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2 선택과목 어떻게 정할까?... 서울대가 권장하는 '핵심 과목' 분석
고1, 2 선택과목 어떻게 정할까?... 서울대가 권장하는 '핵심 과목' 분석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08.01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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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기 여름방학에 접어들면서 전국 인문계고등학교에서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택과목'을 조사중이다.

과목을 확정하는 단계는 아니지만 2학기가 되면 대부분 결정을 해야 한다. 과목을 선택할 때 어려움을 느끼는 고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이라면 서울대학교가 제시하는 '핵심 권장 과목'을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김진환 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파리3대학 문학박사)은 "선택과목은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라 학생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스스로 선택해 이수하도록 함으로써 다양한 학습기회를 보장하고, 학생 성장 중심의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마련됐다"며 "그만큼 대학들이 신입생 선발에서 자신들의 인재상에 맞는 권장 과목을 내세우고 있어 원하는 대학과 전공계열에서 제시하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선택과목, 왜 중요한가

선택과목을 고를 때 대학 입시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과목만 수강하기는 어렵다.

많은 학생이 준비하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지원 전공과 관련하여 학생이 어떤 과목을 이수했는지, 그리고 해당 과목의 성취도와 세특 내용이 어떠한지가 주요 평가 대상이다.

경희대나 고려대, 성균관대 등 일부 대학들은 학생부교과전형에서도 서류(학생부) 및 교과 영역에 대한 정성평가를 도입했다.

따라서 어떤 과목을 선택하고 어떤 교과활동을 수행했느냐가 대입에서의 유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 서울대 권장과목, 어떤 의미가 있나

서울대학교는 '2024학년도 대학 신입학생 입학전형 시행계획'을 통해 전공에 따른 교과이수 권장과목을 제시했다. 해당 전공을 공부하기 위해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배우기를 추천하는 과목이다. 이 중 '핵심 권장과목'은 필수적으로 이수할 것을 명시했다.

권장과목의 경우는 서울대가 제시한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을 이수하지 않았다고 해서 서울대에 지원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또 서울대의 권장과목이 모든 대학에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서울대 자료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해당 전공학과에서 어떤 역량을 요구하는지를 참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외에도 숭실대가 '전공안내 웹진'을 통해 학과별 선택교과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또 서울여대의 '2022학년도 학생부종합전형 가이드북'에도 모집단위별 교과목 선택 가이드를 확인할 수 있다.

교육부는 '학생 진로·진학과 연계한 과목 선택 가이드북'을 통해 학생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교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교과목의 내용과 성격, 진로 및 직업에 대한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 등 각 시·도 교육청에서도 선택과목 및 전공 안내서를 제작하여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 서울대와 각 시·도교육청 선택과목 안내 기준

선택과목을 고를 때 공통적으로 염두해야 할 기준이 있다.

첫째는 수험생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와 연계된 과목을 고르고, 둘째는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과목을 선택할 때 가장 좋은 것은 당연히 관심 분야와 연계된 분야를 고르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면서 진로와 연관되는 과목은 즐겁게 공부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좋은 성취도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전공이 특정 과목과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진로를 정했더라도 과목 선택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때문에 각 대학이나 교육부에서 발표한 자료를 참고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쉬운 길이다.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는 과목을 고르는 이유는 모든 대학과 전공에서 특정 과목이수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로를 아직 못 정한 학생도 있고,  대부분의 교과전형이나 정시(수능위주)처럼 성적으로만 정량평가 하는 전형을 고려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까닭에 과목 선택의 기준을 '적성이나 진로'보다는 '성적'에 두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실제로 서울대는 인문·사회계열 모집단위 중 경제학부에만 권장과목을 지정했을 뿐, 나머지 모집단위는 학생의 적성과 진로 등을 고려하여 자율적으로 과목을 선택하여 학습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자연계열에서는 치의학과에 대해 어떠한 권장과목도 지정하지 않았다.

입시 전문가들은 성적에 유리한 과목을 선택할 때도 기준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일단 학생들이 많이 수강하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학생들이 많이 선택한다는 것은 그만큼 일반적인 과목이라는 의미다. 또 연계할 수 있는 분야가 많고, 교과목의 난도도 크게 높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사회 교과 중 '생활과 윤리', '사회·문화' 같은 과목은 비교적 수강 인원도 많고, 어느 전공을 선택하든 연결고리를 찾기 수월하다.

3학년 선택과목은 전략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오직 성적에만 초점을 둔다면, 3학년 선택과목은 일반선택과목과 진로선택과목의 비중을 전략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조금이라도 내신등급을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면 비교적 수강인원이 많은 일반선택과목을 선택해 고교내신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반면 그동안의 내신성적에 충분히 만족한다면, 3학년 때는 성적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진로선택과목의 비중을 높이고, 수능이나 비교과 등을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마지막은 수능과의 연계를 고려하는 것이다. 정시 수능전형을 고려하는 학생은 물론 수시전형 위주로만 준비하는 수험생도 수능을 배제할 수 없다. '수능최저학력기준' 때문이다.

따라서 국어, 수학, 탐구 등 수능과 연계되는 교과에서는 수능에서 치르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수능 국어를 '언어와 매체' 과목으로 응시하는 학생은 내신과목도 동일하게 '언어와 매체'를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른 예로는 사회탐구의 경우, 수능에서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과목은 '생활과 윤리', '사회·문화', '한국지리' 순인데 사회 교과는 수시전형에서도 전공에 따른 과목 영향이 적기 때문에 수능과 동일한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2학기가 시작되면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과목 선택을 마무리 지으려 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여름방학 동안 선택과목에 대한 고민을 끝내는 것이 좋다"며 "내신성적과 대입 준비 전형 등 각자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남들 따라 과목을 고르기 보다는 자신에게 조금 더 유리한 방향이 무엇인지 고민한 뒤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