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를 위한 학교생활기록부는 수험생 자신의 고교 성적과 활동 이력이 담긴다.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에게는 지원자의 지적호기심과 계열적합성, 학업성취도 등을 파악하는 중요한 자료다.

하지만 학생부에 기록된 모든 내용이 대입 사정자료로 쓰이지는 않는다. 대표적인 것이 수상경력이다.

수시 학생부중심전형에 대한 오해와 불신 탓에 대입에서 수상경력은 한 학기당 1개 이내만 활용된다. 
 그러다 보니 학기별로 수상실적이 많은 학생 중에는 택1을 해야 하는 상황에 곤란을 겪기도 한다.

대입전형자료로 쓰이는 수상경력을 학생(학부모)이 선택해서 해당 고등학교에 제출하는데 선택된 수상경력이 모집 시기 내에서 동일하게 제공되기 때문에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 따라 다르게 선택할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다만, 모집 시기가 수시와 정시로 구분될 경우에는 수상경력을 변경할 수 있다.

김진환 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파리3대학 문학박사)은 "수상실적을 오롯이 학생이나 학부모가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다"면서도 "어떤 점을 기준으로 수상실적을 선택하면 좋을지를 대학들이 발표한 학생부종합전형 가이드북을 참고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수상 경력, "숫자는 중요하지 않다?"

수험생이 대학에 제공할 수 있는 수상 개수는 재학생의 경우 최대 5개, 졸업생은 최대 6개다.

때문에 수상 개수가 많으면 평가에서 유리할 지를 고민하는 수험생과 학부모가 많다.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은 정량평가가 아닌 정성평가로운영되는 전형이다. 단순히 수상 개수 자체가 평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여러 대학들이 지난 2022학년도 대입부터 학생부종합전형 가이드북을 통해 수상 개수가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 수상 경력, "어떤 상을 받았는지가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대학들은 특정 수상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수상내역은 수험생의 학업에 대한 열정과 역량, 전공에 대한 관심과 역량, 성실성, 주도성, 인성 등 다양한 요소를 확인하는 대목이다. 어떤 수상이든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또 대학의 입사관들은 수상 실적만으로 학생을 평가하지 않는다. 학교생활기록부의 다른 영역과 연계해 종합적인 평가를 하기 때문에 수상의 종류나 등위 자체는 크게 의미부여를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들이 추천하는 수상실적 선택 가이드는 존재한다.

■ 대학 추천 수상실적 가이드, "성적보다는 학종 평가요소에 주목해야"

대학들이 추천하는 수상실적을 선택하는 요령인 일종의 '가이드'가 있다. 일단 수상실적에 교과우수상은 지양하고, 수험생의 장단점을 알수 있고, 전공적합성 등 학종 평가요소를 잘 드러낼 것 등이다.

'교과우수상은 지양'하라는 의미는 선택할 수 있는 수상이 여러 개가 있다면 성적의 우수성은 학생부에 기재된 내신성적 자료를 통해 정량적인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너지면에서 도움이 안 된다는 이야기다.

동국대의 경우, '2023 학생부위주전형 가이드북'에서 "교과 성적과 관련된 수상(교과우수상 등)의 경우는 교과학습 발달상황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므로 대입제공자료로 선택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명시했다.

수험생의 강점을 부각시키고, 약점을 보완하는 수상실적은 적극적으로 어필할 필요가 있다. 

많은 대학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수상실적 선택 요령은 '자신의 강점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수상' 또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수상실적'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경희대는 '2023 학생부전형 가이드북'에서 "특기나 장점을 강조하거나 부족한 부분을 완화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로 언급했다. 이를테면 "교과성적과 수업활동이 우수하다면 수학의 특기를 보여주는 방법으로 수학경시대회 수상실적을 선택해 보여줄 수 있고, 반면에 수학 교과성적이 낮다면 수학경시대회 수상실적을 선택해 성적 외의 수학능력을 보여줄 수도 있다"는 식이다.

서강대도 "학생의 우수성을 강조할 수 있는, 또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수상을 선택하는 것이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2023학년도 입학가이드북'에 안내하고 있다.

학종 평가요소를 드러내는 '전공(계열)적합성' 등과 연계된 수상실적은 금상첨화다.

많은 대학들이 학업역량과 전공(계열)적합성, 인성, 발전가능성 등을 학생부종합전형의 중요한 평가요소로 활용하고 있다. 때문에 수상경력도 이러한 평가요소와 연계돼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화여대는 '2023 학생부위주전형 안내서'에서 "자신의 우수성을 잘 보여줄 수 있는지, 자신만의 장점과 성과를 잘 드러내 줄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화여대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요소인 학업역량, 학교활동의 우수성, 발전가능성과의 연계성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라고 안내하고 있다.

부산대도 "모집단위와 관련된 교과 학업 관련 수상 또는 특정 평가요소에 강점으로 부각하고 싶거나,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평가요소를 보완하는 측면 등을 선택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수상실적은 자체로서가 아니라 학생부에 기록된 다른 활동과 연계가 될 때 강력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수상실적을 선택하기에 앞서 자신의 학생부 전체를 꼼꼼히 살펴 경쟁력을 파악하고, 이후 본인의 장점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방향으로 선택해야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