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시지원 전략 달라지나?..."지난해 2022수시전형 학생부교과=안정, 학생부종합=소신 패턴 깨져"
대입 수시지원 전략 달라지나?..."지난해 2022수시전형 학생부교과=안정, 학생부종합=소신 패턴 깨져"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07.08 0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입 수시 지원 카드는 총 6장이다. 수험생들은 6번의 지원 기회를 안정, 소신, 상향 등의 전략으로 활용한다.

이는 수시전형의 종류와 연관이 있다. 수시전형 내에서도 대표적인 정량평가인 학생부교과전형은 고등학교 내신 성적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기 때문에 '안정' 지원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학교 내신과 비교과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학생부종합전형은 정성평가적인 평가 변수가 많기 때문에 '소신' 또는 '상향' 지원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난 2022학년도 대입에서는 이같은 공식에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이다.

입시전문업체 진학사에 따르면 2022대입에서 전형별 선발인원의 변화와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인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에 대한 부담감 등 여러 요소에 의해 학생부교과와 학생부종합의 일반적인지원 패턴에도 변화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 학생부교과전형 선발 인원 확대..."수험생 공격적 지원 늘었다"

2022학년도 주요 15개 대학의 교과 전형 선발인원은 2021학년도 대비 1747명이 증가한 5477명(정원 내 일반전형 기준, 예체능 계열 제외)이다.

기존에는 학생부교과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았던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대학들이 교과전형을 신설하면서 수험생들의 관심이 커졌다.

높은 관심은 지원자의 증가로 이어졌고, 전년 대비 무려 3만 8750명이 증가한 6만 4132명이 15개 대학 교과전형에 지원했다.

15개 대학의 전체 경쟁률을 살펴보면 2021학년도 6.8대 1에서 2022학년도 11.7대 1로 증가했다.

계열별로 살펴보면 특히 자연계열의 지원 증가가 눈에 띈다. 약학대학이 학부로 전환하는 등 의약학계열 모집인원이 증가했고, 문이과 통합수능으로 인해 수학 과목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 가능성이 커졌다는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교과전형 선발인원의 증가는 수험생들의 지원 패턴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전까지의 수험생 지원 경향이 교과전형을 통해 주로 안정 지원권 대학을 겨냥했다면  2022학년도에는 안정 지원 뿐만 아니라 소신, 상향 지원 대학까지 교과전형으로 지원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인원의 증가로 인해 이전에 비해 다소 낮은 성적이라고 하더라도 합격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 학생부종합전형 '적정-소신' 지원 증가

반대로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적정 내지 소신 지원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2022학년도 주요 15개 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 선발인원(전형 내 일반전형 기준, 예체능 계열 제외)은 1만 3848명으로 전년 대비 3863명이 줄었다. 지원자는 1만 642명이 감소한 17만 5778명이 지원했다.

전체 경쟁률은 2021학년도 10.53대 1에서 2022학년도 12.59대 1로 증가했지만, 이는 선발인원이 줄면서 경쟁률이 증가한 것으로 실제로는 지원자가 감소한 셈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정성평가를 통해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에게는 부담이 많은 전형이다. 물론 선호도가 높은 인서울 주요대학을 중심으로 모집하는 인원이 많아 해당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이라면 학생부종합전형 지원을 빼놓고 대입 전략을 세우기 힘들다.

지난 2022학년도 대입의 경우, 선발인원이 크게 줄어든 반면 학생부교과전형의 모집 인원이 증가함에 따라 당초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지원했을 학생들 가운데 많은 지원자가 학생부교과전형을 선택하면서 경쟁률이 크게 하락했고, 더불어 수험생들의 지원 경향도 '소신-상향' 지원에서 '적정-소신' 지원으로 변화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계열별 지원인원의 증감을 살펴보면 인문계열 지원자들의 감소가 눈에 띈다. 특히 전년 대비 100명 이상 모집인원이 감소한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의 지원자가 대폭 감소했다.

다만, 고려대는 교과성적이나 비교과 활동이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최상위권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면 합격할 수 있다는 수험생들의 기대감에 따라 모집인원이 줄었지만 지원자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됐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지난 2022학년도 대입은 문이과 통합수능 뿐만 아니라 전형별 인원 증감, 전형 방법의 변화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기존 입시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며 "전형별 지원 패턴 변화도 같은 맥락인데 2023학년도 이후 입시에서도 이런 경향이 유지될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어 "주의해야 할 것은 이런 경향성이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흐름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희망 대학과 희망 학과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흐름과 함께 세부적인 전형 및 모집인원의 변화 등을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