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알리미' 어디까지 활용하니?... "고등학교 진학 고민 해결사"
'학교 알리미' 어디까지 활용하니?... "고등학교 진학 고민 해결사"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10.1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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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대입 수시전형 모집이 끝나는 2학기 초입이면 중학생과 학부모들이 고민하는 것이 있다. 바로 어떤 고등학교에 진학할 지에 대한 선택이다.

당장 성적이나 가정형편에 따라 진학(인문계고)과 취업(특성화고)으로 선택지가 갈리고, 인문계를 선택한 학생들은 특목자사고와 일반고 등을 놓고 저울질이 시작된다.

일단 인문계고교 만 놓고 볼때 학교 선택의 판단기준은 다양하다. 통학시간과 통학을 위한 교통수단을 따지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다. 또 남녀공학인지, 면학 분위기는 어떤지, 선배들의 대입 결과는 어느 정도 수준인지 등도 고려할 기준이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기준은 개인적인 성향이 뚜렷한 만큼 각 고등학교의 특성과 차이점을 확인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중학교 교사나 선배 학부모 등을 통한 데이터도 중요하지만 '학교 알리미 사이트(www.schoolinfo.go.kr)'를 통해 공시되고 있는 정보가 좀더 객관적인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학교 현황

학교알리미가 제시하는 고교 선택 항목에서 눈여겨 볼 것 중에서 가장 먼저 체크해야 할 것이 '학교 현황'이다.

'학교현황'에는 학급수와 학생수, 학급당 학생수를 확인할 수 있다.

김진환 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은 학생수가 유의미한 이유로 수시전형의 '교과 내신'을 꼽았다. 막연하게 생각하면 학급당 학생수가 적으면 교사들의 관심이 더 높아지고, 교육환경이 우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신 비율에 대한 유불리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고교 내신은 9등급으로 나뉘는데 1등급 비율이 4%이고, 2등급은 7%, 3등급은 12% 등이다. 만약 학년당 학생수가 100명이라면 1등급은 4명, 2등급은 7명, 3등급은 12명으로 인서울 대학이나 지방거점국립대가 요구하는 3등급 이내 내신을 가질 수 있는 학생은 전교 23등 이내라는 이야기다.

학교 현황 중에는 '졸업생의 진로현황'이 있는데 졸업생들의 4년제 대학, 전문대학, 국외 진학자의 진학률과 취업자, 기타 등의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기타' 항목은 대부분 재수생이라고 짐작해 볼 수 있는데 비율이 높다고 해서 해당 고등학교의 학업역량이 낮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오히려 '기타'의 비율이 높은 경우, 해당 학교의 재학생들의 대학에 대한 눈높이가 높은 편으로 이해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전국 고교의 기타 항목 비율보다 강남구 소재 고교의 기타 항목 비율이 매우 높게 나타나는 점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지방 인문계고이면서도 대학 진학률이 60% 정도에 형성되는 고등학교는 좀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강남구 소재 고교의 경우 지방학생들을 좀더 배려하고 있는 수시전형에 대한 불이익으로 재수 등을 결심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지방 소재 인문계고에서 진학률 60% 정도라면 학교의 진학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따져 볼 필요가 있다.  

■ 교육 활동

학교알리미의 많은 항목 중 '교육활동' 항목도 반드시 체크해야 할 부분이다. 주요대학들의 정시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이지만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은 여전히 대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학교내 교육활동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은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 및 평가에 관한 사항' 항목에서는 학년별 교육과정 편성(시간 및 단위 배당)을 확인할 수 있다. 2019 개정교육과정 시행으로 학생들의 과목선택권이 넓어졌기 때문에 각 고등학교가 어떻게 교육과정을 편성했는지 확인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교육운영 특색사업 계획' 항목에서는 각 고교의 특성화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자율활동이나 특색활동, 수준별 수업 계획 등 여러 내용이 담길 수 있는데, 재학생 모두가 참가하는 프로그램도 있고, 일부 지원자만 신청하여 참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프로그램의 목록을 살피며, 나의 강점이 잘 살아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어느 고등학교가 지원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고교 선택의 기준이 된다.

'동아리 활동 현황' 항목은 각 학교의 동아리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일부 고등학교에서는 구체적인 활동 내용이 어떤 것인지까지 공개하고 있다. 동아리는 학생의 교과과정 외 관심과 역량을 보여줄 수 항목이기 때문에 잘 활용한다면 학생부종합 전형 지원에 있어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정규 동아리의 경우에는 고교 간 차이가 두드러지지 않지만,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동아리 개설이 되는지 여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 학업성취사항

'교과별(학년별) 평가계획에 관한 사항' 항목에서는 성적 반영 비율 등에 대해 확인할 수 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와 같은 시험에서 과목별 객관식, 주관식 문제 비율은 어떠한지, 수행평가는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는지 확인 가능하며, 일부 학교의 경우 수행평가 방식이나 평가기준을 공개하기도 한다. 선생님들의 담당 과목이나 시험 평가 방식이 매년 동일한 것은 아니나, 학교의 전체적인 평가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

'교과별 학업성취 사항' 항목은 학기별, 교과목별로 평균성적, 표준편차, 성취도분포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평균이 높고, 표준편차가 작은 경우에는 많은 학생이 학업에 대한 열의를 가진 고교라 평가할 수 있다. 평균이 낮고 표준편차가 큰 경우에는 학생들 간의 학업역량 차이가 큰 고등학교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대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 스스로의 역량이기 때문에 고교 선택이 곧 입시의 유불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각 고등학교의 특성을 알고 학생 자신의 성향이나 학업역량과 어울리는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또 "고교 진학 정보는 각 지역 커뮤니티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서도 공유되고 있어 검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지만 학교알리미를 통해 진학하고자 하는 고등학교의 정보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고등학교 홈페이지에서 학교교육계획서를 확인하는 것도 확실한 진학정보를 얻는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