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원대 글로벌비즈니스 학생들, 외국어 메뉴판 보급으로 화제
목원대 글로벌비즈니스 학생들, 외국어 메뉴판 보급으로 화제
  • 김상희 기자
  • 승인 2023.02.0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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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불편 해소와 지역 상권 활기 두마리 토끼 잡아
지난 6일 오후 대전 서구 도안동 목원대학교(총장 이희학) 인근 음식점 일미닭갈비파전.  왕아남씨(34) 등 목원대 박사과정 중국인 유학생들이 한글과 함께 중국어, 베트남어로 구성된 외국어 메뉴판으로 주문을 하고 있다.

목원대 학생들이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다국어 메뉴판을 제작해 대학 주변 식당에 보급해 화제다.

목원대 글로벌비즈니스학과 학생들은 외국인 유학생의 편의를 위해 한국어와 중국어, 베트남어로 된 외국어 메뉴판을 음식점별로 제작해 대학 인근 식당 25곳에 전달했다.

외국어 메뉴판 제작은 외국인 유학생들의 한국 생활 적응을 돕고, 대학 주변 소상공인까지 챙겨주자는 취지로 진행됐다.

올해 2월 기준 목원대에 재학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중국, 베트남 등 1080명에 달한다.

아이디어를 낸 글로벌비즈니스학과 학부생들은 지난해 6월 이서영 교수의 도움을 받아 외국어 메뉴판 제작에 돌입했다. 대전·세종·충남 지역혁신플랫폼 등의 지원으로 메뉴판을 제작했고, 올해 1월 31일 대학 주변 25곳의 음식점에 메뉴판을 전달했다.

김민우 학생(25)은 “과거보다 거세진 한류 열풍 등에 힘입어 외국인 유학생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대학 인근 음식점 상당수는 외국어 메뉴판이 갖춰 있지 않다"며 “한국어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외국인 유학생들은 한국식당을 이용하고 메뉴를 선택할 때 불편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외국어 메뉴판 제작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메뉴와 재료 등에 대한 번역은 글로벌비즈니스학과에서 재학 중인 중국과 베트남 유학생이 각각 맡았다. 음식 이름을 단순히 기계적으로 번역하기 보다 한국 음식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재료와 맛 등의 특성을 살린 내용을 담아냈다.

목원대 인근 음식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닭요리 전문점을 운영하는 고윤옥씨(49)는 “전체 손님 중 10% 정도가 외국인이어서 외국어 메뉴판의 필요성을 느꼈는데 목원대 학생들의 도움을 받았다”며 “메뉴판을 이용해본 외국인 유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는지 외국인 손님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비즈니스학과 학생들은 외국어 메뉴판을 만들어 음식점에 배부한 것 외에 큐아르(QR)코드를 통해 외국어 음식 메뉴판이 갖춰진 업체 명단과 위치, 외국어로 지원되는 메뉴판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구축했다. 학생들은 이런 시스템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대학 내 게시판 등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

학생들은 앞으로 외국어 메뉴판 보급 음식점을 확대하고, 미용실 등의 편의시설까지 외국어 안내판을 제공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를 지도한 이서영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외국어 메뉴판이 유학생을 위한 편안한 식사문화를 조성하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음식점 업주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글로벌비즈니스학과는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협력해 지역현안을 해결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이희학 목원대 총장은 “외국인 유학생의 수가 증가하고 있어 대학도 이들의 대학생활에 편리한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가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이 기특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에 대해 총장으로서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