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등 최상위 대학 중도탈락학생 급증..."의약계열로 이동 추정, 지역간 양극화 악영향도 우려"
서울대 등 최상위 대학 중도탈락학생 급증..."의약계열로 이동 추정, 지역간 양극화 악영향도 우려"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3.01.25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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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재학생 중도 탈락학생 자연계가 인문계열보다 4.2배 많고, 전체 탈락자의 80.6%가 자연계

최근 3년동안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자연계 재학생의 중도탈락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도탈락자'는 신입생으로 대학에 입학한 뒤 '반수'를 하거나 더 좋은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아예 학교를 그만 두는 학생을 말한다.

이들 3개 대학의 자연계 중도탈락자는 조사기간 동안 총 893명에서 2022년 공시 1421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반면 인문계열은 444명에서 453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서울대 자연계 탈락자는 최근 3년새 174명에서 275명으로 급증했다.

대입 전문가들은 자연계 중도탈락학생 대부분은 의학계열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한다.

김진환 성균관대 전 입학상담관은 "의대 정원 확대시 상위권대 중도탈락학생은 더욱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도탈락에 따른 연쇄적 이동으로 대학간 양극화도 더욱 크게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고, 서울, 수도권, 지방권의 연쇄 충격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종로학원이 분석한 서울대 2022년 공시기준 전체 중도탈락학생은 총 341명으로 이중 자연계가 275명, 인문계 66명으로 자연계가 인문계에 비해 4.2배 더 많았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3개 대학의 중도탈락학생은 2022년 기준 1874명으로 집계됐고, 이중 1421명이 자연계열로 인문계 453명에 비해 3.1배 더 많다.

연세대는 같은 기준 678명 중도탈락학생 중 자연계 493명, 인문계 185명이고, 고려대는 855명 중도탈락학생 중 자연계 653명, 인문계 202명이다.

중도탈락 차지 비중을 보면, 서울대 전체 탈락자중 80.6%가 자연계이고, 연세대 72.7%, 고려대 76.4%로 나타났다. 3개 대학 평균 비중은 75.8%가 자연계다.

3개 대학 자연계 중도탈락자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893명, 2021년 1096명, 2022년 1421명으로 3년새 528명, 59.1%의 큰폭 증가율을 보였다.
 
이들 대학 인문계 중도탈락자는 2020년 444명, 2021년 446명, 2022년 453명으로 매년 비슷한 수준이다.

대학별로는 서울대 자연계 탈락자는 2020년 174명, 2021년 227명, 2022년 275명으로 3년새 101명, 58.0% 증가했고, 인문계는 56명, 55명, 66명으로 자연계에 비해 소폭 증가에 그쳤다.

연세대 자연계 중도탈락학생 306명, 343명, 493명으로 매년 증가했고, 고려대는 413명, 526명, 653명 등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학과별로는 연세대 공학계열 144명, 고려대 생명공학부 81명, 고려대 보건환경융합학부 61명으로 높았고, 인문계열에서는 고려대 경영 40명, 연세대 상경계열 21명 등 경영계열에서 높게 나타났다.

서울대는 인문계열 자유전공학부가 20명으로 가장 많았고, 자연계열 생명과학부가 22명으로 높게 나타났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서울대 등 최상위권 자연계열 중도탈락학생은 대부분 의약학계열 진학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고, 반수 또는 재수를 통한 재도전으로 풀이된다"며 "인문계도 서연고 중도탈락학생은 이과 전향을 통한 의약학계열 진학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최근 의학계열 전문직 선호도가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또 2022년 공시에서 자연계열이 크게 증가한 것은 약학대학 선발 방식이 2022학년도부터 학부제로 전환한 것도 큰 요인으로 꼽혔다.

문제는 의학계열 집중현상이 크게 나타나고 있고, 향후 의대 모집인원까지 확대될 경우 대학을 다니면서 중도에 의학계열로 진학하고자 하는 이동은 현재보다 더욱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이다.

임성호 대표는 "상위권 대학의 중도탈락 증가폭이 예상보다 상당히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대학간에 연쇄적 재학생들의 이동으로 입학에서뿐만 아니라 중도이탈로 인한 대학간, 지역간 경쟁력 양극화도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