통합수능 2년차 44.4%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여서 통합수능 3년차인 올해도 이과생 절반 이상이 언어와매체를 선택할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실제 수능에서도 이과생들의 언어와매체 선택비중은 통합수능 1년차인 2022학년도 수능 35.8%에서 2023학년도 수능 44.4%로 크게 증가했다"며 "반면 문과생중 언어와매체를 선택한 비중은 25.1%에서 27.0%로 소폭 상승에 그쳐 국어영역에서 이과생들의 언어와매체 선택비중이 급격히 증가한 것과 대조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과생들이 언어와매체를 선택하는 이유는 '점수 유불리' 문제와 맞물린다. 통합수능 1, 2년차 모두 국어에서는 언어와매체가 화법과작문에 비해 표준점수 최고점이 모두 높게 나왔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통합수능 1년차 언어와매체 149점, 화법과작문 147점, 통합수능 2년차 언어와매체 134점, 화법과작문 130점 등이다.

주목할 대목은 국어영역에서 언어와매체는 문법 문항이 포함돼 화법과작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습부담이 높은 과목이라는 점이다. 

이과생이 문과생보다 오히려 언어와매체를 선호하는 것은 이과 학생은 수학에, 문과 학생은 국어에 강한 면이 있다는 일반적 인식과는 다른 양상이다.

대입 전문가들은 이과생들의 언어와매체 선택비중이 높아지면서 올해 2024학년도 입시에서는 이과생이 기존 수학에서 우위 뿐만 아니라 국어에서도 우세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상위권에서는 의학계열을 목표로 했던 반수생이 유입되면 국어과목에서의 점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다.

문과 학생들로서는 수학에 이어 국어영역에서도 변수가 발생한 것이어서 수능최저등급 충족에 비상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반적 구도에서는 문과 합격선 자체가 하락할 수 있는 요인이 발생하고 있지만, 일부대학에서 이과생의 문과 교차지원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입장이다.

실제로 각 대학들의 2025학년도 전형계획을 살펴보면 이과 쏠림, 문이과 교차지원, 의대입시 상황변화(문과 지원가능 여부), 고교 선택 지형(인문계도 의대, 자연계 지원가능 등) 등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한편, 종로학원의 3월 모평 표본조사에서 수학과목에 상대적으로 약한 문과학생들도 이과수학인 '미적분', '기하'를 선택하는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과 학생들의 이과수학 선택비율은 통합수능 1년차 5.2%에서 통합수능 2년차 7.1%로 상승했고, 종로학원이 지난해 3월 표본조사(1052명)에서도 문과 학생 15.9%가 이과수학을 선택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