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대입 선택과목 유불리 여전?..."무조건 선택은 NO, 과목 특성 고려해야"
2023대입 선택과목 유불리 여전?..."무조건 선택은 NO, 과목 특성 고려해야"
  • 권성하 기자
  • 승인 2022.04.24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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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도입된 문이과 통합수능은 국어와 수학영역에 선택과목을 뒀다. 이로인해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발생했고, 상대적으로 높은 최고점과 등급을 받을 수 있는 '언어와매체', '미적분' 과목으로 쏠림 현상이 진행중이다.

실제로 2022학년도 대입 수능에서 문과 수험생들의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률 하락폭은 이과 학생들의 2배가 넘었다는 분석이다.

와이튜브 서지원 대표는 "이런 상황은 올해 2023학년도 대입 수능에서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전국모의학력평가에서도 고3 수험생들의 선택과목을 봐도 알 수 있다"며 "탐구영역에 이어 국어와 수학까지 응시과목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험생들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 국어 ‘언어와매체’, 수학 ‘미적분’ 선택 증가세 꾸준

지난해와 올해 모의학력평가를 거치면서 수험생들 사이에서 국어영역에서는 ‘화법과 작문’보다는 ‘언어와매체’가, 수학영역에서는 ‘확률과 통계’보다는 ‘미적분’이나 ‘기하’가 더 유리하다는 인식이 커졌다. 당연히 해당 과목을 선택하는 비율도 증가했다.

2022학년도 대입에 해당하는 지난해 시험들을 살펴보면, 국어영역 응시자 중 언어와매체를 선택한 비율은 3월 학력평가, 6월, 9월 모의평가, 11월 실제 수능까지 각각 26.4%, 27.8%, 29.9%, 30.0% 등으로 점차 증가했다.

수학영역도 미적분 선택 비율이 같은 기간 33.6%, 37.1%, 39.3%, 39.7%로 증가했고, 기하 선택 비율은 5.8%, 7.5%, 7.9%, 8.7%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러한 현상이 올해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우연철 소장은 "지난 3월 전국학력평가만 해도 고3 재학생 만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인데도 지난해 3월 학평과 비교해 언어와매체는 8.5%p, 미적분은 5.4%p 증가했다"며 "다만 기하는 작년에 비해 선택 비율이 감소했는데, 이는 지난 수능에서 미적분에 비해 기하 과목 응시자의 표준점수가 상대적으로 불리했던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무조건 '언매', '미적분'은 안 돼..."과목별 특성 고려해야"

입시 전문가들은 문이과 통합수능이라도 무조건 '언어와매체', '미적분'으로 쏠리는 것은 옳지 않는 선택이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수능에서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현상 탓에 상대적으로 수능 표준점수에서 높은 최고점을 받았더라도 올해도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은 금물이라는 것.

오히려 과목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수험생 자신이 학습하기 좋은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학 미적분의 경우, 확률과통계에 비해 학습량이 많다. 동일한 점수를 받았을 때 미적분의 표준점수가 확률과통계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지만 동일한 점수일 때를 가정한 것이지 시험의 난이도와 학습량을 고려하면 미적분을 응시했을 때 더 낮은 점수를 받게 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또 미적분을 공부하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이로인해 다른 과목 공부에 투자할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핸디캡이다. 인문계열 전공분야를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표준점수 때문에 미적분을 선택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고민할 일인 셈이다.

국어영역의 경우, 언어와매체는 화법과작문에 비해 문제를 푸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공부해 두어야 할 내용이 많아 문법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에게는 힘든 과목이 될 수 있다. 반대로 화법과작문은 기본 학습량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꾸준한 연습이 필요한 과목이다. 다양한 지문을 훈련해야 하므로 평소 독서량이 많고 독해력이 좋은 학생에게 유리하다.

결국 선택과목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수험생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 탐구역영 선택과목도 관건, "학교 수업과 과목 간 연관성 고려해야"

선택과목 문제는 국어와 수학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탐구영역에서도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동일한 점수를 받더라도 어떤 과목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등급과 표준점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민감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전 연도에 특정 과목의 표준점수가 높았다고 해서 올해도 동일하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과목에 따른 표준점수 유불리를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때문에 수험생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학교에서 배우는 과목을 정하는 것이 좋다.

김진환 콩코디아국제대학 진로진학센터장(전 성균관대 입학상담관)은 "3학년 과목 중 1개는 포함하는 것이 내신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수능을 준비하기에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과목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하지 않다면 응시인원이 많은 과목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사회탐구는 선택과목 간의 연관성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로 성격이 유사하거나 겹치는 내용이 있는 과목들을 선택하면 학습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생활과윤리’를 선택한 경우 ‘윤리와사상’이나 ‘사회문화’를 선택하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한국지리’와 ‘세계지리’, ‘한국사’와 ‘세계사’ 또는 ‘동아시아사’를 연계하는 방법이 좋다.

자연계열로 진학하려는 수험생이라면 관심 대학의 과목 지정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에서는 자연계열 모집단위에 대해 수학 영역은 '미적분' 또는 '기하', 탐구영역은 '과탐' 과목 만 선택하도록 한다. 하지만 자연계열이더라도 모집단위에 따라 '확률과통계', '사탐' 응시자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곳도 있다. 관심 대학의 모집요강이나 전형계획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