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중요해지는 '대입 면접', "1단계 선발인원과 면접 평가 비중이 당락 가른다"
갈수록 중요해지는 '대입 면접', "1단계 선발인원과 면접 평가 비중이 당락 가른다"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08.1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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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면접은 수시전형의 중요한 평가요소다. 대입공정성강화 방안에 따라 2024학년도 대입 수시전형에서 자기소개서가 완전히 사라지면 역설적으로 면접의 위상은 더욱 강화된다. 특히 고교 내신성적과 학교생활의 이력을 종합적으로 따지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영향력이 더 커질 전망이다.

대학의 인재선발 과정에서 지원자의 지적호기심과 학업역량, 계열적합성, 인성, 잠재력 등을 정성적인 평가를 해야 하는데 글자수가 제한적인 '학교생활기록부' 만으로는 완벽한 전형이 이뤄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서류 평가 성적만 100% 반영하는 대학이 아닌 경우라면 향후 면접이 입시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서울시립대의 경우 매년 학생부종합전형 합격자 중 30-40% 정도의 학생들이 면접 성적에 따라 달라졌다는 것을 밝히고 있고, 다른 인서울 대학들도 면접이 대입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공개하고 있다"며 "올해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모집에서도 면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1단계 합격자 선발 배수, 면접 반영 비율 등에 변화가 있는 대학들이 많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 면접의 변수1, "1단계 선발 인원 변화에 주목할 것"

경희대의 대표적인 학생부종합전형인 네오르네상스전형은 올해 1단계 선발 인원을 4배수에서 3배수로 축소했다. 인천대도 자기추천전형으로 선발하는 모집단위 중 동북아국제통상학부의 1단계 선발 배수를 4배수에서 3배수로 줄였다.

반면 덕성여대를 비롯한 동국대, 서울여대, 인하대 등은 1단계 선발 인원이 증가함에 따라 면접의 영향력이 예년에 비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덕성여대의 덕성인재II(면접형) 전형은 1단계 선발 인원이 3배수에서 4배수로 늘었다. 동국대의 대표적 학생부종합전형인 DoDream전형도 1단계 선발 인원이 모집 인원의 3배수(법학과, 경영학과 등 일부 모집단위는 2.5배수)에서 4배수(일부 모집단위는 3.5배수)로 증가했다.

서울여대의 바롬인재면접전형과 SW융합인재전형은 1단계 선발 배수가 다른 대학에 비해 원래 많은 편(4배수)이었는데, 올해는 모집인원의 5배수를 선발한 후 면접을 시행한다.

서울시립대는 모집인원이 적은 국사학-도시역사경관학전공, 국제관계학-빅데이터분석학전공 등의 모집단위는 1단계에서 2.25배-4배수를 선발하되 그 외 모집단위는 2배수를 면접 대상자로 선발했는데 올해부터는 모집인원과 관계없이 1단계에서 3배수를 선발한다.

인하대는 1단계 선발 인원을 3배수에서 3.5배수로 소폭 늘렸다.

서울대는 전년도까지 일괄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해 지원자 전원이 면접 대상자였지만 올해부터는 단계별 전형으로 바뀌면서 1단계에서 모집인원의 3배수를 선발한 후 2단계에서 면접 성적을 반영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한다.

김진환 전 성균과대 입학상담관은 "1단계 선발 배수가 증가한다는 것은 2단계 면접 대상자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모집인원이 5명이고 1단계 선발 배수가 3배수일 때는 15명의 면접 대상자 중에서 최종 합격 인원이 결정되지만, 선발 배수가 4배수로 증가하게 되면 20명의 면접 대상자 중 최종 합격 인원을 선발한다. 특히 서류 평가 점수가 크지 않은 경우 면접 성적에 따라 당락이 갈라지므로 더욱 철저한 면접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면접의 변수2, "면접 평가 비중이 달라진 대학 살펴야"

면접 성적을 반영하는 대다수 대학은 1단계에서는 서류 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일정 인원을 선발한 후 2단계에서 면접 성적을 반영한다. 다만, 올해는 면접의 평가 비중을 늘린 대학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여대는 1단계 선발인원에 이어 면접 비중을 늘렸다. 전년도에는 2단계 선발 시 1단계 성적 60%, 면접 성적 40%를 반영하였는데, 올해는 50%로 반영 비중을 늘렸다.

한국공학대(구 한국산업기술대)는 학생부종합(KPU창의인재)전형의 명칭을 학생부종합 창의인재(면접)전형으로 변경하면서 면접 평가 비중을 10% 늘렸다. 2단계에서 면접 성적 30% 반영한다.

한국외대는 학생부종합전형(면접형)과 SW인재 전형의 면접 반영 비율을 30%에서 40%로 확대했다.

수시전형에서 면접 반영 비율은 경쟁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면접 반영 비율이 증가하면 서류 경쟁력이 다소 부족한 학생이더라도 '역전'의 기회가 커진다. 면접에 강점이 있는 학생들은 더욱 공격적으로 지원하고, 면접에 자신이 없는 학생은 지원을 꺼리게 되면서 경쟁률에 등락이 생긴다는 의미다.

대입 수시에서 면접의 영향력은 1단계 선발 배수, 면접 평가 비율 등에 작용할 뿐만 아니라 '충원율'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1단계 선발 인원이 3배수인데 충원율이 200%인 경우 1단계 합격자는 면접 성적과 관계없이 모두 합격했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충원율은 매년 달라지기 때문에 전년도에 200%가 충원됐더라도 올해도 반드시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면접이 있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합격 가능성을 높이려면 대학에서 공개한 전형 가이드북이나 전년도 선행학습 영향평가서 등을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며 "기출문항과 함께 예상 질문을 뽑아보는등 철저히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