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취지는 좋은데 내가 듣고 싶은 과목 우리 학교에 없으면?..."교육청 공동교육과정 사이트 주목"
'고교학점제' 취지는 좋은데 내가 듣고 싶은 과목 우리 학교에 없으면?..."교육청 공동교육과정 사이트 주목"
  • 교육사랑신문
  • 승인 2022.06.2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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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입시에서 문이과 통합수능 만큼 뜨거운 감자가 있다. 바로 '고교학점제'다.

고교학점제는 과목 선택에 있어서 학생의 자율권에 방점을 둔 제도다. 이런 경향은 2015개정교육과정의 취지와 맥락이 같다.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이수하면서 다양한 학습 기회를 보장받고, 학생 성장 중심의 교육을 실현한다는 것이 목표다.

현재 고등학교는 2015개정교육과정에 따라 교과목을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주로 1학년 때 공통과목을 통해 기초 소양을 함양한 후 2, 3학년 때 학생 각자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 선택을 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대학입시와 대학의 인재선발 기준 등을 배재하고, 학생 본인만 원하는 과목을 수강한다는 것이 애매하다는 점이다. 학생이 수강하고 싶은 과목을 모든 학교에서 제공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다.

실제로 일선 고등학교는 여건에 따라 개설 과목 현황이 다르다. 같은 과목이더라도 학교에 따라 수강할 수 있는 학년을 다르게 지정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학생은 필요로 하지만 학교 여건 때문에 개설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김진환 콩코디아국제대학 진로진학센터장(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은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대학입시에서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과목 선택 자체가 입시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고교학점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려면 중학교 단위부터 적극적인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학교는 '공동교육과정'으로 돌파구 마련

고교학점제가 취지에 맞게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넓히려면 학교에서 다양한 과목을 개설할 수 있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희망 학생이 적거나 교사 수급이 어려운 소인수과목, 심화과목 등의 경우 단위학교에서 개설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여러 고등학교가 연계∙협력을 통해 공동으로 과목(프로그램)을 개설해서 운영하는 '공동교육과정'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공동교육과정은 크게 '온라인 과정'과 '오프라인 과정'으로 나뉜다.

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은 수업을 개방하는 범위에 따라 거점 학교에서 과목을 개설해 지역내 모든 고등학교에 개방하는 '거점형'과 2-4개 인접 학교가 협의해 공동 개설한 뒤 연합한 학교 학생에게만 개방하는 '학교 연합형'으로 구분된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동북고등학교에서 서울 소재 일반고와 자율형공립고 재학생들 위해 '고급 물리학'과 '고급 화학'을 거점형 교육과정으로 운영하고, 예일여고가 '현대사회와 철학', '고급 수학I'을 운영하는 식이다.

학교 연합형 교육과정은 권역별로 실시된다. 서울 중구 권역은 중경고, 신광여고, 환일고 등 3개 학교가 연합해 각각 '사회 과제 연구(중경고)', '디자인 드로잉(신광여고)', '프로그래밍(환일고)' 등의 과목을 운영중이다.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은 오프라인으로 운영되는 공동교육과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지리적 여건이나 교통환경, 이동상의 여러 문제 등으로 오프라인 과정에 참여하기 힘든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너두나두 공동교육과정'으로 솔루션을 찾아냈다. 너와 내가 함께 역동적으로 행동(DO)한다는 의미를 담은 너두나두 공동교육과정은 학생의 과목 선택권 보장과 진로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대전교육청이 찾아낸 ‘대전형 고교학점제(공동교육과정)’의 첫걸음이다.

교과 영역은 학교간(연합형), 온라인, 광역형Ⅰ(거점형), 비교과영역인 광역형Ⅱ 공동교육과정 등이 있다. 특히 온라인과정은 실시간 양방향으로 한국교육개발원의 온라인 플랫폼 '교실온닷'을 활용하고 있다.

대전교육청은 모든 프로그램을 블랜디드형으로 운영하는 계획도 진행중이다. 대전시교육청 LMS(학사관리시스템)를 구축해 보다 많은 학생이 참여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 시·도별 공동교육과정 사이트 확인 필요

현재 각 시도교육청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관련한 별도의 페이지를 통해 안내하고 있다. 개설 강좌 안내부터 수강 신청까지 대부분 해당 사이트를 통해 가능하니 평소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수험생 자신이 속한 지역에서 수강할 수 있는 과목은 교육청별로 운영하는 사이트를 통해 확인하면 도움이 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학생에게 과목 선택권을 줌으로써 진로 개척 역량과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을 길러주는 것이 현 교육과정의 주된 목적이지만 한편으론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대표되는 정성평가 기반의 대입 전형에서 선택과목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과목 선택은 학생 및 학부모에게 민감한 요소로 작용된다"며 "학교의 개설 과목 현황이 학생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으므로 특정 과목에 대한 수강 의지가 강하다면 학교 간 공동교육과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