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평 활용은 역순으로..."정시수능 지원 가능 대학 살피고, 9월 수시 지원 대학 정해야"
6월 모평 활용은 역순으로..."정시수능 지원 가능 대학 살피고, 9월 수시 지원 대학 정해야"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06.13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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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수험생들에게 6월과 9월에 실시되는 모의학력평가는 졸업생 등 N수생을 포함해 자신의 전국단위 객관적 위치를 파악하는 중요한 시험이다.

윤석열 정부가 올해 2023학년도 수능에 대해 '초고난도 문항은 배제하지만 너무 쉽지도 않은 수능'이라는 출제방침을 정한 만큼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6월과 9월 모의고사는 실제 수능의 난이도와 출제경향까지 엿볼 수 있는 시험이다.

대입 전문가들은 지난 6월 9일 실시된 모의평가가 지난해 대입 수능시험보다 다소 쉬웠다는 분위기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전반적인 학력저하를 고려하면 실제 난이도와 달리 학생들의 문제해결이 어려웠을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관건은 '포스트 6월 모의평가'다. 6월 모의평가 이후에 어떻게 자신의 성적표를 해석하고 앞으로의 학습로드맵과 수시전형 지원전략을 짜느냐가 진짜 승부처다.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 이만기 소장은 "6월 모의평가를 통해 수험생들은 선택과목별 유·불리, 선택과목별 인원 비율 추이, 특이한 문제의 유형과 난이도, 반수생 응시자수 비율 추이, 자신의 상대적(누적) 위치, 지원 가능 대학 가늠, 지원 예정대학의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 등에 초점을 둬야 한다"며 "모의고사는 어디까지나 자신의 위치를 진단해 지원 가능 전형과 대학의 범위를 설정하고, 자신의 취약단원과 유형을 파악하며, 남은 기간 학습계획을 점검하고 변경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도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더바른입시 박종익 대표는 "6월 모의평가는 본격적으로 수시 원서를 준비하기 전의 마지막 평가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실제 수능과 가장 유사한 시험은 9월 모의평가지만 올해 수시 원서접수가 9월 13일부터인 것을 고려할 때 9월 모평 성적으로 수시 전략을 세울수 없는 만큼 6월 모의평가 결과 분석이 수시 지원을 가늠하는 열쇠가 된다"고 말했다.

■ 포스트 6월 모평, "전국단위 자신의 위치 파악이 첫단추" 

 대입 전문가들은 6월 모평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전국단위에서 수험생 자신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하라고 입을 모은다. 이른바 '지피지기'다.

올해 6월 모의평가에 지원한 수험생은 47만 7148명이다. 이중 재학생은 40만 473명이고, 졸업생 등 수험생은 7만 6675명이다.

지난해 6월 모의평가 대비 지원자 수는 5751명이 감소했다. 재학생이 1만 5321명 감소했지만 졸업생 등은 9570명이 늘었다.

이만기 소장은 "전체적으로 수험생이 줄어든 것은 학령인구 감소가 원인이고, 졸업생 지원자가 증가한 것은 전년도 대입에 실패한 학생들과 교차지원을 통해 인문계로 지원했던 자연계 합격생들, 각종 이유로 재수 등을 선택한 수험생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6월 모의평가는 지원자의 85% 정도가 실제 수능에 응시한다. 또 수능 지원자는 6월 모의평가보다 증가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점을 감안하면 2023학년도 수능은 약 43만명 내외의 수험생이 실제로 응시할 전망이다.

지난해는 6월 모의평가에 48만 2899명이 지원하고, 39만 9818명이 응시했다. 또 2022학년도 수능은 50만 9821명 지원하고, 44만 8138명이 응시했다.
  
 ■ 포스트 6월 모평,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을 확인하자"

 6월 모의평가는 졸업생인 N수생이 참여하는 첫번째 시험이다. 그만큼 수험생 자신의 전국단위 실력을 객관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

때문에 6월 모평 성적은 수시전형 지원 가능권 대학을 결정하고 정시전형을 준비하는데 활용된다.

6월 모평 성적을 바탕으로 수시전략을 수립할 때는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을 찾는 과정이 먼저다.

수시에서 한 대학이라도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정시에서 지원할 만한 대학의 범위를 확인한 후 이를 기준으로 수시 지원 대학을 정해야 한다. 같은 등급이라도 백분위 점수에 따라 지원 대학 수준이 크게 달라지므로 국어, 수학, 탐구 영역의 평균백분위를 활용해 합격 가능 대학의 범위를 확인해야 한다.

여기에 학생부 성적과 서류 및 면접 등 비교과 영역의 경쟁력, 논술 준비도 등 대입의 핵심 요소들을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와 수험생이 지원하려는 대학의 입학처 등이 발표한 지난해 입시결과를 참고해 6월 모의평가 결과를 비교하면서 지원 가능 대학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 포스트 6월 모평, "학생부와 수능 경쟁력에 따른 전략 세우기"

6월 모평 성적으로 대략적인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을 찾았다면 다음 스텝은 자신의 학생부와 수능 경쟁력에 따른 전략 세우기다.

보통 학생부 경쟁력이 수능 보다 더 큰 학생들은 1학기 기말고사에 매진한 후 수능최저기준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반대로 수능 경쟁력이 더 크면 논술전형을 고려하고, 학생부와 수능 경쟁력이 모두 부족하다면 전략적 수능 준비와 약술형 논술에 도전하는 방법이 있다.

대체로 3학년 과정에는 진로선택과목이 많아 남은 시험으로 전체 교과등급이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은 한 과목의 점수도 합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게다가 일부 교과만 반영하는 대학들도 있고, 학년별 비율을 적용하는 대학도 있으므로 석차등급이 나오는 3학년 과목수가 적어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또 수능최저기준은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에서 많이 적용되고,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도 수능최저를 요구한다. 기말고사 이후에는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수능최저 적용여부를 반드시 따져보고 수능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논술전형은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사회,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과학에 대한 기본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수능 경쟁력이 있는 수험생이 준비하기에 좋은 전형이다.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많은 대학이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설정하고 있어 최저기준만 충족한다면 합격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약술형 논술은 가천대나 수원대 등이 실시하는 논술전형이다. 논술 문항의 난이도는 기존의 적성고사 수준이다. 가천대와 수원대는 "EBS 수능연계 교재를 중심으로 고등학교 정기고사 서술∙논술형 문항 난이도로 출제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수능최저도 가천대는 '국, 수, 영, 탐(1과목) 중 1개 영역 3등급 이내' 등으로 부담스럽지 않고, 수원대는 수능최저를 요구하지 않는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실제 수능에서 6월 모의평가에 비해 월등히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본인에게 유리한 수시전형을 찾아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은 다른 전형요소보다 수능의 영향력이 큰 편이어서 1학기 기말고사 이후는 수능 공부를 기본으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포스트 6월 모평, "선택과목 유·불리에 주목해야"

수능 국어와 수학영역의 선택과목 유·불리 문제는 지난해 입시에서 '문과 침공'이란 말이 회자될 정도로 심했다.

여전히 근본적으로 현재 점수산출 방식에서 유·불리를 없애기 힘들다. 점수 조정 방식의 근본 취지가 어려운 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에게 점수를 더 주겠다는 생각이기 때문이다.

올해 수학에서 '미적분'과 '기하'를 선택하는 문과생이 증가한다는 경향성도 이해해야 한다. 미적분 선택자가 많아지면 미적분 선택과목 집단의 공통과목 원점수 평균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고, 조정점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포스트 6월 모평, "난이도 및 유형, 수능 최저학력기준 점검에 활용"

수능 난이도나 출제유형은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향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언급했던 "정규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하면서 변별력을 확보하는 수준에서 난이도를 조정하고, 다양한 성취기준을 여러 개 복합적으로 연계하는 초고난도(킬러)문항은 사교육을 유발하므로 지양하겠다"는 대목이 주목된다.

6월 모평을 통해 반드시 확인 할 것은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여부다.

인서울 주요대학은 수시 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중요 요소다.

수능 최저기준은 학생부교과전형과 논술전형에서 주로 활용되며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상위권 일부 대학이나 일부 학과(학부)에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의약계열이 대표적으로 수능최저 때문에 불합격하는 사례가 많다.

올해는 수학에서 불리한 인문계열 수험생들의 수능최저 충족 여부가 관건이다.

다만,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완화하는 추세는 올해도 이어진다. 고려대(서울)는 학교추천 전형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3개 영역 등급 합 인문은 5이내에서 6이내로, 자연은 6이내에서 7이내로 변경했다. 중앙대도 지역균형과 논술 전형에서 인문계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6이내에서 7이내로 완화했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폐지한 대학도 있다. 건국대(서울) 학생부교과전형인 KU지역균형과 경희대 네오르네상스 전형 등이 수시모집에서 지원 가능 학생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수능 영향력을 축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