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인터뷰] 해바라기와 자작나무, 서양화가 박정민 화백의 '희망이야기'로 힐링하세요
[작가 인터뷰] 해바라기와 자작나무, 서양화가 박정민 화백의 '희망이야기'로 힐링하세요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05.2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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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부터 31일까지 '갤러리탄'에서 9번째 개인전시회

해바라기 화가의 희망이야기. 서양화가 박정민 화백이 지난 18일 9회째 개인전시회를 열었다.

개인전 타이틀은 변함 없이 '희망이야기'다.

박정민 화백의 그림이 희망을 전하는 것은 불가의 '돈오점수(頓悟漸修)'를 닮았다. 단번에 진심의 이치를 깨친 뒤 나오는 울림이 있어서다.

실제로 박 화백을 아는 사람들은 그림에서 시나브로 이입되는 생명력에 금새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그림들은 진리를 깨친 뒤 번뇌를 소멸시켰던 자전적 체험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병으로 생과 사를 오갈 때, 장마철 갑천 위를 떠다니는 쓰레기더미 속에서도 노랗게 빛나는 해바라기를 보고 삶의 의지를 다잡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해바라기' 연작에 이어 시선을 사로잡는 '자작나무' 모티브의 그림들도 비슷한 사유(思惟)와 스토리를 갖고 있다.

"백두대간을 밤낮으로 종주하던 어느 추운 새벽녘이었어요. 숨이 턱끝으로 차오르는 고통이 임계점에 이르렀을 때, 어둠 속에서 당당히 서 있는 자작나무에서 형언할 수 없는 에너지를 느꼈습니다."

박 화백의 그림은 역설적이다. 강인한 생명력을 대지 위에 뿌리를 내린 나무와 꽃에서 찾아내는 고된 사역(使役)을 마다하지 않기 때문이다.

싹이 움트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다시 잎을 떨어뜨린 뒤 가려린 호흡으로 겨울을 견뎌내는 과정을 끊임없이 관조하고, 화폭에 담아낸다.

박 화백의 그림에는 재미난 점이 있다. 대개의 그림 속에서 주인공인 해바라기나 자작나무 옆에 수줍게 가느다란 두 선(線)으로 몸을 길쭉이 내밀고 있는 줄기들이 있다.  

모두가 주인공일 수 없는 세상에서 누구라도 삶의 의지를 이어나가는 또 하나의 '희망이야기'인 셈이다.

또다른 재미는 추상과 구상의 공존이다.

"제 그림은 구상과 추상이 함께 있어요. 해바라기나 자작나무도 모든 부분을 다 표현하지 않습니다. 그림을 바라보는 분들에게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것이 더 큰 공감을 얻을 수 있거든요. 그러다보니 자작나무 주변의 둥근 형상이 뭐냐는 질문도 많이 받습니다. 그럼 전 대답 대신 그냥 웃어요. 상상력에 맡겨 두는거죠.(웃음)"

1963년생인 박정민 화백은 유화 등 독특한 화법을 구축했고, 데뷔 초기부터 모자(母子), 집 안 풍경, 숲 속 나무와 동물 등 일상과 자연을 바라보는 애정 어린 시선을 작품에 녹여냈다.

1993년 관훈미술관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고, 개인전과 부스 개인전, 단체전 및 초대전, 교류전 147회 등 다수의 초대전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대한민국 공모전 특선 및 입선 36회 등을 수상했다.

현재 미전갤러리(대전시 중구 유천동) 대표이며 (사)한국예술문화진흥회 양화분과 이사, 한-중 교류회 양화분과 이사, (사)국제교류문화원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박정민 화백의 9번째 개인전시회는 대전 서구 탄방동 굿앤빌딩 5층 '갤러리탄'에서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