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인터뷰] 제9대 대전시의회 이한영 의원, "사람 향기 나는 의정활동, 대전교육에 황토길을 만들겠다"
[명사인터뷰] 제9대 대전시의회 이한영 의원, "사람 향기 나는 의정활동, 대전교육에 황토길을 만들겠다"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08.23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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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이한영 의원(서구 제6선거구)

지방자치와 지방분권의 시대다. 대한민국의 지방자치는 법 제정(1949년)과 부활(1991년)의 역사 속에서 견고하게 뿌리 내렸다. 지방의회의 역할과 기능도 그만큼 커졌다. 광역 및 기초 지방의원들은 지방행정의 주요 현안에 대한 심의와 견제, 예산 심사와 의결, 조례 제·개정 등을 통해 시민 주권의 첨병이 됐다. 지난 6.1지방선거에서 대전시의원에 당선된 광역의원 22명에게 제9대 대전시의회의 역할을 들어봤다.

- 제9대 의회 입성을 축하드린다. 서구에서 3선 구의원을 지내고 대전시의원으로 무대를 넓혔다. 대전시민들에게 자기 소개를 부탁드린다. 
"대전은 저의 두번째 고향이다.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보냈고, 한밭대에 입학한 뒤로는 줄곧 대전에서 살았다. 대전시민으로서 지난 2010년 서구의원을 시작으로 '정치 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초심을 잃지 않고,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었을 뿐인데 과분하게 내리 3선을 하는 영광을 받았다. 올해부터는 더 큰 지방정치를 하라고 대전시민들께서 시의원이라는 직함을 달아주셨다. 더 낮은 자세로 귀를 열겠다."

- 정치에 입문한 계기가 궁금하다.
"사촌과 함께 작은 제조업체를 창업해 경영했다. 도로장비 등을 만드는 종합메이커였는데 꽤 전국적인 회사로 키웠다. 사업을 하다보면 느낀 것이 공공기관과의 소통이 힘들다는 점이다. 여러가지 규제 때문에 대전에 있던 회사를 세종으로 옮기면서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기업이 떠나는 지자체는 미래가 없지 않는가. 그래서 직접 바꿀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 마침 이재선 국회의원의 권유로 둔산JC활동을 했고, 자유선진당을 시작으로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 대전시의원으로 체급이 올랐다.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의정활동을 선보일 계획인가.
"부친이 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셨다. 그래서 집안 교육이 엄했다. 어린시절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것이 '윗어른을 공경하면 나중에 커가는 과정에서 인생에 보탬이 된다'는 말씀이다. 이 말씀은 사람 이한영은 물론 정치인 이한영에게 '금과옥조(金科玉條)'가 됐다. 9대 시의회 전반기 동안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한다. 기관을 위한 교육행정이 아닌 학생과 학부모 등 '교육수요자'를 위한 의정활동을 펼치겠다." 

- 맞다. 최근들어 '교육수요자'나 '교육소비자'라는 말이 심심찮게 등장하고있다. 교육의 본질을 생산자인 '교육청'이나 학교 같은 기관 중심에서 학생이나 학부모 중심으로 옮기자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전교육의 현안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갖고 있나. 
"교육의 현안은 대전과 전국이 다를 것이 없다. 당장 학령인구가 향후 5년이면 절정기의 반토막이 된다. 급락의 전조는 이미 시작됐다. 대전지역 대학들이 대규모 미달사태에 접어든 것만 봐도 큰 문제다. 교육현장의 문제는 학생은 줄고, 교육기관 종사자는 상대적으로 비대하다는 것이다. 생산자는 많은데 소비자는 줄고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는 명확하다. 기관 홍보를 위한 교육이 아니라 학생을 위한 교육으로 재정립돼야 한다."

- 제9대 의회가 여대야소지만 교육위원회는 다른 상임위보다는 정치적 분위기가 덜 예민한 것 같다. 상임위 구성과 동시에 의원들의 스터디모임도 만들어졌다고 들었다. '협치'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사실 교육에서 좌파와 우파는 무의미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오직 학생과 학부모를 중심으로 모든 현안을 고미해야 한다. 9대 의회 전체로는 22명 중에 18명이 국민의힘이고, 4명이 더불어민주당이다. 그래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최근 대덕구의회에서 의장 선출을 놓고 파행이 있었다. 부끄럽지만 저도 지난 2014년에 서구의회 의장 선거에서 그런 일을 겪었다. 78일이나 파행하면서 기초의회 무용론까지 나왔을 정도다. 놀라운 것은 의장 후보에서 사퇴했더니 모든 것이 객관적으로 보였다. 이번 9대 의회 전반기 의장 선거에서도 후보에서 물러난 것도 지난 경험에서 배운 교훈이었다. 멈췄을 때 보이는 많은 깨달음을 여대야소 국면에서도 상대방 당의 이야기를 듣는 현명함으로 활용하겠다. 상임위 구성과 동시에 교육위원회 자체로 스터디모임을 만든 것도 정당을 떠나 생각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창구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 교육위원이지만 지역 현안도 챙겨야 한다. 지역구민들의 민원에 대한 해법은 뭔가.
"당장 성천초등학교와 성룡초등학교 통폐합 문제가 이슈다. 학교간 거리가 10m도 되지 않는 학교인데 한 곳은 과밀이고, 한 곳은 미달이다. 성룡초 주변 아파트 시세가 성천초 주변보다 높다는 이유로 성천초 입학을 꺼리기 때문에 생긴 문제다. 결국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사회 병폐가 원인이지만 근본적인 치유는 어렵고, 차라리 통폐합이 강력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밖에 마을단위 주차장 확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서구나 대전시가 추진하는 방식으로는 30면 규모 주차장을 만드는데 30억원이 들어간다. 보다 장기적인 대안으로 학교 운동장이나 마을 단위 공원, 아파트 이면도로에 지하시설을 만들어 주차장을 확보하는 방안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

- 대전시의원으로서 대전 전체의 발전 구상도 있을 것 같다. 초선 시의원이지만 대전의 인구밀집 지역인 서구에서 내리 3선 구의원연임했다. 그동안 고민했던 지역발전 방향이나 비전을 듣고 싶다.
"기본적으로 이장우 대전시장과 같은 생각이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반드시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 또 일을 하는 공간이 필수다. 소규모 산업단지 10만평 만들어봐야 기업이 들어올 수 없다. 더 크게 500만평, 1000만평까지 산단을 조성해야 한다. 서구 기성동이나 유성구 금고동에서 세종시로 이어지는 지역은 충분히 공간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을 유치하는 행정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은 대전발전의 백년대계다. 대전은 민주당 시장이 시정을 맡은 최근 8년 동안 초고령화가 진행되면서도 인구는 급속히 줄었다. 일자리는 대전으로서는 생존이 걸린 문제이고, 교육분야의 핵심 현안인 지역인재 유출과 청년 취업 등에도 해법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 마지막으로 대전시의원으로서 마음가짐과 대전시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구의원 시절 지역구인 월평1·2·3동과 만년동에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토길'을 조성하는데 앞장섰다. 아파트 주변의 방치된 녹지를 둘레길로 만들어 산책로나 운동코스로 이용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서구 최초로 무지개아파트에서 전원아파트 사이 1.2km에 황토길이 생기자 많은 주민들이 이용했다. 출퇴근 시간에 양말을 벗고 맨발로 걷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이후 대전시로 확산돼 아파트 둘레 황토길이 만들어졌다. 교육 분야도 마찬가지다. 맨발이어도 학부모가 걱정없는 '교육정책의 황토길'을 만들고 싶다. 남다른 삶의 철학이나 좌우명은 없지만 '즐겁게 유쾌하게 살자. 억지로 하지 말자'라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 마찬가지로 의정활동도 즐겁고 유쾌하게 해야 시민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서각을 하는 후배로부터 '우보호(牛步虎)'와 '인향(人香)' 이라는 작품을 선물 받았다. 호랑이처럼 바라보고, 소처럼 묵묵하게 걸으라는 뜻으로 알고, '사람 향기'나는 의정활동을 펼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