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들의 2024대입, 학생부교과전형 어떻게 바뀌나..."수능최저, 진로선택과목, 지원자격 변수"
고2들의 2024대입, 학생부교과전형 어떻게 바뀌나..."수능최저, 진로선택과목, 지원자격 변수"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05.1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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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학입시는 지난 20년 동안 숫자(점수)에서 글자(이력)으로의 대대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겪었다. 다시 말해 점수로 줄을 세워 학생을 뽑았던 정량평가(수능)에서 좀더 진로와 전공에 적합한 맞춤형 인재를 뽑는 방식(수시)으로 진화했다.

물론 수시전형에도 정량평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에 있는 고교와 지방에 있는 고교의 수준에 편견과 차별을 두지 않으면서 수험생의 학교 내신등급을 기준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학생부교과전형'이 대표적이다. 

서울 소재 15개 주요대학 중에는 서울대를 제외한 14개 대학이 학생부교과전형을 운영한다. 학생부교과전형은 같은 수시전형인 학생부종합전형에 비해 고등학교 내신등급을 기준으로 인재를 선발하기 때문에 조금 더 합격 가능성을 예측하기 수월하다.

교과 외 활동으로 '자신만의(only one)' 학교생활기록부를 작성해야 한다는 부담이 적은 것도 인서울을 노리는 상위권 학생들이 학생부교과전형을 고려하는 이유다.

하지만 정량평가라도 입시에는 변수가 발생한다. 고2 학생들은 2024학년도 대입에서 학생부교과전형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 수능최저학력기준 변화

2024학년도 학생부교과전형에서의 중요한 이슈는 일부 인서울 대학들의 수능최저학력기준 변화다.

고려대는 학생부교과전형(학교추천)의 최저학력기준을 인문계열 '3개 영역 등급 합 6 이내', 자연계열 '3개 영역 등급 합 7 이내'에서 계열 구분 없이 동일한 '3개 영역 등급 합 7 이내(의과대학 제외)'로 변경했다.

서강대는 '국, 수, 영, 탐(1과목) 중 3개 영역 등급 합 6 이내'에서 '국, 수, 영, 탐(1과목) 중 3개 과목 각 3등급 이내'로 완화했다.

성균관대는 인문계열 '국, 수, 영, 탐(1과목) 중 3개 등급 합 6 이내(글로벌리더, 글로벌경제, 글로벌경영 제외)', 자연계열 '국, 수, 영, 과탐, 과탐 5개 과목 중 3개 등급 합 6 이내(소프트웨어 제외)'였던 기준을 2024학년도에는 모두 '국, 수, 영, 탐구, 탐구 5개 과목 중 3개 등급 합 7 이내'로 완화했다. 글로벌리더학, 글로벌경제학, 글로벌경영학 및 소프트웨어학 역시 '국, 수, 영, 탐구, 탐구 5개 과목 중 3개 등급 합 6 이내'로 2023학년도보다 완화했다.

홍익대는 인문계열 '국, 수, 영, 탐(1과목) 중 3개 영역 등급 합 7 이내', 자연계열 '국, 수, 영, 탐(1과목) 중 3개 영역 등급 합 8 이내'였던 기준을 계열 구분 없이 '3개 영역 등급 합 8 이내'로 동일하게 적용한다.

■ 학교장 추천 인원 변경

학생부교과전형에는 학교장 추천이 필요한 지역균형전형이 있다. 2024학년도에 일부 대학에서 학교장 추천 인원을 변경한 것은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서강대의 추천 가능 인원은 2023학년도 고교별 최대 10명에서 2024학년도 20명으로 크게 확대된다.

서울시립대는 2022학년도 4명, 2023학년도 8명에 이어 2024학년도에는 10명으로 꾸준하게 고교별 추천 가능 인원을 늘리고 있다.

숙명여대는 고교 3학년 재적 여학생수의 10%까지 추천할 수 있도록 한 기준을 바꿔 2024학년도에는 추천 인원 제한을 없앴다.

연세대는 고교별 3학년 재적인원의 5% 이내에서 학교별 최대 10명으로 변경했다. 고교 규모와 관계없이 동일한 인원을 추천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외대는 20명으로 추천 가능 인원은 동일하지만 서울캠퍼스 10명 이내, 글로벌캠퍼스 10명 이내로 새로운 기준을 뒀다.

■ 인서울 14개 주요대학 '진로선택과목' 반영

2024학년도 대입에서는 서울 소재 모든 상위권 대학(서울대 제외)이 교과전형에서 진로선택과목을 반영한다. 다만 건국대와 동국대, 성균관대의 경우, 진로선택과목을 정량평가에는 반영하지 않고 정성평가로만 활용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동안 진로선택과목을 반영하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반영교과의 일부 과목이 아닌 전 과목이 반영된다는 것은 커다란 변화다.

방식은 반영교과(인문계열: 국∙수∙영∙사, 자연계열: 국∙수∙영∙과)에 해당하는 진로선택과목 모든 과목에 대해 성취도를 등급으로 환산한 뒤 적용한다.

올해 고3 학생들이 치르는 2023학년도 대입에서는 인서울 14개 대학 가운데 한국외국어대가 학생부교과전형에서 진로선택과목을 반영하지 않는다.

■ 지원 자격 축소

고려대는 그동안 학교추천전형 자격요건에서 졸업시기를 제한하지 않았다. 하지만 2024학년도에는 졸업예정자만 지원할 수 있다. N수생의 지원이 불가능해졌다.

서울시립대도 졸업시기에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2024학년도에는 재수생까지만 지원할 수 있도록 자격요건을 축소했다.

한국외대는 2023학년도의 경우 2018년 1월 이후 졸업(예정)자인 '6수생'까지 지원이 가능했지만 2024학년도에는 2023년 1월 이후 졸업(예정)자로 대상을 좁혀 재수생까지만 지원할 수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많은 상위권 학생이 내신성적에 만족하지 못해 교과외 요소까지 평가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주로 공략하지만 수시 6장의 카드를 한곳에 몰아 넣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내신에 한 번 삐끗했다고 하더라도 대학에 따라 수능최저나 서류, 면접평가 등에 따라 전년도와 다른 입시결과가 나올 수 있는 만큼 고3 내신성적까지 꾸준히 관리해 학생부교과까지 고려한 입시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