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만큼 보이는 2023대입 정시..."성적 반영 방식 알아야 합격 지름길"
아는 만큼 보이는 2023대입 정시..."성적 반영 방식 알아야 합격 지름길"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11.07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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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 모든 시험이 마찬가지다. 2023학년도 대입 수능 시험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백이면 백, 모든 수험생들이 단 한점이라도 점수를 끌어올리는데 여념이 없을 때다. 하지만 학생들이 모르는 것이 있다. 원하는 점수를 확보하는 것 만큼 중요한 일이 또 있다는 점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정시 수능전형이 점수로 서열을 매기는 정량평가 방식이면서도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점수를 활용하는 방법에  따라 당락이 갈린다는 점을 주목하라고 입을 모은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정시전형은 대부분 수능 성적 외에 다른 평가 요소를 두지 않는다"면서도 "대학마다 수능 점수를 활용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대학 지원에서 유불리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정시전형에서 대학들이 수능 점수를 반영하는 방식은 대표적으로 수능 반영 영역과 영역별 반영 비율, 영어 반영 방법, 수능 활용지표 등이 꼽힌다.

■ 수능 활용 지표

수능 성적표에는 100점 만점의 원점수가 나오지 않는다. 대신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과 같은 지표 만이 기록된다. 

원점수는 수능 시험 문항에 부여된 배점에 따라 자신이 취득한 점수다. 국어, 수학, 영어는 100점, 한국사, 탐구, 제2외국어/한문은 50점이 만점이다. 현재 수능 성적표에는 원점수가 표기되지 않기 때문에 대입에서 활용되지는 않는다. 다만, 성적표가 배부되기 전 가채점 때 자신의 위치를 추정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활용된다.

표준점수는 자신의 원점수가 평균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점수다. 원점수는 영역별, 과목별로 난이도 차이가 발생하더라도 과목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보완하기 때문에 평가에는 표준점수가 반영된다. 시험이 어렵게 출제되면 표준점수는 높게 산출된다. 2022학년도 국어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147점이지만, 2021학년도의 경우 144점이었다.

백분위는 자신보다 낮은 표준점수를 받은 수험생이 얼마나 있는지를 퍼센트로 나타낸 수치다. 자신의 표준점수가 110점이고 백분위가 80이라면, 자신의 점수인 110점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수험생들이 전체 응시자의 80%라는 의미이고, 자신이 상위 20%에 있다는 것을 뜻한다.

주목할 점은 이런 지표들 중에서 대학마다 어느 것을 활용할지가 다르다는 것이다. 당연히 유불리가 발생한다.

수능 활용 지표는 한 개 영역의 성적만 볼 것이 아니라 반영되는 모든 영역과 과목의 표준점수와 백분위의 유불리를 따져 봐야 한다.

상위권 대학은 대체로 국어, 수학은 표준점수, 영어와 한국사는 등급, 탐구 영역은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해 학생의 성적을 산출한다.

전국 대학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백분위'를 활용하는 대학이 가장 많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대학마다 원하는 인재상이 다르다보니 정시전형에서도 학생의 성적을 평가할 때 여러가지 요소를 복합적으로 적용한다"며 "단순히 평균 백분위를 과거 입시결과 자료와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고, 당해년도의 대학별 환산점수를 놓고 경쟁 학생들 사이에서 수험생 자신이 어떤 위치를 점하는지 확인하고, 정시에 지원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수능 반영 영역 및 반영 비율

대다수 대학이 국어, 수학, 영어, 탐구 등 4개 영역을 활용해 성적을 산출한다. 하지만 일부 대학이나 모집단위는 성적이 우수한 3개 영역 혹은 2개 영역만을 반영한다.

수능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받은 영역이 있다면 이처럼 '일부 영역'을 활용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단, 인서울 대학은 합격선이 높다.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중 3개 영역을 반영(수학과의 경우 수+국영탐 중 택 2)하는 것으로 변경된 서울여대와 서울과학기술대 문예창작, 성공회대 등에서만 일부 영역을 반영해 선발하기 때문이다.

수능 각 영역을 반영하는 비율도 대학마다 차이가 있다. 성취한 성적에 따라 지원할 수 있는 학교군을 설정하고, 해당 대학들 사이의 영역별 반영 비율을 반드시 비교해야 하는 이유다.

서강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인문 II, 중앙대, 한양대 상경계열 등은 인문계열인데도 수학영역의 반영비율이 높다.

탐구영역의 경우, 인문계열은 성균관대와 한양대, 자연계열은 건국대 자연 II, 경희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중앙대, 한양대 등에서 비중이 높은 편이다.

수능영역별 반영비율을 살피고 본인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는 대학을 선택해 지원여부와 지원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수능 점수 만큼 중요한 까닭이다.

■ '절대평가' 영어, 반영 방식 따라 당락 변수

영어와 한국사는 다른 과목과 달리 절대평가로 치러진다. 한국사는 정시전형 선발에서 영향력이 그리 크지는 않지만 영어영역은 대학별 등급 간 점수와 반영 방법에서 차이가 크다. 영어 반영 방식이 지원서를 작성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변수 중 하나라는 이야기다.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은 영어 이외의 영역으로 총점을 계산한 후 영어 등급에 따라 일정 점수를 가산 또는 감산한다. 서울대는 1등급과 2등급의 차이가 0.5점 정도이고, 타 인서울 대학도 영어 영향력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영어 반영 비율이 타 대학에 비해 높은 인서울 대학도 있다. 서울지역에서는 성신여대가 30%를 반영하고, 동덕여대와 서울여대도 영어의 비중이 30%이상이다. 그만큼 영어 성적이 좋으면 유리하다.

영어를 반영하는 방식은 대학마다 차이가 크므로 영어 반영 비율, 등급 간 점수 차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정시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