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훈의 Healthinking] 생각, 그 이상의 중요성!
[오광훈의 Healthinking] 생각, 그 이상의 중요성!
  • 김상희 기자
  • 승인 2022.04.20 16: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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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사회 초년생일 때 같이 근무했던 분의 이야기다. 아파트를 10여 채 이상 소유해 재산이 많은 것이 늘 자랑거리였다.

많은 재산을 모은 비법을 물었다. 그러자 절벽 위에 있는 나뭇가지를 두 손으로 붙잡고 매달려있다고 상상해 보라며 한쪽 손을 놓으며 나머지 한쪽 손으로 어떻게 가지를 붙잡을 지를 반문했다.

나는 온 힘을 다해 가지를 붙잡겠다는 대답을 했다. 그러자 거기에 비밀이 있다고 했다. 살기 위해 나뭇가지를 붙잡는 것처럼 돈도 그렇게 꼭 쥐면 된다고 했다.

사실 그분은 대단한 재력가인데도 좀처럼 돈을 쓸 줄 몰랐다. 아끼고 절약하는 것이 미덕이지만 흔한 막걸리 한 잔도 베풀 줄 몰랐다. 그러던 어느 날 그분이 환한 대낮에도 앞이 잘 보이지 않아 손전등을 들고 다니실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 많은 돈이 무슨 소용이냐고 했던 기억이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내 머릿속에 또렷이 남아 있다.

재력을 쌓는 일에는 성공적이었지만 건강을 지키는 일에는 소홀했던 것이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반을 잃는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전부 잃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한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 올바른 영양 섭취, 적절한 운동, 충분한 수면과 휴식 등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여러 요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건강한 생각이다.

사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위에서 나열한 것들을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심각한 건강 문제를 겪어 그 소중함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건강한 생활을 실천하는데 소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고 각 분야마다 뛰어난 전문가들이 많이 있다. 우리는 그들이 보여주는 해당 분야에 대한 식견과 그에 못지않은 실천력에 감탄을 하게 된다. 그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해보면 분야는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즉 그들의 전문성은 누가 시켜서 길러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본인 스스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것을 좋아하게 되고, 즐기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따라올 수 없는 전문성이 길러진 것이다.

휴일 공원에 나가면 여러 가지 운동을 하시는 분들을 보게 된다. 어떤 분들은 심각한 질병을 앓고 나서 살기 위해 운동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어떤 분들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좋아서 나오신 분들도 계실 것이다. 또한 어떤 분들은 운동을 할 때 즐겁고 행복해서 스스로 나오신 분도 계신다. 각자 이유도 동기도 다른지만 그 자리에 계신 분들은 무언가 이유를 발견한 것이고, 흔히 매니아라고 하는 분들은 그 안에서 무언가를 본 것이다. 그것이 힘이 되어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에 집중하고 지속할 수 있는 것이다.

처음 칼럼을 쓰며 'Healthinking'이라는 제목을 썼다. 언론사 국장님은 처음 보는 용어라며 다른 용어를 쓰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부자가 되려면 부자가 될 수 있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건강하기 위해서는 건강할 수 있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다소 생소한 단어지만 Healthinking은 건강이라는 영어단어인 Health와 생각이라는 단어인 Thinking의 합성어다. 직역하자면 ‘건강한 생각’, ‘건강할 수 있는 생각’이 될 수 있겠지만 필자는 이 용어에 단순한 생각 이상의 의미를 넘어 행동할 수 있는 실천적 지식의 의미를 더하고 싶다.

왜냐하면 단순한 생각은 생각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가지 예로 ‘안다’라는 말을 생각해 보자.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안다’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특히 누군가를 아느냐고 물어볼 때 ‘나 그 사람을 알아’라고 대답을 하는데 특별한 부연 설명이 없다면 듣는 사람은 대체 말하는 사람이 그 사람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고향 선후배나 학교 동문 정도의 설명이 덧붙여진다면 말하는 사람의 주장한 ‘안다’의 의미가 더 깊어진다. 성서에서도 이런 표현이 가끔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안다’라는 말의 헬라어 원어를 살펴보면 ‘기노스코’란 단어로 만나고 경험하여 친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 즉 단순히 아는 것이 아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통한 친밀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야 제대로 ‘안다’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로 2년 1개월 동안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시행되면서 청소년 비만 환자가 급증했다고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제시한 자료를 살펴보면 2019년 상반기 대비 2021년 상반기 9세 이하 비만 진료량은 81.7%, 10대는 83.3%가 증가했다고 한다. 소아비만은 대게 성인기 비만으로 이어져 고혈압, 제2형 당뇨병, 대사증후군 같은 질병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그 심각성을 더한다.

세계적인 의학저널인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의 한 논문에 의하면 미국인의 사망원인 10가지 중 7가지가 만성질환이고 전부 비만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물론 유전적인 요인도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과거 어느 시기보다도 음식이 풍부한 시대를 살고 있으면서도 활동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환경과 에너지 균형 조절에 관여하는 여러 신경 내분비 기능의 부조화도 비만 유병률 증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오광훈 대전교육청 장학사
오광훈 대전교육청 장학사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약물치료, 비만 수술 등을 실행하였지만 높은 비용과 약물 중단 이후의 재발율을 고려할 때 여전히 전통적인 방법(?)인 상담, 다이어트, 운동과 행동 수정 요법의 중요성이 강조된다고 할 수 있다. 이 논문에서 제시하고 있는 자료에 의하면 상담프로그램과 함께 실행한 약물요법에서는 Phentermine-topiramate라는 약물과 Liraglutide가 가장 효과가 좋았던 반면, 고강도 생활양식 변화 프로그램인 Look AHEAD나 DPP 같은 프로그램도 이에 버금가는 효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굳이 약물치료나 심각한 경우 비만 수술 같은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할지라도 장시간 비만 환자를 돌볼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 수행될 수 있다면 효과적인 비만 관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스마트폰과 같은 개인 휴대용 통신기기가 비약적으로 발달된 점을 고려한다면 과거와 같이 상담사를 주기적으로 대면하거나 전화 통화를 통해 관리받는 방식이 아닌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자신의 체중, 음식 섭취, 운동량 등을 직접 기입하고 이에 대한 처방과 보상을 받는 방법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도 비만 환자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청소년기는 평생을 좌우할 수 있는 습관이 형성되는 시기이므로 학교와 지역사회, 가정이 학생들의 건강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서로 협조할 수 있다면 보다 효율적 프로그램 운영과 학생들의 건강한 생활 습관 형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Healthinking’은 단순한 생각이나 지식이 아니다. 바르고 정확한 지식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단계가 충족된다면 아는 것에만 그치지 말고 실제 움직이고 도전해보고 경험해 보자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이 점점 더 많은 사람에게 공유되고, 사회적 캠페인으로 성장할 때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봤던 문제점의 출구가 드러나고 우리 사회는 더욱 더 건강한 사회로 발전될 것이라고 믿는다.

오광훈 장학사(대전교육청 체육예술건강과·교육학 박사)