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학생부교과, 수능최저 따라 입결 엇갈려...'입결 올라갈 대학 VS 내려갈 대학 분석'
올해 학생부교과, 수능최저 따라 입결 엇갈려...'입결 올라갈 대학 VS 내려갈 대학 분석'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08.07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 입시에서 입시결과는 선발인원 수나 수험생들의 지원 심리에 따라 변수가 발생한다. 전형 방법의 변화도 그중 하나다.

대입 전형 방법에 따른 변수는 최근 들어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최저기준이 완화되면 입시결과가 상승하고, 최저기준이 강화되면 입결이 하락하는 식이다.

수능최저기준은 대학별로 입시 지원자들에게 정해 놓은 수능 성적의 하한선이다. 수능최저는 대학의 인재 선발 자율권과 맞물리는데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심으로 하는 수시 전형이나 논술전형 등 대학별 고사에서 수험생이 합격 점수를 받더라도 각 대학이 설정한 '수능 점수' 이상을 확보하지 못하면 최종 합격자 사정에서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적용된다.

아무리 대학 입시의 패러다임이 숫자(점수)에서 글자(이력)로 바뀌었더라도 각 대학이 요구하는 일정 수준 이상의 학력 수준을 검증하겠다는 의도로 설정된 커트라인인 셈이다.

때문에 올해 2023학년도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에서도 수능최저기준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제대로 살펴야 낭패가 없다.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과 전공학과의 수능최저기준이 전년도보다 올랐는지, 내렸는지를 알아야 입시결과에 대한 윤곽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올해 수능최저기준이 완화되는 대학

올해 수시 교과전형에서 최저기준을 완화하는 주요대학은 가톨릭대, 고려대, 서울과학기술대, 서울여대, 세종대, 아주대 등이다.

고려대학교 교과전형은 전년도 인문계열 3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 자연계열 3개 영역 등급 합 6 이내 기준에서 올해 인문·자연계열 모두 등급 합 기준을 1씩 낮춘다.

김진환 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은 "지난해 고려대 인문계열의 최저기준 충족률은 37.1%, 자연계열 충족률은 46.5%이었는데 올해 최저기준을 완화해 충족률을 끌어올리면 결국 입결 상승을 유도할 것"이라며 "하지만 고려대 교과전형은 단순 성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서류평가가 포함되기 때문에 입결 상승 폭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가톨릭대(확률과 통계 선택 시)와 서울과학기술대는 모두 2개 영역 등급 합 6 이내에서 2개 영역 등급 합 7 이내로 기준을 낮춘다. 동일한 변화처럼 보이지만 변화폭은 서울과학기술대가 더 크다. 등급 합 기준을 내릴 뿐만 아니라 탐구 영역 반영 과목 수를 2개에서 1개로 줄이기 때문이다.

다만, 전년도 서울과학기술대 최저기준 충족률은 73.8%로 매우 높은 편이었고, 입결(70% 커트라인) 역시 평균 2.3등급으로 높았기 때문에 입결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여대 최저기준 변화는 큰 폭의 입결 변화를 예고한다. 2개 영역 등급 합 7 이내라는 최저기준은 작년과 동일하지만 전년도에는 영어를 포함해 최저기준 충족시 2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라는 예외 기준을 충족해야 했다. 수능 영어는 절대평가로 치러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최저기준 충족을 위해 활용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따라서 작년 서울여대 최저기준은 사실상 2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 정도로 높았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최저기준이 높았기 때문에 서울여대가 교과 성적 산출 시 성적이 우수한 총 12과목 만을 반영했는데도 합격자의 최저성적이 불어불문학과 4.0등급, 독어독문학과 4.2등급, 수학과 3.9등급 등으로 낮았다. 하지만 올해는 이 영어와 관련한 별도 기준을 폐지하며 최저기준을 완화한다. 이에 따라 최저기준을 충족하는 학생이 상당히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전년도 입결만 확인하고 서울여대 교과전형에 수시 지원하는 것은 부담이 따른다.

■ 최저기준이 강화되는 대학

많은 대학들이 수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을 줄이는 추세다. 때문에 최저기준을 강화한 대학은 많지 않다. 하지만 서강대 교과전형의 최저기준은 작년 3개 영역 각 3등급 이내에서 올해 3개 영역 등급 합 6 이내로 기준이 크게 올랐다.

작년에는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상당히 낮은 기준을 제시했지만 올해는 이를 고려하지 않는다.

작년 서강대 교과전형의 입결(70% 커트라인)은 인문계열(지식융합미디어학부 포함) 1.64등급, 자연계열 1.56등급이었다. 올해는 최저기준을 충족하는 지원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여 입결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수험생의 서강대에 대한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교과전형의 입결이 2점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내신 등급이 1등급 후반대라고 하더라도 작년 입결 때문에 지원을 꺼리지 말고,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면 소신지원의 의미로 지원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최저기준 변경 의미가 애매한 대학

성균관대는 작년 최저기준 적용 시 영어를 별도로 반영했고, 숭실대는 영어를 제외한 국어, 수학, 탐구만으로 최저기준을 적용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대학들처럼 영어를 포함한 최저기준을 적용한다.

이는 수험생의 영어 역량에 따라 최저기준 충족을 더 쉽게 할수도,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성균관대의 경우 영어 성적이 1등급인 학생들에게는 최저기준 충족이 완화됐다고 볼 수 있다. 올해 수능 영어 난이도에 따라 1등급 성취 비율이 달라지겠지만 성균관대에 지원하는 학생 중 상당수는 영어 1등급이 예상되기 때문에 입결은 다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은 단순 교과성적으로 우열이 나뉘기 때문에 과거 입시결과를 보면서 수시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때 입시결과 뿐만 아니라 작년 모집요강과 비교해 수능최저학력기준 등 선발 방법에 변화가 있는지, 모집인원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을 함께 참고해야 효과적인 지원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