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자기소개서 2024학년도 완전 폐지..."올해는 어떨까?"
대입 자기소개서 2024학년도 완전 폐지..."올해는 어떨까?"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07.19 14: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입 자기소개서는 입시의 패러다임이 '숫자(점수)'에서 '글자(이력)'로 변해가면서 수시 학생부중심전형의 중요한 평가자료로 활용돼 왔다. 학교생활기록부에 미처 드러내지 못한 수험생의 특성을 보완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력 부풀리기나 입시 컨설팅을 통해 자소서가 다듬어지는 사례가 빈번하면서 '자소설'이라는 비판도 동시에 받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입 자소서는 오는 2024학년도 입시부터 완전히 폐지된다. 올해 2023학년도 대입에서도 많은 대학들이 자소서를 받지 않는다.

다만, 입시 전문가들은 '자소서 폐지'가 완전한 퇴출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김진환 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파리3대학 문학박사)은 "인재를 선발해야 하는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의 입장에서 학생부 만으로 신입생을 뽑을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고, 대학별 면접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면접을 준비하기 위한 시나리오가 필요한데 그게 자소서일 수 밖에 없다"며 "올해 대입에서 자기소개서 활용 여부는 개인에 따라 유불리가 다를 수 있는 만큼 희망하는 대학이나 전공분야에서 자소서 제출 여부에 따져보는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자기소개서 폐지가 모든 학생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자신의 학생부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자소서를 통해 학생부에 미처 드러내지 못한 본인의 강점을 어필해야 하기 때문이다"라며 "진로가 변경돼 학생부 만으로는 지원 동기가 잘 드러나지 않거나, 본인이 열심히 했어도 학생부에 강점이 충분히 기재되지 않은 학생들은 자기소개서야 말로 대학에게 건네는 마지막 발언 기회인 셈"이라고 말했다.

■ 지방거점국립대 대부분 폐지, 초등교육과는 완전 폐지

올해 대부분 지방거점국립대는 일반 전형에서는 자기소개서를 받지 않지만 충북대가 예외적으로 학생부종합Ⅱ전형에서 자기소개서 제출을 요구한다.

충북대는 학생부종합전형을 Ⅰ전형과 Ⅱ전형 등 두 가지로 운영하는데 Ⅰ전형은 학생부로만 평가하고, Ⅱ전형은 자기소개서까지 평가한다. 제출 시기가 수능 이후(11월18일-11월21일)이어서 부담은 적다.

경북대는 영농창업인재전형(4개 학과, 22명)에 한해 자기소개서를 요구한다.

전국의 10개 교대와 제주대,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등은 모두 지난해 자기소개서를 폐지했다.

초등교육과 중에서 유일하게 자기소개서를 요구했던 이화여대 초등교육과도 올해 입시부터 자기소개서를 받지 않는다.

■ 올해 자기소개서 없애는 수도권 대학 더 늘어

수도권 주요 대학 중에서도 자소서를 받지 않는 대학이 더욱 늘었다.

지난해 2022학년도 대입에는 고려대, 단국대, 상명대, 서강대, 한국외대, 한양대(서울), 한양대(ERICA) 등이 자기소개서를 폐지했고, 올해는 서울과학기술대, 세종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인하대, 홍익대 등이 추가로 자기소개서를 활용하지 않기로 했다.

충북대처럼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내에서 자기소개서가 필요한 전형과 그렇지 않은 전형을 따로 운영하는 대학들도 있다.

명지대와 서울여대는 서류전형에서 자기소개서를 요구하고, 면접전형에서는 받지 않는다. 강남대는 서류면접전형에 자기소개서를 제출하고, 학생부전형에는 제출하지 않는다.

■ 자기소개서 써야 한다면..."자율문항 활용 여부 중요"

자기소개서를 받지 않는 대학이 많아졌지만 학생들이 선호하는 인서울 주요대학은 여전히 자기소개서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물론 지난해부터 문항수가 축소된 데다가 자율문항 없이 공통문항만 작성하도록 하는 대학들도 있어 수험생의 부담은 다소 줄었다.

자율문항 없이 공통문항 2개만 활용하는 대학은 가천대(의약한의학 제외), 가톨릭대, 강남대(서류면접전형), 건국대, 경기대(SW우수자전형 제외), 덕성여대, 동덕여대, 명지대(명지인재서류전형), 서울여대(바롬인재서류), 성균관대, 아주대, 차의과학대 등이 있다.

지방국립대 중 거의 유일하게 자소서를 작성해야 하는 충북대(학생부종합Ⅱ전형)도 공통문항만 작성하도록 했다.

반면, 가천대(의약한의학), 경기대(SW우수자전형), 경희대, 광운대, 국민대, 동국대, 삼육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성신여대, 숭실대, 연세대, 을지대, 중앙대, 한국공학대, 한국항공대 등은 '자율문항'을 추가로 요구한다.

독서 활동을 묻는 서울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대학은 자율문항에 지원동기와 노력 과정, 또는 학업 및진로 계획 등을 묻는다.

때문에 자소서 1번 항목과 중복되지 않게 기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대학에 따라 2번 항목까지만 쓰는 자소서와 3번 항목까지 쓰는 자소서를 별도로 만들어야 하고, 대학별 인재상 등의 특징을 반영해 기재해야 한다.

자소서는 작성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수시 원서를 작성할 때까지 미루는 것은 좋지 않다. 적어도 여름방학 시작과 함께 초안을 잡은 뒤 첨삭을 꼼꼼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