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수시] 반도체 계약학과 경쟁률 의외로 낮을 듯..."깜깜이 지원 우려에 당초 예측 벗어나" 
[2023수시] 반도체 계약학과 경쟁률 의외로 낮을 듯..."깜깜이 지원 우려에 당초 예측 벗어나"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09.1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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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와 고려대 등이 대기업과 연계한 반도체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의 2023학년도 수시모집 경쟁률이 당초 기대와 달리 낮게 나타나 주목된다.

경기침체와 취업난에 따라 대기업 입사가 보장되는 계약학과의 경쟁률이 폭발적인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고려대와 연세대에서는 대학 평균 경쟁률을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에 따르면 연세대가 삼성전자와 협약을 맺고 신설한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첨단융복합학과특별전형에서 모집인원 40명에 332명이 지원하여 8.30대 1을 기록했고, LG디스플레이와 계약을 맺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는 20명 모집에 111명이 지원하여 5.55대 1의 경쟁율을 기록했다. 이는 연세대 전체 경쟁률 12.69대 1에 미치지 못한 수치다. 같은 학생부위주전형의 평균 경쟁률 9.66대 1보다도 낮았다.

고려대는 SK하이닉스와 협약을 맺은 반도체공학과 학업우수형이 10.50대 1(지난해 16.7대 1), 계열적합형 13.80대 1(지난해 13대 1) 등으로 집계됐고, 삼성전자와 협약을 맺은 차세대통신학과 학업우수형 15.33대 1, 계열적합형 13.22대 1 등 대학 평균 경쟁률 14.09대 1에 근접한 수치에 머물렀다.

현대자동차와 협약을 맺은 스마트모빌리티학부는 학업우수형 12.67대 1, 계열적합형 10.13대 1을 기록했다.

국방부와 계약을 맺은 사이버국방학과는 특기자전형 15명 모집에 71명이 지원해 4.73대 1을, 학업우수형은 6.20대 1을 기록했다. 이는 군 의무복무 기간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고려대나 연세대 반도체 관련학과의 경쟁률이 낮게 형성된 것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찾기 쉽지 않다"면서도 "각 모집단위의 전형요소가 강화되거나 복잡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신설학과의 경우 지난해 입시결과를 참고할 수 없는 '깜깜이 지원'을 해야 하는 부담감이 있고, 입시 외 측면에서도 반도체 학과의 경우 윤석열 정부의 정책으로 인력 과잉에 대한 우려가 보도되는 등 '악재'가 원인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대한민국 주력산업인 반도체 수출은 2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고, 미국 의회가 반도체법을 통과시켜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어렵게 만든 상황이다.

반도체 관련학과가 여러 대학에 생기고 있는 점도 수험생들의 분산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분석된다. 학령인구 감소로 입학 자원이 줄어든 것도 이유일 수 있고, 자연계열 상위권 수험생들이 의약학 계열로 방향을 틀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다만,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는 연세대와 고려대 외의 대학들은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삼성전자의 협약을 맺은 KAIST 반도체시스템공학과와 포항공대 반도체공학과, SK하이닉스와 협약을 맺고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를 개설한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한양대 반도체공학과 등은 좀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16일 오전 10시 현재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고교장추천 10.33대 1, 일반전형  14.79대 1로 각각 교과전형 평균 6.79대 1, 종합전형 평균 11.11대 1을 넘어섰다.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도 학생부 종합(학과모집) 11.30대 1로 학종 평균 10.04대 1을 상회했다.

한양대 반도체공학과도 학생부교과(지역균형발전) 6.80대 1, 종합(일반전형) 10.79대 1로 각각 동일전형 평균 5.62대 1과 11.99대 1로 비슷한 수준이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발표한 포항공대 반도체공학과도 반도체공학인재전형Ⅰ 7.40대 1, 반도체공학인재전형Ⅱ 4.85대 1로 전체 평균 경쟁률 6.06대 1과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