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에서 자기소개서는 2024학년도부터 전면 폐지된다. 내년 전면 폐지에 앞서 올해 대입부터 자소서를 받지 않는 대학도 많다. 올해 입시가 자기소개서를 통해 학생을 선발하는 마지막 해인 셈이다.

김진환 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은 "자소서가 폐지된 데는 '만들어진' 이력에 대한 진실성과 공정성 시비 탓이 크다"며 "사설 입시 컨설팅을 통해 자소서가 다듬어지면서 '자소설'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추석 연후 직후에 대입 수시전형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수시모집 중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서 자기소개서 제출을 요구한다면 지금쯤 거의 자기소개서 작성을 마무리할 단계다.

자기소개서가 폐지되지만 인재 선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온데는 이유가 있다. 대학 입시가 '숫자(점수)'에서 '글자(이력)'에 방점을 둔 수시 학생부중심전형 위주로 진행되면서 학교생활기록부에 미처 드러내지 못한 수험생의 특성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그만큼 제출 전에 꼼꼼한 '퇴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 자소서 주의사항1, "각 문항이 요구하는 내용부터 이해해야"

대입 자기소개서는 공통문항 2문항과 대학별 자율문항 1문항으로 구성된다. 1번 문항은 진로와 관련한 학습경험 및 교내 활동에 대해 작성해야 한다. 일부 학생들은 이를 잘못 이해하고, 지원동기나 향후 진로계획을 쓰곤 한다. 문항 중 '진로와 관련하여'라는 부분을 잘 이해하고, 작성한 학습 경험과 교내 활동 내용들이 자신의 진로와 연관성이 있는지 제출 전에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2번 문항은 타인과 공동체를 위해 노력한 경험과 배운점에 대해 작성해야 한다. 타인을 위한 경험이라고 해서 반드시 봉사활동에서 소재를 찾을 필요는 없다. 학교에서 2명 이상이 함께 했던 활동 가운데 자신이 해당 집단에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역할을 주도적으로 했던 경험이라면 충분히 적절한 소재가 될 수 있다.

■ 자소서 주의사항1, "작성 금지 내용이 있는지 살펴봐야"

교육부는 공정한 학생부 서류평가를 위해 자소서에 기재할 수 없는 '금지 사항'을 정해뒀다. 사교육 유발 가능성이 있는 '공인어학성적 및 수학·과학·외국어 교과에 대한 교외 수상실적'을 기재하면 서류평가에서 0점 또는 불합격 처리된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학교생활기록부에 작성할 수 없는 논문 등재나 도서 출간, 발명특허 관련 내용, 해외활동 실적 등도 작성해서는 안 된다. 지원자의 성명이나 출신고교, 부모(친인척 포함)의 실명을 포함한 '사회경제적 지위(직종명, 직업명, 직장명, 직위명 등)를 암시하는 내용'도 기재할 경우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 자소서 주의사항3. "무분별한 접속사나 지시어는 뺄 것"

자기소개서의 나쁜 사례는 자신이 활동했던 내용을 열거식으로 작성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자연스럽게 '그리고, 그래서, 그러나' 등의 접속사를 남발하는 실수로 이어진다. 접속사를 절대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규정은 없지만 이런 표현이 자주 들어갈수록 글에 대한 몰입은 방해된다.

글의 흐름에 자신을 갖고, 과감히 접속사들을 빼는 것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다소 어색하게 느껴질 뿐 글이 훨씬 자연스럽고 군더더기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이런 식으로, 그 때의' 같은 지시어 사용에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자소서 내용이 모호하게 읽힐수 있고, 해당 지시어가 가리키는 내용이 혼동이 될 경우는 글의 흐름이 완전히 끊어지는 최악의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수험생들이 평소 글을 써볼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자기소개서 작성은 꽤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한다"며 "기본에 충실하면 어떤 글도 좋은 자기소개서가 될 수 있다. 무엇을 써야 하고(각 항목이 원하는 내용), 무엇을 쓰지 말아야 하며(작성 금지 내용),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접속사, 지시어의 남발) 3가지 원칙만 점검해도 경쟁력 있는 자기소개서를 완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