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대학 졸업하고 취업까지 하는 학과가 있다고?"...'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주목
"3년 만에 대학 졸업하고 취업까지 하는 학과가 있다고?"...'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주목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06.0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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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생망'. 이번 생은 망했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취업난에 지친 청년들이 자신의 처지를 자조적으로 부르는 말이다.

엄살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연령별 체감경제고통지수에서 청년층(15세-29세)의 고통지수가 2015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고통지수는 특정 시점의 물가상승률과 실업률을 더해 국민의 경제적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다.

원인은 고용한파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지난해 상반기 25.4%로30대(11.7%)의 2.2배, 40대(9.8%)의 2.6배였다. 2015년 21.9%에서 2019년 22.9%로 4년간 1.0%p 올랐지만 그 후 2년반 만에 2.5%p나 더 상승했다.

이처럼 청년취업난이 심화되면서 대학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는 '조기취업형 계약학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진환 콩코디아국제대학 진로진학센터장(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은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는 대학 입학과 동시에 취업이 100% 보장되고, 3년 만에 4년제 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 더구나 국가나 기업에서 학비를 지원받는다"며 "수험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100% 취업'이라는 조건이 붙은 학과는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지만 의외로 많이 알려지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란?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는 계약학과의 한 갈래다. 계약학과는 특정 기업체 직원의 재교육이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한 '재교육형'과 채용을 조건으로 특별한 교육 과정의 운영을 요구하는 '조기취업형(채용조건형)'으로 구분된다.

이 중 조기취업형(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지난 2018년부터 선도대학 육성사업이 시작돼 학생을 선발하고 있다. 이론 중심의 대학 교육을 벗어나 기업에 필요한 우수 인재를 조기에 육성하기 위해 시행된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선도대학 육성사업'은 2022년 현재 가천대를 비롯한 8개 대학에서 운영하고 있다.

대학들은 기업 등이 요구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맞춤형 인재를 배출해 취업률을 높이고, 해당 기관 및 산업체는 잘 훈련된 인재를 선점할 수 있어 대학과 기업이 모두 윈윈(Win-Win)하는 정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조기취업형은 다시 '산업체 연계학과'와 '군(軍) 관련학과'로 나뉘는데 세부조건 및 특성이 대학별, 학과별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수험생의 진로적성에 맞는 세분화된 지원전략이 필요하다.

■ 2023학년도 조기취업형 계약학과 선발 방법은?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는 주로 수시전형에서 정원 외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운영된다.

동의대와 전남대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에서는 모두 단계별 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1단계에서 모집인원의 5-7배수를 선발한 후 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 여부가 결정된다. 서류 평가는 가천대를 제외한 모든 대학이 학교생활기록부만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으며, 가천대는 자기소개서를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자기소개서는 대교협 공통 양식인 2개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형 특성상 기업체와 함께 할 수 있는 비전 등을 자세히 기술하는 것이 좋다.

면접은 대학뿐만 아니라 기업체의 관계자들도 참여하여 실시하기 때문에 각 대학이 모집요강에서 밝히고 있는 학과(전공)별 참여기업에 대한 정보 등을 확인하고 입학 및 졸업 후 계획 등에 대한 답변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한 인원은 정시 모집으로 이월하여 선발하는데, 이때 수능최저학력기준을 비롯한 수능 성적을 반영하지 않는다. 정시에서도 수시와 같이 서류와 면접만으로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운영된다.

단, 한국공학대의 경우 수시 모집에서 이월되는 인원을 정시 모집에서 선발할 때 학생부의 교과 성적 40%와 출석 60%를 반영하여 정량 평가한다는 점이 다른 대학과 큰 차이이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조기취업형 계약학과는 정부와 기업의 장학금 혜택, 취업 보장 등 다양한 장점과 더불어 일반적인 대졸자와 달리 최소 2년 이상의 경력을 갖고 사회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하지만 입사 후 3년내 이직 및 퇴사가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본인이 입사할 기업에 대한 정보까지 모집요강 등을 통해 꼼꼼하게 찾아보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