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 한국사 어려워지나?..."수능 출제하는 평가원 9월 모평에서 1등급 비율 예년보다 하락"
올해 수능 한국사 어려워지나?..."수능 출제하는 평가원 9월 모평에서 1등급 비율 예년보다 하락"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09.1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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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평가원 모의평가에서 종로학원 학원생 및 온라인 표본 채점 결과, 한국사 영역의 1등급 비율이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9월 평가원 모의평가에서 종로학원 학원생 및 온라인 표본 채점 결과, 한국사 영역의 1등급 비율이 예년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대입 수학능력시험에서 한국사는 필수 과목이다. 미응시할 경우 불합격 처리된다. 수능 한국사는 영어영역과 마찬가지로 절대평가 방식으로 우열을 가른다. 50점 만점을 기준으로 1등급 40점 이상, 2등급 35점 이상, 3등급 30점 이상 등으로 구분한다.

한국사가 필수과목으로 지정된 건 지난 2017학년도 수능부터다. 기존에는 사회탐구 영역의 선택과목 중 하나였다. 때문에 최근까지 한국사 난이도는 변별력에 큰 영향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 8월 31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한 9월 모의평가에서 한국사 가채점 결과가 '상당히 어려웠다'는 입시 전문가들의 총평이 나왔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 출제기관이어서 올해 2023학년도 대입 수능에서 한국사가 어렵게 출제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이번 9월 모평에서 한국사 1등급(40점 이상, 50점 만점) 비율이 4%대로 예상됐다. 2017학년도 필수과목 지정 이후, 평가원이 주관한 6월 및 9월 모의평가를 통틀어 가장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또 문항별 정답률이 30% 미만인 고난도 문항이 전체 20문항 가운데 6문항으로 추정됐고, 11번 문제인 일제강점기 1910년대 박상진 독립운동가의 대한광복회 활동에 대한 설명을 묻는 문항의 정답률은 약 14%, 20번 문제 '이한열 군 오늘 새벽 사망' 뉴스가 보도된 시기를 연표에서 고르는 문항의 정답률은 20% 전후로 매우 낮았다는 분석이다. 

종오학원 오종운 평가이사는 "한국사 9월 모의평가 가채점 결과는 지난해 수능(2022 수능) 한국사 1등급 비율이 37.57%인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어려웠는지 알 수 있다"며 "올해 평가원 주관으로 시행된 6월 모의평가에서도 1등급 비율이 15.71%인 것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7학년도 수능에서 한국사가 필수과목으로 지정된 이후 6년 동안 1등급 비율은 2018 수능의 12.84%가 가장 낮은 수치였고, 2017 수능 21.77%, 2020 수능 20.32% 등이 낮은 편에 속했다. 반면 2021 수능 34.32%, 2019 수능 36.52%, 2022 수능 37.57% 등으로 1등급 비율이 30%를 넘어선 해가 3회로 절반을 차지했다. 

평가원이 주관한 2017 수능 6월 및 9월 모의평가부터 2023 수능 6월 모의평가까지 한국사 1등급 비율은 가장 낮았던 때는 2022 수능 9월 모의평가 7.60%를 제외하면 대체로 20% 이상이었고, 2021 수능 6월 모의평가 때는 무려 42.66%를 기록하기도 했다.

9월 모의평가 난이도만 가지고 2023 수능 한국사가 어렵게 나올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실제 수능 난이도가 종전에는대체로 평이하게 출제됐다면 다소 변별력이 있게 출제될 것이라는 예상은 가능하다.

다만, 수능 한국사는 대학별로 수시나 정시에서 반영할 때, 무조건 1등급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3등급 이내(원점수 30점 이상, 50점 만점)면 불이익이 없는 정도다. 대학에 따라서는 한국사 4등급(원점수 25점 이상), 5등급(원점수 20점 이상)까지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므로 자신이 지원하는 목표 대학에 맞추어 어느 수준까지 한국사 등급을 받아야 할지를 점검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 수능 필수 한국사 어떻게 적용되나

통상 수능 한국사 성적은 수시전형은 수능 최저학력기준이나 응시여부 확인으로, 정시전형은 주로 가산점 부여 방식으로 반영된다.
 
한국사 영역의 수시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대학별로 다르지만 국·수·영·탐 등급 조건을 만족해도 별도로 지정된 한국사 등급 조건을 만족하지 않으면 탈락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서울대는 수시 지역균형전형에서 국수영탐 중 3개 영역 등급합 7이내의 조건을 요구하는데,  한국사 영역의 별도 등급 제한은 없고, 필수 응시하면 된다.

고려대는 2023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학교추천전형, 일반전형(학업우수형)에서 국수영탐 등급 조건 이외에 한국사 성적이 인문계열은 3등급 이내, 자연계열은 4등급 이내여야 하고, 연세대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학생부종합 활동우수형, 국제형(국내고) 전형에서 한국사는 인문, 자연계열 모두 4등급 이내가 반영된다. 

정시전형 반영 방식은 서울대가 한국사 3등급 이내는 감점이 없지만 4등급부터 등급당 0.4점씩 감점하고, 연세대는 4등급 이내는 10점의 가산점이 부여되고, 5등급은 9.8점 등이 가산하는 식이다. 고려대는 인문계는 3등급 이내 10점, 4등급부터 9.8점, 자연계는 4등급 이내 10점, 5등급부터 9.6점 등이 가산된다. 

■ 올해 수능, "한국사 시대별 출제 비중 달라진다"

고등 한국사는 2023 수능부터 2015 한국사 개정교육과정이 적용된다. 2022 수능 이전과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가장 큰 차이점은 한국근현대사 출제 비중의 증가다. 한국근대사(개항기 및 일제 강점기) 10문항, 한국현대사(해방 이후 현재까지) 4문항 등 14문항이 출제돼 종전 10문항보다 4문항 증가한다. 반면 선사시대 및 고대시대 2문항, 고려시대 2문항, 조선시대 2문항 등 전근대사 출제 비중은 총 6문항으로 종전 10문항에 비해 4문항이 줄었다.

이는 2022 수능까지는 한국사 교육과정이 (1)우리 역사의 형성과 고대 국가의 발전 (2)고려 귀족 사회의 형성과 변천 (3)조선 유교 사회의 성립과 변화 (4)국제 질서의 변동과 근대 국가 수립 운동 (5)일제 강점과 민족 운동의 전개 (6)대한민국의 발전과 현대 세계의 변화 등 6개의 단원으로 구성됐지만 2023 수능부터는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1)전근대 한국사의 이해(고대, 고려, 조선) (2)근대 국민 국가 수립 운동(개항기) (3)일제 식민지 지배와 민족 운동의 전개(일제 강점기) (4)대한민국의 발전(현대사 : 8.15 광복, 정부 수립, 6.25 전쟁, 4.19혁명, 70년대 경제 성장, 6월 민주 항쟁 등) 등 4개 단원으로 구성돼 근현대사 비중이 종전보다 크게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김진환 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은 "올해 한국사 출제 방침이 근현대사 비중을 높게 설정한 만큼 이에 맞는 수능 대비가 필요하다"며 "최소한 '2023학년도 수능 특강 한국사영역'의 개념을 충분하게 공부하고, 문제 풀이를 통해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